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석유와 6위권 가스

사우디의 검증된 석유 매장량은 대략 2,660억~2,670억 배럴 수준으로, 베네수엘라에 이어 세계 2위 규모다. 다만 생산 비용이 낮고 품질이 좋은 경질유·저유황유 비중이 높아, 실제로 시장에서 쓸 수 있는 ‘경제성 있는 매장량’을 따지면 베네수엘라보다 활용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덕분에 사우디는 2023년 기준 하루 1,100만 배럴 이상을 생산하는 세계 2위 산유국이자, 국제 유가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산유국으로 자리 잡았다. 천연가스도 확인 매장량 기준 세계 6위권에 속해, 자국 내 발전·석유화학·수소 프로젝트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의 자원을 확보하고 있다.
비료·식량 안보를 쥔 인산염과 금·구리·우라늄

석유·가스 외에도 인산염은 사우디가 전략적으로 키우는 자원이다. 서부 아라비안 실드 일대 대규모 인산염 매장량을 바탕으로, 정부는 인산염 자원 가치만 약 3,210억 달러(금 2,290억, 구리 2,220억 달러와 함께)를 추정하고 있다. 국영 광업회사 마아덴(Ma’aden)은 64억 달러 규모 인산 비료 프로젝트 확대를 통해 연 900만 톤 이상 생산 능력을 확보해, 인산 비료 수출에서 세계 2위권에 오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금·구리·우라늄도 Vision 2030에서 핵심 광물로 분류되며, 사우디 정부는 미개발 광물 자산 전체 가치를 최소 1.33조 달러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최근 북부·서부 지역에서 신규 금광·구리광 개발 프로젝트가 잇따라 발표되는 것도 이 전략의 연장선이다.
미·사우디가 찍은 ‘세계 4위급’ 희토류 광산

희토류는 전투기 스텔스 코팅, 미사일 유도장치, 전기차 모터, 풍력발전 등 현대 산업·군사 기술의 필수 소재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가운데, 사우디는 최근 자발 사이드(혹은 자발 사이이드) 광산 일대에서 대규모 희토류 자원을 확인했다. 사우디 정부와 미국 측 자료에 따르면 이 광산에는 중희토류 약 55만2,000톤, 경희토류 약 35만5,000톤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며, 가치 기준으로 세계 4위급 희토류 광산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 국방부는 이 자원을 기반으로 사우디 내 희토류 정련·자석 제조 체인을 구축하는 합작 프로젝트를 지원하며,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 새로운 공급망 축으로 사우디를 키우려 하고 있다.
석유 이후를 노리는 ‘비전 2030’ 광물 전략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주도하는 ‘사우디 비전 2030’은 에너지·석유화학과 더불어 광업을 세 번째 경제 축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담고 있다. 정부는 인산염·금·구리·우라늄·보크사이트(알루미늄 원료) 등 미개발 광물 자원을 최소 5조리얄(약 1.33조 달러)로 추정하고, 광업이 GDP에 기여하는 비중을 2030년까지 세 배 이상 늘려 20만 개 이상의 직접·간접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를 위해 2020년부터 아라비안 실드 지역을 대상으로 6년짜리 대규모 지질조사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외국 광산 메이저 기업 유치와 자국 광물·정련·소재 산업 육성을 병행하고 있다.
‘성지 메카’가 벌어들이는 천문학적 순례 수입

메카와 메디나는 천연자원은 아니지만, 사우디 경제에서 석유 다음으로 큰 외화 수입원으로 평가된다. 매년 수백만 명의 무슬림이 하즈(정례순례)와 움라(소순례)를 위해 메카를 방문하며, 종교 관광이 비석유 부문 GDP의 약 20%, 전체 GDP의 약 7%를 차지하고 연간 120억 달러 규모의 수입을 올리는 것으로 추산된다. 코로나19 이후 순례객이 회복되면서 관련 시장은 2024년 기준 연 1,500억 달러 수준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2032년에는 3,5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사우디 정부는 2030년까지 연간 3,000만 명 이상 순례객과 1억5,000만 명 내외의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해, 관광이 GDP의 10%를 담당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목표다.
“자원 하나로 평생 먹고사는 나라”를 넘어서

사우디는 2위급 석유, 6위권 가스, 세계 2위 인산 비료 수출 잠재력, 4위급 희토류 매장량, 수백억 달러대 성지 관광 수입까지 가진 대표적인 자원국이다. 과거에는 ‘석유 하나로 먹고 사는 나라’라는 이미지가 강했지만, 최근에는 광물·정련·배터리·희토류·관광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혀 “자원을 기반으로 한 다각화”를 시도하는 중이다. 한국처럼 제조·기술 역량으로 성장해 온 나라와 비교하면 경제 구조는 다르지만, 에너지·광물 공급망과 중동 프로젝트에서 사우디는 여전히 빼놓을 수 없는 파트너이자, 동시에 세계 자원·관광 시장을 좌우하는 ‘자원·성지 국가’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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