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경화증 원인 및 증상 피부가 딱딱하게 굳었을때 피부섬유화 유발하는 희귀 자가면역질환 치료 방법 까지

건강한 삶을 리뷰하는 Heeee 2025.09.10 조회수

전신경화증 원인 및 증상 피부가 딱딱하게 굳었을때 피부섬유화 유발하는 희귀 자가면역질환 치료 방법 까지

피부가 딱딱하게 굳어간다? 희귀 자가면역질환, 전신경화증의 모든 것

어느 날부터인가 손가락이 추위에 유난히 희고 파랗게 변하고, 피부가 점차 두꺼워지고 뻣뻣해지는 느낌이 든다면, 단순한 혈액순환 문제나 피부 질환이 아닐 수 있습니다. 이는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스스로를 공격하는 희귀 자가면역질환, 전신경화증(Systemic Sclerosis)의 초기 신호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경화증(硬化症)’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 이 질병은 우리 몸의 결합조직이 점차 섬유화되어 딱딱하게 굳어가는 것이 특징입니다. 피부뿐만 아니라 혈관과 내부 장기까지 침범할 수 있어 조기 진단과 꾸준한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한 질환입니다. 오늘은 이 전신경화증이 어떤 병인지, 원인과 증상, 그리고 치료와 관리법까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전신경화증, 대체 어떤 병인가요?

전신경화증은 면역체계의 오류로 인해 콜라겐이 과도하게 생성되어 피부와 내부 장기에 축적(섬유화)되고, 혈관에 손상이 생기는 만성 자가면역질환입니다.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소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전신경화증은 피부 침범 범위에 따라 크게 두 가지 형태로 나뉩니다.

국소 피부형 (Limited Cutaneous SSc): 피부 경화가 손가락, 발가락, 얼굴 등 팔꿈치와 무릎 아래 부위에 국한되어 나타납니다. 병의 진행 속도가 느리고 내부 장기 침범이 비교적 늦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CREST 증후군’이 이 형태에 속합니다.
전신 피부형 (Diffuse Cutaneous SSc): 피부 경화가 팔, 다리, 몸통 등 전신에 걸쳐 광범위하게 나타납니다. 병의 진행 속도가 비교적 빠르고, 초기에 폐, 심장, 신장 등 주요 내부 장기를 침범할 위험이 더 높습니다.

전신경화증의 주요 증상: 피부부터 내부 장기까지

증상은 어떤 장기를 침범하는지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1. 레이노 현상 (Raynaud’s Phenomenon)

거의 모든 환자(90% 이상)에게서 나타나는 가장 특징적인 초기 증상입니다. 추위나 스트레스에 노출될 때 손가락이나 발가락 혈관이 과도하게 수축하여 흰색 → 청색 → 붉은색으로 색깔이 변하며, 저림이나 통증이 동반됩니다.

2. 피부 변화

초기 (부종기): 손가락이 소시지처럼 붓고 뻣뻣해집니다.
진행기 (경화기): 피부가 점차 단단하고 두꺼워지며, 번들거리고 주름이 사라집니다. 특히 얼굴 피부가 팽팽해져 입을 벌리기 어렵고 특징적인 가면 같은 얼굴 모양이 될 수 있습니다.
후기 (위축기): 수년에 걸쳐 피부가 얇아지고 부드러워지기도 합니다.
기타: 피부에 색소 침착이나 탈색소 반점, 혈관 확장(모세혈관확장증)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3. 내부 장기 침범

폐: 가장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하는 주요 침범 장기입니다. 폐 조직이 딱딱하게 굳는 간질성 폐질환(폐섬유화)이나 폐동맥의 압력이 높아지는 폐동맥 고혈압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마른기침과 호흡 곤란을 유발하고 생존율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위장관: 식도 운동 장애로 인한 위식도 역류, 속쓰림, 삼킴 곤란이 매우 흔하게 나타납니다. 소장 기능 저하로 흡수 장애나 변비, 설사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신장: 갑작스럽게 혈압이 급상승하며 신장 기능이 급격히 나빠지는 신장 위기(Scleroderma Renal Crisis)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한 응급상황입니다.
심장: 심장 근육이 섬유화되어 심부전이나 부정맥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근골격계: 관절통, 근육통, 근력 약화 등이 흔하게 동반됩니다.

진단과 치료: 완치가 아닌 ‘관리’의 개념

진단

진단은 매우 복합적인 과정을 거칩니다.

임상 증상 평가: 특징적인 레이노 현상과 피부 경화 소견이 가장 중요한 진단 기준입니다.
혈액 검사: 전신경화증과 관련된 특정 자가항체(항핵항체, 항중심절항체, 항Scl-70항체 등)의 유무를 확인합니다.
내부 장기 평가: 폐 기능 검사, 흉부 CT, 심장 초음파, 위내시경 등을 통해 각 장기의 침범 여부와 정도를 정밀하게 평가합니다.

치료

전신경화증을 완치시키는 치료법은 아직 없습니다. 따라서 치료의 목표는 질병의 진행을 늦추고, 각 장기의 기능을 보존하며, 증상을 완화하여 삶의 질을 높이는 것입니다.

약물 치료:

혈관 치료: 레이노 현상과 혈관 손상을 막기 위해 혈관확장제(칼슘채널차단제 등)를 사용합니다.
면역억제제: 질병의 진행이 빠르거나 폐와 같은 주요 장기를 침범한 경우, 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 마이코페놀레이트 등 면역체계의 과도한 반응을 억제하는 약물을 사용합니다.
항섬유화제: 최근에는 폐섬유화의 진행을 늦추는 표적 치료제(닌테다닙, 피르페니돈)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장기별 증상 조절: 위식도 역류 증상에는 위산 억제제를, 신장 위기에는 강력한 혈압강하제(ACE 억제제)를 사용하는 등 각 장기의 문제에 맞춰 치료합니다.

비약물 치료 및 생활 관리:

보온: 레이노 현상을 예방하기 위해 항상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고, 겨울철에는 장갑과 양말을 착용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피부 관리: 피부를 촉촉하게 유지하기 위해 보습제를 꾸준히 사용하고, 상처가 나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운동 및 물리치료: 관절과 피부가 굳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꾸준한 스트레칭과 물리치료가 중요합니다.
금연: 흡연은 혈관을 수축시켜 레이노 현상을 악화시키고 폐 기능을 손상시키므로 반드시 금연해야 합니다.

전신경화증은 평생에 걸쳐 꾸준히 관리해야 하는 힘든 질병임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조기에 진단하여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고, 생활 습관을 철저히 관리한다면 질병의 진행을 최대한 늦추고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질병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류마티스내과 전문의와 긴밀한 신뢰 관계를 맺고 함께 질병을 관리해 나가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