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끔은 영화보다 현실이 더 영화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이탈리아 중부의 작은 마을 치비타 디 반뇨레죠가 그렇다. 안개가 내려앉은 아침이면, 마을 전체가 구름 위에 떠오른 듯 보인다. 멀리서 보면 정말로 지브리의 ‘천공의 성 라퓨타’가 현실에 존재하는 것만 같다.
‘죽어가는 마을(La città che muore)’이라는 별명을 가진 이곳은 수천 년 전 화산재가 굳어 형성된 절벽 위에 세워진 작은 중세 마을이다. 지금은 단 하나의 보행자 다리로만 세상과 연결되어 있으며, 자동차로도 들어갈 수 없다. 오직 바람과 돌길, 그리고 오래된 건물들이 조용히 시간을 품고 있을 뿐이다.
언덕 위로 올라가는 동안 “이 길이 정말 현실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입구를 지나면, 단풍처럼 붉게 물든 벽돌과 아기자기한 골목, 그리고 이곳을 지켜온 단 열 명 남짓한 주민들이 맞이한다. 사라져가는 도시의 마지막, 그 안에서 오히려 ‘영원’을 느낄 수 있는 곳, 바로 치비타 디 반뇨레죠다.
치비타 디 반뇨레죠

이탈리아 중부 라치오주의 한 언덕 위, 안개와 바람 사이에 떠 있는 마을이 있다. 그 이름은 치비타 디 반뇨레죠. 마을은 약 2,500년 전 에트루리아 시대에 형성된 것으로, 화산재가 굳어 만들어진 부드러운 암석층 위에 세워졌다.
하지만 그 아래는 점토층이라, 비가 내릴 때마다 서서히 깎여 나간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곳을 ‘죽어가는 도시’라고 부른다. 그럼에도 치비타는 여전히 살아 있다. 마을 중심의 오래된 교회와 붉은 벽돌집들, 골목 사이마다 피어난 제라늄꽃, 그리고 천 년을 품은 돌길이 오늘도 여행자를 맞이한다.
특히 절벽 위에 떠오른 마을의 모습은 그야말로 ‘천공의 성 라퓨타’의 현실판이라 불릴 만하다. 현재 마을에 거주하는 사람은 열 명 남짓. 그러나 매년 수십만 명의 여행자들이 이 작은 언덕 마을을 찾아“사라져 가는 아름다움의 마지막 숨결”을 눈에 담고 돌아간다.
가는방법

치비타 디 반뇨레죠는 마치 세상과 살짝 떨어져 있는 듯한 마을이다. 그래서일까, 가는 길부터 이미 ‘비현실’의 시작이다. 자동차는 들어갈 수 없고, 마을로 이어지는 단 하나의 다리를 건너야만 한다.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가장 일반적인 루트는 로마 → 오르비에토(Orvieto) → 치비타 디 반뇨레죠 순서다. 로마 테르미니역에서 기차를 타고 약 2시간이면 오르비에토에 도착한다. 이후 버스로 약 30분을 더 이동하면, 절벽 위에 걸린 마을의 실루엣이 점점 눈앞에 드러난다.
▲버스
오르비에토에서 출발하며 약 30분 소요. 요금은 약 €2, 유일하게 치비타 마을 근처까지 들어감.
▲기차
로마에서 오르비에토까지 약 2시간, 요금은 약 €15.
▲렌터카
로마에서 출발 시 약 1시간 45분, 다리 앞 주차장까지 접근 가능하나 차량 진입은 불가.
만약 여행 일정이 여유롭다면, 오르비에토에서 하룻밤 머물며 천천히 이동하는 것도 추천한다. 고대 언덕마을과 치비타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그야말로 ‘중세 유럽 감성 일일 코스’다.
※비용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
치비타 디 반뇨레죠의 전통 음식

치비타 디 반뇨레죠를 대표하는 요리는 치코케 리가토니. 간단한 파스타지만, 현지 올리브오일과 토마토, 허브의 조합이 “이탈리아의 기본은 맛으로 증명된다”는 말을 실감하게 한다. 또 하나의 별미는 브라촐라
소고기를 저온에서 오랜 시간 조리해 부드럽고 깊은 풍미가 나는 전통 스튜다. 또한 이 지역은 레드 와인으로 유명하며, 진한 과일향과 매끄러운 바디감으로 고기 요리와 환상 궁합을 자랑한다. 와인의 종류도 다양해, 마을 식당마다 조금씩 다른 브랜드를 맛볼 수 있다.
✔추천 조합
-레드 와인 + 브라세올레(소고기 스튜) = 완벽한 디너 밸런스.
-사과 생과일 주스는 무알콜 여행자에게 최고의 대체 음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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