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암투병중이었던 여배우 박탐희

2000년대 초반, 드라마 ‘인어 아가씨’, ‘왕꽃 선녀님’, ‘주몽’ 등에서 톡톡 튀는 매력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배우 박탐희. 2008년 사업가와 결혼 후에도 꾸준히 활동을 이어가던 그녀는 2016년 뮤지컬 ‘친정엄마’ 이후 갑작스럽게 활동을 중단하며 팬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그녀가 브라운관을 떠나있던 8년 동안, 그녀에게는 감히 상상하기 힘든 고통스러운 시간이 흐르고 있었다.

최근 박탐희는 유튜브 채널 ‘새롭게하소서 CBS’에 출연하여 8년 동안 숨겨왔던 암 투병 사실을 용기 내어 고백했다. 그녀는 2017년 5월, 첫째 아들의 학부모 모임에서 우연히 알게 된 가정의학과 교수의 권유로 건강검진을 받게 되었고, 예상치 못하게 암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녀는 당시를 회상하며 “심장이 쿵 소리를 내면서 지하로 확 빨려 들어갔다가 올라오는 느낌이었다”며, “그날 아침까지만 해도 멀쩡했는데 갑자기 내가 암 환자가 됐다”고 당시의 충격을 생생하게 전했다.

40세라는 젊은 나이에 암 진단을 받은 그녀는 자신의 고통보다 남겨질 가족에 대한 걱정이 앞섰다고 한다. 특히, 어린 두 아이가 엄마 없이 자라야 한다는 사실이 가장 큰 공포로 다가왔다고 털어놓았다. 박탐희는 가족들에게 암 투병 사실을 숨겼던 이유에 대해 “나만 아프면 되는데 이걸 알려주면 다 같이 걱정을 하게 된다. 내 걱정은 줄어들지도 않는다”며 가족을 향한 깊은 사랑과 책임감을 드러냈다.

초기 암으로 예상하고 수술에 들어갔지만, 개복 결과 암이 이미 전이된 상태였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그녀는 큰 수술을 받아야 했고, 항암 치료까지 병행해야 했다. 항암 치료의 부작용으로 머리카락이 빠지면서 그녀는 어쩔 수 없이 배우 활동을 중단해야만 했다. “연기를 사랑하고, 연기할 때 살아있다는 걸 느끼는 사람인데 팔다리를 묶인 것 같은 느낌이었다”는 그녀의 고백은 연기에 대한 깊은 애정을 느끼게 한다.

힘든 항암 치료 과정 속에서 그녀를 지탱해 준 것은 가족들의 사랑이었다. 특히, 어린 아들은 엄마의 고통을 묵묵히 지켜보며 곁을 지켰고, 힘들어하는 엄마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기도 했다. 박탐희는 “항암 치료하고 나면 온몸에 세포가 다 죽고, 70세 노인이 된 느낌이다. 관절에 힘이 없어서 걷지도 못했다”며 “구역질이 나서 화장실에 가다가 쓰러지고, 팔로 기어가야 했다”고 당시의 고통을 전했다. 이어 “그 모습을 첫째 아들이 다 보고 있던 게 너무 가슴이 아팠다”며 “화장실에서 나오면 아들이 안아줬다. 너무 빨리 철이 든 모습에 가슴이 아프다”고 말하며 눈물을 글썽였다. 절친한 동료 배우 유선 또한 그녀에게 큰 힘이 되어주었다.

8년간의 투병 생활 끝에 박탐희는 건강을 회복하고 2021년 KBS1 일일드라마 ‘속아도 꿈결’을 통해 성공적으로 복귀했다. 그녀는 “6년 만에 드라마를 하게 된 게, 개인적으로 연기를 떠나야 했던 상황들이 있었다. 아이들이 어느 정도 크고, 작품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때 처음 받은 대본이 ‘속아도 꿈결’이었다”며 복귀 소감을 밝혔다. 최근에는 KBS2 수목 시트콤 ‘빌런의 나라’에서 활약하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또한, 화장품 회사 CEO로서 사업가로도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추적 검사 중이라는 박탐희는 “항암 후 6개월에 한 번씩 검사를 하고, 5년이 지나면 1년마다 검사를 한다”며 “지난 4월 (병원에) 다녀왔는데 또 1년을 받아왔다”고 밝히며 건강을 되찾았음을 알렸다. 그녀는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살고 있다”며 앞으로도 배우로서, 사업가로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갈 것을 다짐했다. 암 투병이라는 힘든 시간을 겪었지만, 긍정적인 마음과 가족들의 사랑으로 이겨낸 박탐희. 그녀의 용기 있는 고백은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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