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차 양산 예산 절반 수준으로 삭감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 1차 양산 예산이 당초 계획보다 8,000억 원 덜 반영되면서 공군의 차세대 전력 재편에 브레이크가 걸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와 방위사업청은 당초 2026~2027년 KF-21 블록1 40대 양산에 약 1조 5,000억 원 안팎의 예산을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예산 심의 과정에서 약 8,000억 원이 삭감되면서 실제 반영된 규모는 7,000억 원 수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40대 일괄 양산 약속 사실상 무산
KF-21 40대 도입에 필요한 생산비 구조를 감안하면 7,000억 원으로는 30대분만 충당이 가능하고 나머지 10대에 해당하는 약 4,000억 원은 사실상 뒤로 미뤄진 셈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 안팎에서는 40대를 일괄 양산하겠다던 정부 약속이 사실상 무너졌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번 예산 축소는 공군이 애초 그려온 KF-21 체계 전환 시나리오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F-35A 2차 도입과의 재원 경쟁
문제는 예산 축소의 배경에 다른 대형 사업과의 재원 경쟁이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다. 방위사업청은 2023년 12월 미국 정부와 구매계약서를 체결하고 2027년부터 F-35A 20대를 추가 전력화하는 차기전투기 2차 사업을 확정했다. 사업비는 4조 원대 규모로 추산되며 2027년 전후로 대금 지급이 집중된다. 여기에 F-15K 성능개량, 항공통제기 2차 도입, 공중급유기 증강 등 고가의 항공 전력 사업이 일제히 예산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생산라인 연속성 위협과 협력업체 타격
KF-21 생산라인은 블록1 40대와 블록2 80대를 연속 양산하는 전제를 두고 전방 및 후방 공정을 설계한 상태다. 중간에 예산이 끊기면 완성기 출고 일정부터 블록2 전환 시점까지 줄줄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KAI는 동체 구조물, 엔진, 항전장비, 레이더 등 주요 품목을 수년 치 물량 기준으로 협력업체들과 장기계약을 맺어둔 상태여서 40대 기준이 30대로 바뀔 경우 납품 시기 조정, 단가 재협상, 라인 가동률 저하 등이 1차 및 2차 협력업체 전체에 파급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과거 사례와의 데자뷔
과거에도 유사한 사례가 있었다. 2000년대 후반 F-15K 2차 도입 시기에는 T-50 양산이 겹치면서 생산 단절과 인력 운용 공백이 발생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트럼프 1기 당시에는 F-35A 1차 도입과 KF-21 예산 편성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KF-21 블록1 물량이 40대에서 20대로 줄었다가 다시 40대로 회복되는 혼선도 반복됐다. 이번에도 전투기 해외 도입 때마다 국산 기체 예산이 뒤로 밀린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전력 공백과 보라매 체제 출범 우려
이번 8,000억 원 규모의 KF-21 양산 예산 축소는 단순한 연도별 조정이 아니라 블록2 80대와 차세대 스텔스 및 엔진 국산화까지 이어질 한국 공군 전력 구조 개편의 기로가 될 전망이다. 공군은 2028년까지 F-4와 F-5 구형 전투기 100여 대 이상을 순차 퇴역시키고 그 공백을 KF-21으로 메운다는 계획을 세웠다. 노후 전투기 퇴역 시기와 국산 전투기 전력화 시점이 어긋날 경우 공군이 한 세대 동안 준비해온 보라매 체제가 출범 첫 단계에서부터 전력 공백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방사청, 안정적 추진 강조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KF-21 최초 양산 사업과 관련해 현재 다양한 재원 배분 시나리오를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KF-21 도입 일정 순연이나 예산 조정과 관련해서는 아직 확정된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필요할 경우 재정 당국과 긴밀히 협의하면서 국방부 및 공군과도 계속 긴밀히 공조해 KF-21 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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