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실 천국이 된 안산 반달섬의 현실

경기 안산 반달섬 일대에는 49층 초고층 건물 수십 동에 생활형숙박시설 약 7000호가 공급됐다. 한때 아파트 대체 투자상품으로 불티나게 분양됐지만, 정부가 2021년 강도 높은 규제를 도입하고 금리도 오르면서 매매와 임대 수요가 모두 뚝 끊겼다. 분양 당시에는 7대 1이 넘는 청약 경쟁률도 있었지만 지금은 대량 미분양과 계약 포기,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이어지고 있다.

과도한 공급과 정책 변화가 만든 유령 빌딩

반달섬은 원래 시화MTV 사업의 중심이자 국내 최대 인공섬 개발을 표방했다. 시행사들이 높은 용적률로 초고층 생숙을 줄줄이 건설하며 투자 바람을 불러일으켰지만, 정부에서 생숙의 숙박업 등록을 의무화하고 주거용 전입을 차단하면서 그야말로 유령 단지로 전락했다. 관광수요도 미미하고 공실률이 급증하며 입주자는 극히 드문 현실이다.

빈 상가, 멈춰버린 지역 활성화

생숙단지 1층의 상가는 90% 이상이 빈 상태고, 편의점이나 음식점, 소수의 커피숍 정도만 영업 중이다. 개발 당시 계획했던 관광, 상업, 문화 인프라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는다. 공터에는 쓰레기가 방치되고 악취가 나는 등 도시 슬럼화 징후도 뚜렷하다.

일상생활에 불편한 교통·주차 인프라

반달섬은 대형 아파트와 오피스텔이 들어서고 있지만 정작 교통과 생활 인프라가 취약하다. 대중교통 노선이 부족하고 주차장도 절대적으로 적어, 편도 3차선 도로 중 실제로 쓸 수 있는 차선이 하나뿐이라는 불편이 지적된다. 주민들은 의료기관, 대형마트 등 생활필수시설의 확충을 바라고 있다.

오피스텔 전환 시도와 제도적 장벽

일부 단지는 관리 주체들의 동의를 받아 제한적으로 오피스텔로 용도변경에 성공하며 포기하지 않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전체 분양자의 만장일치 동의 등 복잡한 절차와 각종 건축 기준, 부담스러운 추가 비용 때문에 현실적으로 오피스텔 전환은 쉽지 않다. 대부분은 여전히 숙박업 등록 미이행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

불확실한 해법, 도시계획 실패의 교훈

정부와 지자체 등은 용도변경과 숙박업 등록 요건을 일부 완화하면서 공실 해소를 시도 중이지만, 크게 나아질 기미는 없다. 저가형 호텔 등 임시방편이 거론되지만, 지역 활성화와 투자회복에는 역부족이다. 반달섬의 생숙 문제는 공급 과잉, 정책 급변, 행정 혼선이 누적된 대표적 난개발 사례로 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