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비자 입국 첫날 발생한 ‘6명 실종 사건’
무비자 입국 제도 재개 첫날부터 중국인 관광객 6명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9월 29일, 중국 톈진에서 인천항으로 입항한 크루즈선 ‘드림호’ 탑승객 중 일부가 관광 일정을 마무리하고도 정해진 시간까지 선박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드림호에는 승무원 포함 총 2189명이 탑승했으나, 출항 시 2183명만 복귀하면서 6명이 무단 이탈한 것이 확인됐다. 이들은 ‘관광상륙허가제도’를 통해 3일간 비자 없이 상륙을 허가받았지만, 귀선하지 않은 순간부터 불법체류 신분이 되었다. 문제는 사건 발생 후 2주가 넘게 지난 현재까지도 당국이 이들의 행방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관광상륙허가제도의 허점 드러나
관광상륙허가제도는 크루즈 관광객의 입국 편의를 위해 마련된 특별 제도로, 일정 자격을 충족한 외국인에게 비자 없이 최대 72시간 체류를 허용한다. 이 제도는 국제 관광 수요 회복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시행됐지만, 그동안 여러 차례 불법체류 사례의 발단이 돼왔다. 법무부는 이들 6명의 국적, 연령, 인상착의까지 모두 파악했으나 구체적인 동선 추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감시 장비의 한계와 항만 출입 인력 관리의 미흡함이 문제로 지적된다. 실제로 인천항 외에도 제주·부산 등 무비자 입항 항만에서는 이미 다양한 국적의 단기체류자 이탈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급증하는 불법체류자, 관리 한계 경고음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2025년 기준 한국 내 불법체류자는 약 39만 명으로 추산된다. 그중 중국 국적은 약 4만 3000명으로, 태국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불법체류 원인은 다양하나, 단체 관광과 단기 무비자 입국이 주요 경로로 꼽힌다. 이러한 인원들은 주로 불법 취업을 위해 국내로 들어와 3D 업종에 종사하며, 불법 알선조직을 통해 위조 서류를 이용하거나 체류기간을 연장하는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무비자 제도를 악용해 입국 후 잠적하는 사례가 반복될 경우, 중·장기적으로 범죄율 증가 및 내국인 고용 시장 악화까지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단속 현실과 정책 대응의 한계
현장에서의 단속은 실종자 검거가 아닌 ‘사후 대응’에 치중되어 있다는 비판이 고조된다. 정부는 크루즈 및 항만관리시스템을 통해 인원 점검을 강화하고 있지만, 실시간 감시 시스템 미비로 출항 직전 이탈자 확인에 한계가 있다. 경찰청과 법무부 합동 단속반이 꾸려졌으나, 미등록 외국인이 숙박업소나 지하 취업시장에 흩어지면 위치 추적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현행 출입국관리법상 강제퇴거 조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체류자 신원 확인과 행정 절차에는 긴 시간이 소요된다.

무비자 확대 정책에 대한 안전 우려
이번 사건 이후 정부가 추진 중인 중국인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정책에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제도는 오는 2026년 6월까지 한시적으로 시행될 계획이지만, 이번 이탈 사건으로 그 실효성이 도마에 올랐다. 여당 내부에서도 “관광객 유치만 강조한 나머지, 출입국 관리와 치안 시스템은 여전히 과거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관광 진흥’과 ‘국가 안보’가 충돌하지 않도록, K-ETA(전자여행허가제) 강화와 입항 사전검증 절차 도입이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사회 전반의 경각심과 제도 개선 필요성
최근 제주에서도 10년간 불법 체류하던 중국인이 경찰 추적 끝에 검거된 사례가 있었다. 이처럼 장기 체류자 관리 시스템이 미흡한 상황에서, 무비자 정책은 잠재적 위험 요인으로 작용한다. 불법체류 확대는 단순 이민문제가 아닌 사회·경제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와 국회에서는 전자감시 강화, 입국 기록 실시간 공유, 출입국자위반 특별법 제정 등 근본적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관광’이라는 이름 아래 방치된 사각지대를 메우지 않는 한, 이번 6명 실종 같은 사건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결국 무비자 정책의 지속 가능성은 편의가 아니라 관리 수준에 달려 있다는 결론이 점차 분명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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