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9월, 미국 조지아주에서 한국인 300여 명이 ‘쇠사슬에 묶여’ 휴대폰도 잘 터지지 않는 교정시설로 집단 이송된 사건은 한미 외교와 현지 기업·이주노동 현장 모두에 대형 파장을 남겼다. 미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토안보수사국(HSI), 연방수사국(FBI), 주류·담배·총기·폭발물 단속국(ATF) 등 약 500명의 단속 요원이 대규모 군사작전식으로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을 덮친 것이 발단이었다.

“현대차-LG 배터리공장” 현장서 이례적 무더기 체포
문제의 현장은 조지아 사바나 인근, HL-GA Battery Company가 건설 중인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리튬이온 배터리 공장. 단속 당일, 현장에는 출입 구분 없는 약 1,400명의 작업자가 있었고, 단기 방문(B1/B2) 비자 또는 ESTA(전자여행허가) 입국 후 실제 취업·공사 현장에 투입된 사람이 많았다. 미 법 집행기관은 비자를 위반한 ‘불법 취업’을 집중 단속했으며, 현대·LG 현지 직원, 협력사, 파견업체 한국인 노동자 수백 명이 일제히 쇠사슬에 묶여 버스에 태워져 200km 떨어진 포크스턴 소재 민간운영 교정시설로 이송됐다.

구금시설·현장 상황, ‘비극적 외국인 노동의 단면’
현장의 일상은 휴대폰 통신 불안, 엄격한 출입 제한, 수갑·쇠사슬 구속, 영사·변호사 면담 제한 등으로 전형적 교정시설과 유사했다. 식사·샤워·필수 생활은 보장됐으나 심적 피로와 불안이 극심했고, 현장소통도 일부만 허용됐다. 미 현지법인은 “단순 방문 비자 입국자가 공사현장 취업까지 이어지면 불법 체류로 간주된다”며, 해당 인원 대부분이 노동법 위반 사실을 인정하게 됐다.

‘전쟁터 급습’…대규모 단속의 정치적·경제적 파장
단속은 헬리콥터·장갑차·연방·주경찰까지 동원된 초대형 작전이었다. 현장 영상에서는 수백의 노동자가 줄지어 쇠사슬·케이블 타이에 묶인 채 집단 연행되는 장면이 공개되며, 전 세계적 ‘외국인 노동 착취·비자위반 단속’ 사례 중 최대 규모라는 평가가 나왔다. 단속의 직접적 배경에는 트럼프 행정부 시절부터 이어진 법적 강화 기류, 반(反)이민 정서, 그리고 경기 침체·실업률 악화 등 국내 문제도 있었다.

한·미 정부·기업·노동자 대응
외교부는 즉시 현장대책반을 파견해 구금 상태, 신변 안전, 최소한의 인권 보장과 조속한 석방을 요청했다. 협력사·대기업은 법률·통역 지원을 제공해 사건 파악에 나섰고, 대부분 자진출국과 체류자격 변경을 협상 중이다. LG엔솔은 “협력사 직원 건강·인권·신속 석방에 만전”을 약속했다. 그러나 본국 송환까지 수일~수주 소요될 전망이다.

“미래 산업 현장서 부상한 외국인 노동 이슈”
미국 최대 단일 투자·건설 현장에서 벌어진 전방위 단속은 외국인·한국인 노동자의 입지 불안, 글로벌 공급망/투자 환경, 한미 외교에 경고음을 던졌다. 국내외 언론과 시민단체는 “합법 노동자 보호와 비자·노동 제도 정비, 인권·경제활동 기본권 보장”을 촉구했다.
이번 사건은 현대차-LG 배터리 공장을 중심으로 ‘휴대폰도 안 터지는 교정시설에 쇠사슬로 묶여 이송된 300여 한국인 노동자’라는 현대 산업 현장, 외국인 취업-이주, 한미 공조 시스템의 민낯을 드러낸 대표적 사례로 오랫동안 논쟁과 교훈이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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