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북부, 알프스의 품 안에 숨겨진 또 하나의 세계. 돌로미티는 마치 세상의 경계를 벗어난 듯한 풍경으로 여행자들을 압도합니다. 회색빛 석회암 절벽 위로 구름이 걸리고, 초록빛 초원이 그 아래를 감싸죠.
해 질 무렵이면 산이 붉게 타오르는 Enrosadira 현상이 펼쳐지며, 그 순간 모든 여행자는 똑같이 중얼거립니다. “이거 현실 맞아?”
무리한 트레킹을 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렌터카로 달리기만 해도,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풍경이 이미 한 편의 영화로 다가옵니다. 돌로미티 여행에서는 걷지 않아도 감동이, 멈추지 않아도 여운이 남습니다.
트레치메 디 라바레도 & 브라이에스 호수, 라가주오이 산장

돌로미티의 심장부라 불리는 트레치메 디 라바레도. 세 개의 봉우리가 나란히 솟은 이 장엄한 풍경은 유럽의 요세미티라 불릴 만큼 압도적인 존재감을 자랑하는데요. 등산로를 따라 10분마다 새로운 장면이 펼쳐진다. 누구나 부담 없는 등산 코스 안에서도 다양한 풍경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 아래 자리한 브라이에스 호는 에메랄드빛 수면 위로 절벽이 반사되어 그림처럼 일렁입니다. 작은 보트 한 척이 호수 위를 미끄러질 때면, 그 장면 하나만으로도 인생샷이 완성됩니다.
그리고 놓쳐서는 안 될 곳이 있습니다. 바로 해발 2,700m에 자리한 라가주오이 산장.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는 순간, 돌로미티의 거대한 파노라마가 눈앞에 쏟아집니다. 붉은 노을이 산맥을 물들이는 ‘엔로자이트’의 절정은, 말보다 한숨으로 기억되는 풍경입니다.
세체다, 알페 디 시우시, 아돌프 문켈 트레일, 산타 막달레나

돌로미티 서부로 향하면 풍경의 톤이 바뀌는데요. 하늘을 찌를 듯 솟은 암봉과, 그 아래 펼쳐진 초원이 극적인 대비를 이루죠. 가장 먼저 만나는 곳은 세체입니다. 칼로 베어낸 듯한 절벽 위 초원이 구름과 맞닿는 장면은 사진보다 실제로 마주할 때 그 압도감이 배가됩니다.
오르티세이 마을에서 케이블카 두 번만 갈아타면 초보 여행자도 손쉽게 천상의 전망대에 설 수 있습니다.세체다 아래 펼쳐진 알페 디 시우시는 유럽 최대의 고원지대입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초원과 목장, 멀리 흐릿하게 보이는 돌산 능선이 한 폭의 풍경화를 완성해요.
조금 더 대자연 속으로 들어가고 싶다면, 숲길을 따라 이어지는 아돌프 문켈 트레일을 걸어보세요. 오들레 산맥이 코앞으로 다가오며, 바람 소리조차 고요하게 들린답니다. 여정의 끝엔 작은 마을 산타 막달레나가 기다립니다. 초록 언덕 위 작은 교회 첨탑 뒤로 솟은 오들레 봉우리. 이 장면이 바로 ‘돌로미티 여행=천국의 길’이라는 말이 생겨난 이유랍니다.
비엘 델 판, 싸스 포르도이

돌로미티 여행의 남부는 또 다른 얼굴을 가집니다. 빙하와 구름, 드라이브와 하이킹이 공존하는 곳. 포르도이 패스 고개에 오르면 길은 영화처럼 휘어지는데요. 비엘 델 판 트레킹 코스는 돌로미티 최고봉 마르몰라다빙하를 가장 아름답게 조망할 수 있는 코스입니다.
해발 2,239m의 고개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싸스 포르도이 정상(2,950m)에 오르면, ‘돌로미티의 테라스’라는 말이 실감납니다.
또 한 곳, 카레짜 호수가 있습니다. 날씨와 햇빛에 따라 호수의 색이 바뀌는 ‘마법의 호수’라 불리죠. 잔잔한 수면 위로 라테마르 산이 비칠 때면, 시간마저 멈춘 듯한 정적이 흐릅니다. 돌로미티 여행은 렌터카 한 대면 충분합니다. 길 위의 매 순간이, 여행의 절정이 될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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