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라는 파도가 일궈낸 찬란한 왕관, 드라마 「정년이」 방송대상 석권

2024년 가을을 뜨겁게 달궜던 여성 국극의 향연이 마침내 대한민국 최고의 방송 콘텐츠라는 공인된 인장을 받았다.

지난 12일 개최된 ‘2025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 방송대상’에서 tvN 드라마 「정년이」가 183편의 쟁쟁한 후보를 제치고 대상을 거머쥐었다. 단순히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흥행작을 넘어, 잊혀가던 한국적 소재인 ‘여성 국극’을 현대적 미학으로 부활시킨 예술적 성취를 인정받은 결과다.

「정년이」의 시작은 사실 모험에 가까웠다. 대중에게 생소한 ‘국극’이라는 소재, 그리고 여성 서사 중심의 캐스팅은 초반 시청률 4.8%라는 조심스러운 출발을 알렸다. 하지만 극이 전개될수록 시청자들은 배우들의 신들린 연기와 압도적인 무대 연출에 매료되었다.

결국 마지막 화에서 16.5%라는 경이로운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는 대중성이 낮을 것이라는 편견을 깨고, 진정성 있는 서사가 어떻게 시청자의 마음을 파고드는지 증명한 사례가 되었다.

이 드라마의 성공 중심에는 단연 배우 김태리가 있다. 이미 지난 5월 백상예술대상에서 여자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하며 “여성 국극의 찬란한 시기를 연기해 영광”이라고 밝힌 그녀는, 천재 소리꾼 윤정년 그 자체였다.

한편 올해 시상식은 「정년이」 외에도 한국 방송 콘텐츠의 지평을 넓힌 수작들을 조명했다.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과학적으로 통찰한 KBS 다큐멘터리 「빙하」가 최우수상을,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킨 CJ ENM 「선재 업고 튀어」가 한류확산 부문 수상을, 26년간 따뜻한 위로를 전한 MBC 라디오의 상징, 가수 양희은이 공로상을 받았다.

한편 방통위 측은 이번 심사에 대해 “시대를 관통하면서도 보편적인 감동을 주는 작품들이 많았다”고 평하며, 향후 더 건전하고 경쟁력 있는 방송 생태계 조성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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