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문화유산에 낙서, 외교 갈등의 불씨가 되다
최근 일본의 나라 도다이지, 중국 만리장성 등 세계적인 문화유산에서 한글로 된 낙서가 잇따라 발견돼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일본 도다이지에서는 가마쿠라 시대에 재건된 유서 깊은 건물 난간에 한글이 긁혀 새겨져 있었고, 중국 만리장성 바다링 구간에서는 한글, 영어, 중국어 등 다양한 언어의 낙서가 집중적으로 인터넷 SNS와 언론에 보도됐다. 비문명적 행위에 대한 공분과 함께, 한국인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한중·한일 간 긴장 상황에서 크게 높아졌다.

주요 ‘혐한’ 반응과 편견의 심화
중국 관영 언론과 일본 주요 매체들은 여러 언어의 낙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글 낙서 사진을 전면에 내세우며, 별도의 비난 기사와 사회관계망 이슈로 확대했다. 중국 SNS에는 벌금 처분이 약하다는 지적, 현장마다 경고 표지판을 세워야 한다는 건의까지 쏟아졌다. 일본에서는 낙서가 한글이라는 이유로 한국인을 ‘범인’으로 단정하는 글과 혐한 비판이 SNS, 블로그에 연일 오르내리고 있다. 심지어 두 사건 모두에 “한국과 북한은 함께 멸망하라”는 극단적 댓글까지 등장했다.

공정한 시각의 필요, 전문가 경고
무분별한 낙서 행위 자체보다, 한글이라는 점만 부각된 채 비판이 집중된 현실에 대해 국내외 전문가들은 위험성을 지적하고 있다. 도쿄신문은 “낙서가 한글이라도 한국인이 범인이라고 단정하는 편견이 사회적 갈등을 조장한다”고 분석하며, 타국 언어 낙서 또한 마찬가지로 문제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SNS 등에서는 오히려 이를 비판한 언론과 전문가까지 공격하는 경향마저 보이고 있다.

정치·외교 갈등과 문화 이슈의 맞물림
이번 사태가 단순한 비문명 행위로 그치지 않고 격렬한 외교 및 혐오 정서로 확대된 배경에는 최근 한중 사드 배치 논쟁, 한일 위안부·수출규제 갈등 등 정치·역사적 갈등이 누적된 영향이 크다. 낙서 자체가 원인이 아니라, ‘한국’이라는 국가적 상징을 논쟁의 표적으로 삼으려는 여론 형성 전략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결과적으로 사소한 개인 행위가 국가 이미지를 훼손하고, 외교 관계에 불필요한 긴장과 오해까지 유발하는 양상이다.

국가적 대응과 시민의식의 공존 필요
한글 낙서 사건에 대해 한국 정부와 문화계는 유감 표명과 더불어 “한국인을 단정해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재 보호, 시민교육, 국제적 예절 함양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당부하고 있다. 최근에는 해외 세계유산 관람객들에게 낙서금지, 현장 계도, 범칙금 강화 등 다양한 캠페인을 확대하고 있으며, 해외 현지 주요 관광지에서도 경고 표지판·감시 강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미래의 문화유산 논쟁, 성숙한 글로벌 시민의식
세계문화유산에 낙서가 반복되는 가운데, 단일 언어·국가 정체성만을 비난하는 문화적 편견은 장기적으로 국제사회 신뢰 저하, 관광·외교 상생 구조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문화재 보호는 어느 나라·언어와 무관하게 ‘세계시민의 기본 예절’임을 널리 알리고, 낙서 문제를 외교 갈등의 불씨가 아니라 공동관리의 출발점으로 전환하는 성숙한 자세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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