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입부
기업의 목표는 이익이라고 배워왔습니다. 원가를 낮추고, 마진을 높이고,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이 기업 경영의 기본 공식처럼 여겨집니다. 그런데 이 공식에서 완전히 벗어난 선택을 하는 기업들이 있습니다. 만들수록 손해고, 팔아도 적자인 제품임을 알면서도 생산을 멈추지 않습니다. 이유는 단 하나, 돈이 목적이 아닌 제품들이기 때문입니다. 숫자로는 설명되지 않는 선택, 오늘은 기업들이 ‘알면서도 손해 보는 장사’를 하는 진짜 이유를 살펴보겠습니다.

본론① 기업은 왜 적자인 걸 알면서도 만들까
기업 내부에서는 제품 하나하나의 손익 구조가 명확하게 계산됩니다. 개발비, 원재료비, 생산비, 유통비, 인건비까지 모두 숫자로 드러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제품은 처음부터 “이건 이익이 안 난다”는 걸 알면서도 기획됩니다.
이런 제품들의 공통점은 시장이 크지 않다는 점입니다. 대량 판매가 어렵고, 가격을 올리면 소비자가 접근할 수 없습니다. 일반적인 경영 논리라면 출시되지 않아야 정상입니다. 하지만 이 제품들은 기업의 ‘선택’으로 세상에 나옵니다.

본론② 8억 개발비, 연매출 5천만 원의 제품
대표적인 사례가 **CJ제일제당**의 햇반 저단백밥입니다. 이 제품은 신장 질환 환자처럼 단백질 섭취를 제한해야 하는 사람들을 위해 개발됐습니다.
문제는 시장 규모였습니다. 수요가 극히 제한적이었고, 대량 생산으로 단가를 낮추기도 어려웠습니다. 실제로 개발비만 약 8억 원이 들어갔지만, 연매출은 5천만 원 수준에 그쳤습니다. 숫자만 보면 중단해야 할 제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산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본론③ 컵시리얼, 팔수록 손해인 이유
**동서식품**의 컵시리얼도 비슷한 사례입니다. 간편한 아침 식사 대용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제조 공정과 포장 비용이 높아 수익성이 낮은 제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 제품이 유지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아침을 거르는 사람들, 특히 학생과 직장인에게 최소한의 영양을 제공하겠다는 목적입니다. 이 제품은 ‘잘 팔리는 상품’이 아니라 ‘없어지면 안 되는 상품’으로 분류됩니다.

본론④ 특수분유, 돈보다 중요한 이유
**매일유업**이 생산하는 특수분유는 기업의 대표적인 사회적 선택으로 꼽힙니다. 알레르기, 희귀 질환, 선천적 대사 이상을 가진 아이들을 위한 분유는 생산량이 극히 적고, 원가가 매우 높습니다.
가격을 높이지 않으면 적자가 나고, 가격을 올리면 부모들이 감당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매일유업은 “누군가는 만들어야 한다”는 이유로 생산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 제품은 수익이 아니라 생존과 직결된 선택입니다.

본론⑤ 미숙아 기저귀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
**유한킴벌리**의 미숙아 전용 기저귀 역시 비슷합니다. 일반 기저귀보다 훨씬 작은 시장, 높은 생산 난이도, 낮은 판매량으로 인해 수익성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미숙아에게 맞는 기저귀가 없다면, 그 불편과 위험은 고스란히 부모와 아이에게 돌아갑니다. 이 제품은 기업 입장에서는 손해지만, 사회 전체로 보면 반드시 존재해야 하는 제품입니다.

본론⑥ 이 제품들의 공통점
이 적자 제품들의 공통점은 명확합니다.
첫째, 대체제가 거의 없습니다.
둘째, 소비자가 가격 선택권을 갖기 어렵습니다.
셋째, 없어진다면 특정 집단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습니다.
이 조건이 충족되는 순간, 기업은 단순한 이익 계산을 넘어 ‘책임’이라는 기준으로 판단을 하게 됩니다.

본론⑦ 기업이 얻는 건 정말 아무것도 없을까
이런 선택이 전혀 보상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직접적인 매출은 없지만, 브랜드에 대한 신뢰는 쌓입니다.
“이 회사는 필요한 제품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인식은 숫자로 환산되지는 않지만, 위기 상황에서 소비자 선택에 큰 영향을 줍니다. 이는 광고로 만들 수 없는 자산입니다.

본론⑧ 착한 마음이 모여 시작된 제품들
이 제품들은 대개 내부 구성원의 문제 제기에서 시작됩니다. “이 제품, 누군가에게 꼭 필요하다”는 이야기에서 출발합니다.
경영진이 이 제안을 받아들이는 순간, 그 제품은 사업이 아니라 약속이 됩니다. 그래서 손해가 나도 쉽게 접을 수 없습니다. 기업이 사회의 일부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본론⑨ 손해를 감수하는 기업의 진짜 계산
겉으로 보면 감정적인 선택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이는 기업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선택입니다.
모든 걸 수익으로만 판단하는 기업과, 꼭 필요한 것을 남기는 기업. 소비자는 이 차이를 기억합니다. 그리고 그 기억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강해집니다.

요약본
기업이 손해를 보면서도 제품을 파는 이유는 경영 실패가 아니라 선택입니다. 햇반 저단백밥, 컵시리얼, 특수분유, 미숙아 기저귀처럼 시장은 작지만 반드시 필요한 제품들은 수익보다 책임이 우선됩니다.
이 제품들은 착한 마음에서 시작됐고, 사회를 향한 기업의 태도를 보여주는 상징이 됩니다. 기업은 이익을 위해 존재하지만,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신뢰라는 더 큰 자산을 남길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기업들은 오늘도 알면서 적자를 감수합니다. 그 손해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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