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들어간 훈련, 자파드 2025는 어떤 훈련이었나

자파드(‘서쪽’이라는 뜻)는 러시아가 4년 주기로 실시해 온 서부전구 대규모 연합훈련으로, 2025년 훈련은 9월 12~16일 러시아 서부와 벨라루스 전역, 발트·바렌츠해 상에서 진행됐다. 러시아·벨라루스 측 발표에 따르면 병력 규모는 3만~10만 명 수준으로 추산되며, 전구급 재래식 전투, 공습·미사일 타격, 상륙 작전, 전자전과 더불어 전술핵 운용 시나리오까지 포함됐다.
이번 자파드 2025에서 러시아는 바렌츠해에서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3M22 ‘지르콘’을 발사해 표적을 타격했다고 발표했는데, 지르콘은 마하 8~9, 사거리 1,000km 안팎 성능을 내세우는 대함·대지 미사일로 나토에 대한 ‘최신 억제 수단’으로 홍보돼 왔다. 더불어 Su-34·Tu-22M3 폭격기의 모의 핵탄두 투발, 이스칸데르 계열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훈련 등이 포함되면서, 서방에서는 이번 훈련을 “나토를 겨냥한 전면전 리허설이자 핵위협 시위”라고 규정했다.
인도, 왜 굳이 여기에 들어갔나

인도 국방부는 쿠마온 연대 출신 장병 65명을 자파드 2025에 파견했다며, “러시아·벨라루스와의 상호운용성 향상, 대테러·재래식 전 전술 공유가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인도 언론은 이를 “수십 년간 이어져 온 인도–러시아 방산 협력의 연장선이자, 인도의 전략적 자율성을 보여주는 상징적 행보”라고 평가했다.
동시에 이 시기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인도산 수입품에 50% 관세를 부과하며 통상 갈등이 악화되고,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대량 수입을 두고 워싱턴이 불만을 표출하던 때와 겹쳤다는 점에서, 뉴델리가 워싱턴의 대러·대중 전략에 일방적으로 얽히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던졌다는 해석도 나왔다. 인도 입장에서는 중국·파키스탄과의 국경 갈등, 러시아제 무기 의존도, 글로벌 남(南) 국가로서의 위상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자파드 참가를 통해 “미국과 동맹은 아니며, 러시아와도 거리를 두지 않는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셈이다.
워싱턴의 반발과 ‘최악의 결과’: 신뢰 손상과 제재 카드

문제는 시점과 상징성이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는 와중에, 러시아가 나토 국경 인근에서 대규모 전구급 훈련과 전술핵 시나리오를 돌리는데, 미국이 ‘중국 견제 핵심 파트너’로 키워 온 인도가 그 훈련에 발을 담근 것이다. 미국과 유럽 내에서는 “인도가 사실상 러시아 편에 서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인도를 겨냥한 추가 무역 제재·기술 이전 제한 검토 보도가 잇따랐다.
특히 미 의회 내 대러 강경파와 인도계 의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면서, 의회 청문회에서 “인도가 러시아와 군사훈련을 계속한다면, 첨단 반도체·방산 기술 협력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발언이 공개적으로 나왔다. 그 결과, 미·인도 간 방산·정치 협의 채널 상당수가 한동안 ‘냉각 모드’에 들어가고, 인도가 기대하던 일부 공동 개발·공동 생산 프로젝트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졌다는 평가가 현지에서 나왔다. 인도 입장에선 러시아와의 우호를 과시하려다, 미국과의 관계에서 신뢰도·협상력이 눈에 띄게 떨어지는 ‘최악의 외교 비용’을 치른 셈이다.
나토–러시아 긴장과 맞물린 ‘러 드론 폴란드·루마니아 침공’

자파드 2025 전후로 러시아는 폴란드·루마니아 영공에 드론을 반복적으로 진입시키며 나토의 대응 수위를 탐색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9월 10일경엔 무려 10여 기의 러시아제 드론이 폴란드 영공을 침범했고, 일부는 격추·추락한 것으로 보고됐다. 루마니아도 비슷한 시기 자국 영공·접경 지역에서 러시아 드론 침입·잔해 발견을 보고했고, 루마니아·폴란드 공군은 긴급히 F-16·유로파이터를 출격시켜 상황을 감시했다.
나토는 이를 계기로 ‘이스턴 센트리(Eastern Sentry)’ 작전을 가동해 동부 전선 방공망을 강화했으며, 폴란드·루마니아에 추가 요격체계와 조기경보 전력을 배치했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벨라루스–인도가 함께 참여한 자파드 훈련이 진행되자, 나토 입장에서는 “인도가 사실상 러시아의 나토 압박 쇼에 들러리를 서 준 것 아니냐”는 시선이 강해졌다. 이는 중장기적으로 인도의 ‘민주주의 파트너’ 이미지에도 적잖은 흠집을 남겼다.
인도의 계산과 남은 과제: 전략적 자율성 vs 신뢰의 비용

인도는 자파드 2025 참가를 통해 러시아와의 전통적 군사협력을 재확인하고, 대중국 견제에서 러시아제 장비·정보·에너지 공급선을 유지하려는 전략적 목표를 달성했다. 동시에 “어느 진영에도 완전히 속하지 않는다”는 전략적 자율성 노선을 국내·국제 여론에 각인시키는 데도 성공했다는 평가가 있다. 그러나 그 대가로 미국·나토와의 신뢰가 약화되고, 인도산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 첨단 기술 협력의 보류·지연 등 ‘눈에 보이는 비용’이 발생했다는 점도 부인하기 어렵다.
과거 냉전기 비동맹 노선과 달리, 오늘날 공급망·기술 동맹은 신뢰와 가치 공유를 중시하는 만큼, 인도가 앞으로도 계속 러시아와 이런 형태의 합동훈련을 이어간다면, 서방의 안보·경제 네트워크에서 “완전한 파트너”로 인정받기 어렵다는 경고도 나온다. 결국 이번 자파드 2025 참여는, 인도가 미국을 ‘몰래 뒤통수친’ 대가로 미·서방 진영에서 신뢰 점수를 잃고, 스스로 선택한 전략적 자율성의 무게를 온전히 감당해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다는 점에서 “최악의 결과를 동반한 선택”으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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