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 유사시, 내가 가진 역량을 어디에 쓸지 고민해야 한다”
브런슨 사령관은 안보 팟캐스트 ‘워 온 더 록스’에 출연해 “대만 유사시 주한미군이 투입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상급자인 인도·태평양사령관의 임무 수행을 돕기 위해, 내가 가진 역량을 작전 전 영역에서 어떻게 활용할지 생각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는 한국 정부가 자동 개입을 약속한 것은 아니라면서도, 주한미군이 한반도 밖 분쟁에도 쓰일 수 있는 ‘전략적 유연성’ 부대라는 점을 분명히 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동시에 “한국은 이제 동북아를 넘어 인도·태평양 전체에서 리더 역할을 하는 국가”라며, 한국군 역시 한반도 너머 지역 안보에 더 깊이 관여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K-방산 덕분에, 주한미군은 다른 문제에도 쓸 수 있다”
브런슨은 한국 방위산업을 언급하면서 “K-방산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만큼이나 거대한 현상”이라고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한국이 자체 무기체계를 빠르게 현대화하고 수출까지 확대한 덕분에, 한국군의 독자 전력이 강해지고 있고 그만큼 주한미군 일부를 다른 위기 지역에 돌릴 수 있는 전략적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한·미 연합방위 태세를 유지하면서도, 장차 대만해협·남중국해·동중국해 등에서 미군이 기동할 수 있는 ‘여분’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한국군의 역량 강화가 중요한 전제라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한미상호방위조약엔 적이 특정돼 있지 않다”는 의미
브런슨은 인터뷰에서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대해 “어떠한 특정한 적도 명시돼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실제 조약 문을 보면 양국은 “태평양 지역에서 어느 한쪽이 무력 공격을 받으면 공동 대응을 협의한다”고 되어 있을 뿐, 북한이나 중국 등 국가 이름이 들어가 있지 않다. 브런슨의 발언은 이 조항을 근거로, 한미동맹이 북한을 넘어 중국·러시아 등 다른 위협에도 대응할 수 있는 틀이라는 점을 부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동시에 그는 “북한이 주된 적이지만, 러시아·중국·이란까지 연결된 위협 환경 속에서 모든 가능성을 준비해야 한다”고 언급해, 동맹 임무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DMZ법·훈련 조정 요구에도 “정전협정이 기준”
한국 정치권에서 비무장지대(DMZ) 출입을 국내법으로 조정하는 이른바 ‘DMZ법’이 추진되자, 유엔군사령관을 겸하는 브런슨은 “DMZ가 정치화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정전협정에 따라 DMZ 출입 통제 권한은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UNCMAC)에 있고, 이는 남측 비군사적 목적 출입에도 그대로 적용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남북 대화를 위해 한·미 연합훈련 조정을 요구하는 움직임에 대해서도, 그는 “훈련은 동맹 건전성에 대한 성적표”라며 방어적 훈련 축소에 부정적 시각을 드러냈다.

“한국군이 한반도 밖으로 더 나가야 한다”는 요구
브런슨은 “한국군이 한반도에서 벗어나 더 많이 관여하게 만드는 것, 그것이 우리가 한국군을 이끌려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이는 중국을 겨냥한 다국적 해상훈련, 유엔 평화유지활동, 인도·태평양 연합훈련 등에서 한국의 역할 확대를 요구하는 발언으로, 사실상 ‘대만·중국 문제에도 한국이 일정 부분 책임을 나눠 달라’는 메시지로 읽힌다. 다만 그는 별도 브리핑에서 “대만에 가면 한국도 자동으로 간다는 뜻은 아니며, 각 정부는 자국 이익에 따라 결정한다”고 선을 그으면서, 기본 전제는 한국군의 대북 억지력 강화를 통해 주한미군이 다른 임무에 투입될 수 있는 여지를 만드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대만 위기와 한반도, 그리고 ‘브런슨 구상’이 던지는 질문
결국 브런슨 사령관의 메시지는 세 층으로 정리된다. 첫째, 대만 유사시 주한미군이 인도·태평양사령부의 작전 구상 속에서 활용될 수 있다는 점, 둘째, 그 전제 조건으로 한국군의 역량 강화와 K-방산 발전이 중요하다는 점, 셋째, 한미동맹과 정전협정 체계를 DMZ·연합훈련 문제로 흔들어선 안 된다는 점이다. 한국 입장에서는 “대만이 조금만 위험해져도, 주한미군이 중국을 견제하는 역할에 더 깊이 들어갈 수 있다”는 현실을 전제로, 어디까지를 맡을지, 어떤 상황에서 선을 그을지에 대한 전략적 원칙을 준비해야 한다. 브런슨이 제시한 방향은 분명하지만, 이를 수용할지·어떻게 조정할지는 결국 한국 정부와 국민의 선택에 달려 있다는 점도 동시에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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