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천하면 대개 군부대와 철책선을 떠올리 게 되는 건 군필자로써 어쩔 수 없다. 그러나 가을이 곁들여진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굽이굽이 이어진 도로가 황금빛 숲을 가르며 흐른다. 바로 용화산 단풍 드라이브길이다.
지자체 지정 공원도 아니고, 등산로 정비조차 완벽하진 않지만 그 덕분에 오히려 이곳에는 태고의 숨결이 남아 있다.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11월 초순, 산허리를 따라 이어지는 드라이브 코스는 마치 화염이 번지는 듯 붉고, 또 황홀하다. 전설에 따르면 이 산의 이름은 ‘지네와 뱀이 싸워 이긴 쪽이 용이 되어 하늘로 올랐다’는 이야기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그만큼 산 곳곳에는 용마굴, 득남바위, 마귀할멈바위 등 이름만 들어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전설의 흔적이 남아 있다. 용화산(해발 878.4m)은 군사 도시 화천의 이미지와는 달리, 조용하고 원시적인 생명력으로 가득하다.
붉은 숲길을 따라 올라가면 춘천호와 파로호가 은빛으로 반짝이며 시야 끝에 펼쳐진다. 그 순간, 이곳이 왜 ‘영산(靈山)’이라 불리는지 알게 된다.
용화산 단풍 드라이브 & 트레킹 코스

용화산의 백미는 단풍 드라이브 코스다. 큰고개 주차장(강원특별자치도 화천군 하남면 삼화리 산102-7) 을 중심으로 이어지는 도로는 붉은 단풍과 노란 은행잎이 터널처럼 맞닿아 마치 황금빛 구름 속을 달리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 도로는 차량으로 올라가기에도 부담이 없다. 또, 단풍철엔 인생샷 명소로 손꼽힌다. 커브를 따라 이어지는 길목마다 단풍이 깊이를 달리하고, 햇살이 비치는 각도에 따라 숲의 색도 조금씩 변한다. 방문만 해도 계절의 그라데이션을 체험하는 셈이다.
✅추천 드라이브 루트
화천읍내 → 하남면 삼화리 방향 → 큰고개 주차장(용화산 등산로 입구)

주차장에 도착하면 본격적인 트레킹 코스가 시작되며, 왕복 약 1시간이면 정상에 닿을 만큼 짧지만, 그 길은 가을을 느끼기엔 충분하다. 완만한 경사와 잘 정비된 등산로, 그리고 중간중간 쉬어갈 벤치가 있어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도 무리가 없다.
정상에서는 춘천 시내와 화천 방면을 한눈에 담는 파노라마 뷰가 펼쳐진다. 단풍이 절정일 때면 붉은 숲 너머로 은빛 호수가 이어져 화천 숨은 명소로 만들어준다.
무엇보다 입장료가 없고, 관리가 잘 되어 있어 ‘부담 없이 즐기는 가을 드라이브+산책 코스’로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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