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뉴스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
쿠팡 청문회 ‘한국어 모르는’ 외국인 세웠다 “더는 못 참아”
대한민국 이커머스 시장 기업 쿠팡(Coupang)이 자사 플랫폼에서 발생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진상을 규명하는 국회 청문회 자리에 한국어를 전혀 못 하는 외국인 임원들을 방패로 내세웠습니다. 실질적 결정권자인 김범석 의장과 사고 당시 책임자인 박대준 전 대표가 불출석한 가운데 벌어진 이 촌극에 여야 의원들은 “국민과 국회를 모독하는 행위”라며 격분했습니다.
‘안녕하세요’와 ‘가족 명칭’만 아는 증인, 청문회는 ‘통역 지옥’
브랫 매티스 쿠팡 최고 정보보안 책임자
17일 오전 10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 방위) 주관으로 열린 쿠팡 개인정보 침해 사고 관련 청문회는 시작부터 헛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증인석에 앉은 인물은 한국 법인의 핵심 경영진이 아닌,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 대표와 브랫 매티스 정보보호최고 책임자(CISO)였는데요.
SNS 방송 캡처 최민희 과방위원장
최민희 과방위원장이 이들의 한국어 소통 능력을 확인하자 황당한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해롤드 로저스 대표 측 통역사는 “‘안녕하세요’는 하지만 한국어를 전혀 못 한다”고 답했고, 브랫 매티스 CISO 측 통역사는 한술 더 떠 “‘장모님’, ‘처제’, ‘아내’, ‘안녕하세요’ 정도의 단어만 안다. 의원들의 논의 내용은 알아듣지 못한다”고 전했습니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중차대한 사회적 사안을 다루는 자리에, 정교한 질의응답이 불가능한 외국인들을 내보낸 쿠팡의 행태에 장내 분위기는 급격히 냉각됐습니다. 모든 질의가 통역을 거치며 답변 시간이 두 배로 늘어났고, 의원들은 “사실상의 시간 끌기 전략이자 질문 회피용 인선”이라며 강력히 항의했습니다.
이준석의 번역과 최민희의 ‘속기록 삭제’ 지시
SNS 방송 캡쳐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
이날 청문회에서는 이례적인 장면도 연출됐습니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통역 과정에서 답변이 지체되자 “제가 직접 번역해 드리겠다”며 유창한 영어로 질의응답을 이어갔습니다. 이 의원은 로저스 대표를 향해 “왜 김범석 의장은 나오지 않았느냐”고 날 선 질문을 던졌는데요. 이에 로저스 대표가 “이 자리에 오게 되어 기쁘다”는 의례적인 답변으로 즉답을 피하자, 최민희 위원장은 “기쁘다는 발언까지 번역해야 하느냐”며 해당 발언을 속기록에서 삭제하라고 지시하는 등 일갈했습니다.
최형두 의원실 자료사진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 역시 “한국어가 통하지 않는 외국인 증인을 앞세워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가 비겁하다”며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부끄러움을 느낀다”고 질타했는데요. 야권뿐만 아니라 여권에서도 쿠팡의 태도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며 ‘쿠팡의 책임 회피’에는 여야가 따로 없음을 보여주었습니다.
‘노출’인가 ‘유출’인가… 보상 방안은 여전히 “검토 중”
사진 = 연합뉴스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
질의 내용에서도 쿠팡은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했는데요. 해롤드 로저스 대표는 사고 초기 공지에서 ‘유출’이 아닌 ‘노출’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에 대해 “당시 기술적으로는 노출이라고 판단했으나, 이후 확인을 거쳐 유출로 정정했다”고 해명했습니다. 피해 보상 방안에 대해서도 “규제 기관 조사에 성실히 응하고 있으며, 결과에 따라 책임감 있는 보상안을 마련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을 반복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보상 시점이나 규모에 대해서는 끝내 확답을 피했는데요. 의원들은 쿠팡이 한국에서 막대한 수익을 올리면서도 사고 대응에 있어서는 외국인 임원을 내세워 ‘글로벌 기업’의 방패 뒤에 숨으려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김범석 의장 ‘상습 불출석’에 국회 고발 조치… “더는 못 참아”
김범석 의장 쿠팡 제공
쿠팡의 ‘회피 경영’에 대한 국회의 인내심은 한계에 다다른 모양새입니다. 같은 날 국회 정무위원회는 국정감사 증인 출석 요구에 정당한 이유 없이 두 차례나 응하지 않은 김범석 쿠팡 의장을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의결했는데요.
윤한홍 정무위원장 자료사진
윤한홍 정무위원장은 “김범석 증인은 10월 14일과 28일 국정감사에 정당한 사유 없이 불출석했다”며 고발 안건을 가결했습니다. 김 의장은 쿠팡의 실질적인 소유주이자 의사 결정권자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국회의 소환을 번번이 무시해왔는데요. 특히 이번 청문회에서 한국어를 모르는 외국인 임원들을 내보낸 것은 김 의장의 불출석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꼼수’라는 비판이 지배적입니다.
‘장모님’은 한국인이지만, 쿠팡은 어느 나라 기업인가
쿠팡은 그간 ‘한국 기업’임을 강조하며 로켓 배송 등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해 왔습니다. 하지만 정작 국민 십수만 명의 개인정보가 새 나간 국가적 재난 수준의 사고 앞에서는 ‘한국어를 못 하는 외국인 임원’을 내세웠죠. ‘장모님’과 ‘처제’라는 단어는 알면서도, 고객의 소중한 정보를 잃어버린 것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와 ‘책임’이라는 단어는 이해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쿠팡이 진정으로 한국 시장에서의 책임을 다하고자 한다면, 외국인 임원의 입을 빌린 통역 뒤에 숨을 것이 아니라 김범석 의장을 비롯한 실질적 책임자들이 국회 앞에 서서 직접 답해야 한다는 반응인데요. 법의 사각지대와 통역의 장벽 뒤에 숨은 기업에 우리 국민의 소중한 개인정보를 계속 맡길 수 있을지, 정부와 국회의 더욱 강력한 후속 조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쿠팡 #쿠팡이슈 #쿠팡유출 #쿠팡노출 #쿠팡외국인 #쿠팡대표 #쿠팡기업 #쿠팡논란 #쿠팡중국 #쿠팡해외 #쿠팡중국인 #쿠팡직원 #쿠팡직원유출 #쿠팡해킹 #쿠팡청문 #쿠팡청문회 #쿠팡기사 #쿠팡청문회기사 #쿠팡정보 #쿠팡IT #COUPANG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