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집값 폭등기, ‘외국인 공포론’부터 부풀려졌다
올해 하반기 서울 집값이 급등하자, 시장 일각에서는 “외국인이 집값을 교란한다”, “중국인이 강남 아파트를 쓸어간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이 서사는 언론·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지만, 실제 등기·거래 데이터를 확인해 보면 체감과 통계 사이에 큰 괴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대출 규제·세제 강화 국면에서 외국인이 규제를 피한 ‘투기 세력’이라는 인식도 여론을 자극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숫자로 본 외국인 비중, 서울 거래의 ‘1%’
법원 등기정보를 분석한 결과, 올해 1~11월 서울에서 매매로 소유권이전등기를 신청한 매수인은 17만4,625명이었고 이 가운데 외국인은 1,787명으로 약 1%에 불과했다. 전년 동기 외국인 매수인은 1,615명에서 10.6% 늘었지만, 같은 기간 전체 매수 규모가 20% 가까이 증가하면서 외국인 비중은 오히려 1.1%에서 소폭 줄었다. 시장 전체 흐름을 좌우하기엔 규모 자체가 너무 작다는 의미다. 전문가들도 “이 정도 비율로는 가격을 끌어올리는 주도 세력이 되기 어렵다”고 평가한다.

국적별 비중, 강남·마용성은 오히려 북미가 다수
서울 내 외국인 매수인의 국적별 비중은 중국 43%, 미국 30%, 캐나다 9% 정도로 집계된다. 이 수치만 보면 “중국인 비율이 가장 높다”는 말은 사실이지만, 문제는 지역별 분포다. 강남·서초·송파와 마포·용산·성동 등 이른바 한강벨트 집합건물 매수 외국인 583명 중 미국 국적이 313명, 캐나다가 93명으로 10명 중 7명이 북미 국적이었다. 같은 구역에서 중국인 매수인은 71명(12.2%)에 그쳐, “강남을 중국인이 싹쓸이한다”는 이미지는 데이터와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중국인 매수, ‘강남’이 아니라 ‘생활권 밀집지역’에 몰렸다
중국 국적 매수인은 강남 3구보다 구로·금천·영등포·강서·광진·관악 등 중국인 거주·상권이 밀집한 지역에 집중됐다. 구로에서 134명, 금천 116명, 영등포 92명, 강서 64명 등으로, 실제로는 직장·상권·지인 네트워크가 형성된 중저가·실거주·임대 수요 위주 지역에 매수가 몰린 양상이 강하다. 즉 “초고가 한강변 아파트 투기 세력”이라기보다, 이미 형성된 디아스포라 커뮤니티 주변에서 소규모 매매가 이어지는 구조에 가깝다는 뜻이다.

토지거래허가·규제 강화, 외국인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
정부는 여론을 의식해 8월 26일부터 서울 전역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 외국인 토지거래허가구역 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시행 직후 한 달간 외국인 매수는 8월 177명, 9월 174명으로 큰 변화가 없었고, 오히려 미국인 매수자는 같은 기간 48명에서 74명으로 늘었다. 이후 10·15 부동산 대책 발표로 전체 시장이 관망세에 들어가면서 외국인 매수도 10월 154명, 11월 130명으로 줄었는데, 이는 내국인과 비슷한 ‘시장 냉각’ 패턴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는 분석이 많다.

‘외국인 탓’보다 정책 신뢰 회복이 우선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국내 부동산 매입 비중이 작고, 지역별로도 특정 벨트를 독점하는 수준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에서 “외국인 공포론이 여론 속에서 과도하게 부풀려졌다”고 지적한다. 문제는 이런 왜곡된 인식이 정책 불신을 키우고, 내국인 사이의 상대적 박탈감을 부추기며 시장을 더 불안하게 만든다는 데 있다. 실제 수치에 기반한 냉정한 판단과 더불어, 투기 억제·실거주 보호·공급 확대 등 근본 대책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외국인 탓” 논쟁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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