
북한이 지난 15년간 꾸준히 군 내부 선전과 대남 심리전에 활용해온 한국의 ‘비극’은 2010년 11월 23일 발생한 ‘연평도 포격전’이다. 김정은은 최고지도자 집권 이전부터 직접 설계·지휘한 첫 대남 군사 도발로 이 사건을 자주 언급하며, 자신과 북한군의 위상·전투력을 부각하는 데 핵심적 선전 소재로 활용했다. 최근 북한은 헌법을 개정해 남한을 ‘적대국가’로 명시한 직후에도 연평도 포격전을 다시 상기시키며 군사적 도발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시사했다.

2010년 연평도 포격전, 김정은의 군 통치 이미지의 출발
연평도 포격 도발은 북한군이 선전포고 없이 대한민국 영토인 서해 연평도에 170여 발의 해안포를 기습적으로 쏘아, 해병대원 2명과 민간인 2명이 사망하고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건이다. 이 공격은 북한이 휴전선 이남 민간지역을 직접 겨냥한 무력도발이라는 점에서 국제사회에 충격을 주었으며, 김정은이 ‘군사 지도자-권력 세습자’로서 대내·외에 위상 강화와 결속을 시도하던 첫 실질 군사행동으로 알려졌다. 당시 북한군 내부에서는 김정은 명의의 전투 지령이 하달됐다는 보도가 나왔고, 연평도 포격 후 북한군부에 ‘공화국 영웅’ 칭호가 즉시 수여됐다.

15년 내내 반복되는 ‘남한 응징’ 메시지
연평도 포격전을 북한은 군사혁명·안보 우위·대남 위협 상징으로 지속 선전해왔다. 노동신문과 북한 관영매체는 최근에도 “적대적 도발자가 우리 영해에 침입해 선불질을 했다”며 연평도 사건을 남측 책임론으로 바꿔치기하며, “우리 군대의 노호한 보복이 불바다를 만들었다”, “도발자들은 잿더미가 됐다”며 수치·죽음 등을 반복적으로 강조했다. 도발 후 남한의 K-9 곡사포와 주요 군시설이 파괴됐다고 주장하며 군사적 성공과 남측의 비극을 부각시킨다.

접경지 요새화와 남측 겨냥 경고
북한은 올해 최고인민회의에서 대남 적대정책을 헌법에 반영한 뒤, 경의선·동해선 일부 도로 폭파와 함께 남부 국경 영구 요새화 정책을 공표했다. 직후 연평도 포격전을 거듭 언급하며 “도발자에게 수치스냥 패배와 죽음만 남았다”는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최근 152mm 장사정포 사격훈련을 지도했다고 다루는 등, 연평도 포격이 남측 접경·NLL 해상‧수도권 위협의 상징으로 다시 등장했다.

북한군 무력시위와 김정은의 전략
김정은은 포사격 부대 졸업생 훈련 지도 때 연평도 포격 성공 사례를 들어 후방까지 관통할 수 있는 대남 공격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부각시킨다. 실제 서해 북방한계선 도발 가능성을 시사하며, 과거 포격 도발·미사일 발사·경계선 침범 등 국지전 시나리오에 연평도 사례를 군 내부 결속·대남 협박에 반복 활용한다.

‘연평도 도발’의 장기적 선전 효과
이 사건은 북한 최고지도부와 군 통치 체제의 중요 선전 교재이자 ‘적대국 패배’의 확정적 증거로 사용된다. 김정은은 연평도 포격을 “도발자가 받아야 할 최후의 운명”이라 강조하며, 실질적 남북 국지전 시나리오의 정당성‧불가피성‧즉각성을 정당화하는 데 활용한다. 북한 헌법상 남한이 영구 적대국으로 명시된 뒤, 연평도 포격전을 거듭 언급하는 것은 남측에 대한 군사공세 준비와 심리전 강도를 높이려는 전략적 수단이다.

한반도 위기-비극의 상징
북한군과 김정은은 연평도 포격전을 15년 내내 내부 결속, 대남 적개심, 실전 교범으로 반복 활용하며, 이를 통해 남북 접경지역 위협과 무력도발 가능성, 군 통치 위신, 권력 선전효과 모두를 한꺼번에 챙기고 있다. 지금도 연평도는 남북 갈등·전쟁위험·국제사회 경계의 ‘한국의 비극’이자 한반도 안보 위기의 상징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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