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전 소요 시간과 비용, 새로운 분석 기준으로 부상
국제정치를 오래 관찰해 온 분석가들 사이에서 최근 가장 많이 회자되는 단어는 침공도 전쟁도 아니다. 대신 작전 소요 시간, 투입 비용, 그리고 사후 관리 비용이라는 숫자가 먼저 언급된다. 베네수엘라에서 벌어진 사건은 바로 이 변화의 출발점으로 기록되고 있다. 특수부대가 투입되고 주권 국가의 정상이 생포됐지만 전면전이라는 단어는 끝내 사용되지 않았다. 외신들이 이 장면을 다루는 방식은 과거와 명확히 달랐다. 정치적 명분보다 구조적 효율을 먼저 분석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작전 개시부터 목표 확보까지 걸린 시간은 장기 점령이나 정권 교체를 전제로 한 전쟁의 시간표가 아니었다. 짧고 집중적인 작전이었고 병력 손실과 국제적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콜롬비아·쿠바·그린란드, 공통점은 자원과 통로
베네수엘라 이후 언급된 국가는 콜롬비아와 쿠바, 그리고 덴마크령 그린란드였다. 지역도 체제도 다른 이 국가들을 하나로 묶는 공통점은 정치가 아니라 자원과 통로다. 콜롬비아는 중남미 에너지와 물류망의 핵심축이고, 쿠바는 베네수엘라 석유 공급망의 연결고리다. 그린란드는 북극 항로와 희토류, 조기 경보 체계가 겹치는 전략적 요충지다. 베네수엘라의 석유 매장량은 세계 최대 수준으로 평가되며, 국제 유가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수천 조 원 단위의 자원이 땅속에 묻혀 있다. 미국이 선거보다 국가 정상화를 먼저 언급한 배경에는 이 자원의 시장 복귀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상화의 기준이 민주주의 절차가 아니라 에너지 공급 안정성으로 이동했다는 해석이다.

점령 없이 통제, 새로운 군사 행동 방식
과거의 개입은 장기 점령과 막대한 사후 비용을 전제로 했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사례에서 확인됐듯이 정권을 무너뜨린 뒤 유지 비용은 수백 조 원 단위로 불어났고 정치적 부담도 함께 쌓였다. 이번에는 구조가 다르다. 점령하지 않고 관리하지 않고 대신 핵심만 건드린다. 통치자가 아니라 흐름을 끊는 방식이다. 이 구조에서 군사력은 목적이 아니라 도구로 자리잡는다. 작전의 목표는 체제 전환이 아니라 시장 접근과 통제다. 베네수엘라 사례 이후 미국이 반복적으로 강조한 표현은 국가 재건이 아니라 정상화였다. 이 정상화라는 단어는 선거 일정이나 제도 개혁보다 석유 생산과 수출 재개 시점과 함께 언급됐다.

쿠바의 취약점, 동맹 붕괴만으로 체제 흔들려
쿠바는 이 구조의 취약점을 드러낸 사례다. 직접적인 공격 없이도 동맹의 붕괴만으로 체제 유지가 흔들리는 모습이 노출됐다. 베네수엘라 석유 공급이 차단될 경우 쿠바가 감당해야 할 에너지 공백은 단기간에 메울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전력 생산 차질은 산업과 의료, 교통 전반으로 확산된다. 이는 군사 행동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더 큰 압박을 가하는 결과를 만든다. 외신들이 쿠바를 단순한 표적이라기보다 다음 실험 대상으로 해석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모든 흐름을 관통하는 핵심은 비용 대비 효과다. 병력을 많이 투입하지 않고 오래 머물지 않으며 대신 상대의 구조적 취약점을 정확히 겨냥한다.

콜롬비아 해군, 한국산 해성 미사일 추가 도입 추진
이러한 국제 정세 속에서 콜롬비아는 자국 해군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콜롬비아 해군이 네덜란드 다멘 조선소와 협력하여 건조하는 신형 호위함에 한국산 해성 대함 미사일 탑재를 논의하고 있다. 해성은 최대 사거리 180km 이상으로 하푼(140km)보다 우수하고, 탄두 중량 250kg대로 하푼(221kg)이나 엑조세(165kg)보다 강력한 위력을 갖추고 있다. 2023년 미·중남미 해군 연합훈련에서 해성 미사일이 거대한 선박을 완전히 파괴하며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다. 해성은 해수면 5m 이하 고도에서 비행하는 시스키밍 기동으로 적 레이더 탐지를 회피하고, 최대 8개의 변침점을 통해 아군 함정과 섬을 피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K-방산, 중남미 해양 안보의 핵심 파트너로 부상
콜롬비아를 비롯한 중남미 국가들은 중국의 불법 어선과 해상 민병대로 인한 심각한 해양 안보 위협에 직면해 있다. 미국, 한국, 프랑스 등의 도움을 받아 중남미 해군들이 연합훈련을 실시하고 있을 정도다. 필리핀도 해성으로 중국산 유조선을 격침시키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유사한 안보 환경을 가진 국가들이 해성 도입을 검토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 해성 외에도 청상어 경어뢰 등을 콜롬비아 방산전시회에서 선보였으며, 다양한 해군 무기 체계의 수출이 확대될 전망이다. 베네수엘라 사태 이후 중남미 국가들의 국방력 강화 필요성이 급부상한 가운데, K-방산은 이 지역 해양 안보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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