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캐나다·중국 접근에 노골적 불만 표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와 중국의 관계 개선 움직임에 강한 불쾌감을 드러내며 또다시 논란성 발언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캐나다의 아이스하키 문화를 없애려 한다는 주장을 펼치며, 미·캐나다를 잇는 핵심 인프라인 고디 하우 국제대교의 개통을 허용하지 않겠다고까지 언급했다.
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캐나다를 직접 겨냥한 글을 게시하며 “캐나다는 미국을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외교 현안과 전혀 무관해 보이는 스포츠와 인프라 문제까지 끌어들인 점에서, 캐나다의 대중 접근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감정적 반응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은 아무것도 못 얻었다”…국제대교까지 압박 카드로
트럼프 대통령은 고디 하우 국제대교 건설 과정을 문제 삼으며 불만을 확대했다. 그는 “사실상 미국산 자재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다리를 지었다”며 “미국은 얻은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가 제공한 것들을 고려하면 최소한 이 자산의 절반은 미국이 소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디 하우 국제대교는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와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를 연결하는 대형 인프라 사업으로, 2018년 착공돼 올해 하반기 개통을 앞두고 있다. 북미 물류와 자동차 산업의 핵심 통로로 평가받는 시설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외교·통상 갈등의 압박 수단으로 끌어올렸다. 전문가들은 “이미 완공 단계에 접어든 국제 교량을 정치적 불만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실제 정책 실행보다는 강경 메시지 전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분석한다.

“중국이 아이스하키 없앤다”…상징적 자존심 공격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중 가장 논란이 된 부분은 중국과 캐나다의 관계를 아이스하키와 연결한 대목이다. 그는 “캐나다가 중국과 무역 협정을 체결하면 중국이 가장 먼저 할 일은 캐나다의 모든 아이스하키 경기를 중단시키고 스탠리컵을 영구적으로 없애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탠리컵은 북미 아이스하키 리그(NHL) 최종 우승팀에게 수여되는 트로피로, 아이스하키 종주국인 캐나다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고디 하우 국제대교 역시 캐나다 출신 전설적인 아이스하키 선수 고디 하우의 이름을 딴 시설이라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캐나다의 문화적 자존심을 정면으로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실성과는 거리가 먼 주장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캐나다 여론을 자극하고 중국과의 협력에 대한 불안을 증폭시키려는 정치적 수사라는 분석이 나온다.

캐나다의 대중 외교, 트럼프의 레드라인 건드리다
트럼프 대통령의 격한 반응은 최근 캐나다의 외교 행보와 맞물려 있다. 지난달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중국을 방문해 관계 개선을 모색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반발했다. 그는 당시 “캐나다가 중국과 무역 협정을 체결하면 캐나다산 제품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미국 중심의 공급망과 안보 질서를 중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캐나다의 대중 접근은 전략적 배신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캐나다가 미국의 핵심 동맹국이라는 점에서, 중국과의 협력 강화는 트럼프식 외교 노선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외교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를 본보기 삼아 다른 동맹국들의 대중 접근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해석한다.

말의 수위는 높아졌지만, 실제 행동은 미지수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고디 하우 국제대교 개통을 막거나 캐나다에 초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는 미국 경제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발언을 트럼프 특유의 압박형 정치 수사로 평가하면서도, 이런 발언이 반복될수록 미·캐나다 관계에 불필요한 긴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분명하더라도, 동맹국을 공개적으로 모욕하는 방식은 장기적으로 미국의 외교 신뢰도를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캐나다와 중국의 관계 개선을 둘러싼 논란은 단순한 외교 갈등을 넘어, 미국 중심 질서에 대한 트럼프식 대응의 한계를 드러내는 사례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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