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재훈의 두 얼굴, 산책 주루로 승기 놓쳤지만 가치는 불변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7년 만의 가을 야구 무대에서 베테랑 포수 최재훈(36)이 ‘치명적인 실수’와 ‘대체 불가능한 가치’라는 극명한 딜레마의 중심에 섰습니다. 지난 19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최재훈이 보여준 ‘안일한 주루 플레이’는 결국 한화의 패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구단주 앞에서 저지른 ‘산책 주루’
하주석 안타 장면
한화는 1차전 혈투 끝 승리 후 2차전에서도 1회 루이스 리베라토의 선제 솔로 홈런으로 기분 좋게 출발했습니다. 2회말에는 하주석 안타, 김태연 볼넷으로 1사 1, 2루의 절호의 추가점 기회를 잡았는데요. 여기서 타석에 들어선 선수가 바로 54억 베테랑 최재훈이었습니다. 최재훈은 삼성 선발 최원태의 2구째를 밀어 쳐 1루수 방면으로 힘없는 땅볼을 만들었는데요. 타구가 힘없이 굴러가자 최재훈은 1루로 전력 질주하지 않고 천천히 뛰는 산책 주루를 보여주었습니다.
최재훈
베이스 맞고 튄 공
그런데 이때 타구가 공교롭게도 1루 베이스를 맞고 크게 굴절되는 행운이 따랐는데요. 평범한 아웃이 행운의 내야 안타로 바뀔 수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최재훈은 뒤늦게 속도를 올렸지만, 베이스 맞고 튄 공을 잡은 2루수 류지혁의 1루 송구보다 늦어 결국 아웃되었습니다. 문제는 최재훈이 타격 후 처음부터 전력 질주했다면 1사 만루가 충분히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는 점인데요. 그의 안이한 마인드로 인해 2사 2, 3루로 기회가 축소되었고, 한화는 이어진 찬스에서 득점하지 못했습니다.
팀 분위기에 찬물을 끼엊은 실수라는 평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는 곧바로 삼성의 3회 빅이닝(4실점)으로 이어지며 한화의 역전패 빌미를 제공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날은 김승연 한화 회장이 직접 현장을 찾아 관전하고 있었기에, 베테랑의 이 같은 안일한 플레이는 더욱 뼈아픈 실책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1차전 ‘숨은 영웅’의 역설
아이러니하게도, 최재훈은 불과 하루 전인 PO 1차전에서는 한화의 9-8 신승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숨은 영웅이었습니다. 1차전 6회말, 한화가 5-6으로 뒤진 1점차 위기 상황에서 최재훈은 도루 저지로 찬물을 끼얹었었는데요. 코디 폰세가 선두타자 김영웅에게 볼넷을 내준 상황에서 다음 타자 이재현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2루로 뛰던 김영웅을 정확히 저격했습니다. 무사 1루가 2사 주자 없는 상황으로 바뀌면서 한화는 곧바로 이어진 6회 공격에서 3점을 뽑아 경기를 뒤집을 수 있었는데요. 최재훈 스스로도 “내가 두 번을 살려줬다(3회 도루 성공 허용) 이번에는 무조건 잡는다고 생각하고 던졌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만족감을 드러냈었습니다.
더욱이 그는 7회 구원 등판해 2이닝 무실점 홀드를 기록한 문동주의 역투를 완벽하게 이끌어낸 안방마님이었는데요. 문동주가 이날 직구 최고 구속 161.6를 기록하며 KBO ‘트랙맨 시대’ 한국 투수 최고 구속 신기록을 경신했을 때, 그 폭투 같은 공을 묵직하게 받아낸 이도 최재훈이었습니다. 그는 경기 후 “손이 너무 아파요”, “오늘 직구 변화구가 다 되니까 직구가 더 빠르게 느껴졌다”며 너스레를 떨었지만, 젊은 투수 문동주의 위력을 극대화한 볼 배합과 안정적인 포구 능력을 증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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