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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강국 일본, 중국이 뒤집었다”…업계 뒤흔든 변화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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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사의 포인트
텐센트의 게임 사업 매출이 약 36조 원 규모에 도달하면서 소니를 사정권에 두는 등, 중국 게임사들이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미호요(miHoYo)와 하이퍼그리프(Hypergryph) 등은 일본풍 애니메이션형 게임 분야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으며, M&A와 데이터 활용, 생성 AI 도입을 통해 개발 효율과 성공 확률을 높이고 있다. 반면 일본 게임 기업들은 외부 협력에 소극적인 ‘자력주의’와 AI 활용에 대한 신중한 태도에 발목이 잡히면서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술과 자본, 데이터를 통합하는 전략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한때 ‘게임 강국’으로 세계 시장을 주도했던 일본의 위상은 최근 들어 흔들리고 있다. 중국 IT 대기업 텐센트의 게임 사업 매출은 약 36조 원 규모로 성장해 소니 그룹의 게임 부문(SIE)을 위협할 정도가 됐다. 과거 ‘모방’이라는 비판을 받던 중국 게임 산업은 이제 품질과 규모, 자본력 등 여러 측면에서 일본을 앞서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변화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인 경쟁력 이동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 배경에는 일본 게임 산업이 안고 있는 두 가지 약점, 즉 외부 협력을 꺼리는 ‘자력주의’와 인공지능 활용에 신중한 문화가 자리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목차

일본 시장을 잠식하는 중국

실제로 일본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미호요(miHoYo)의 ‘원신’과 ‘붕괴: 스타레일’, 텐센트 계열의 ‘승리의 여신: 니케’, 하이퍼그리프(Hypergryph)의 ‘아크나이츠’ 등 중국 개발사의 게임들이 매출 상위권을 꾸준히 차지하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이들 게임 상당수가 일본식 애니메이션 스타일을 정교하게 구현하고 이를 발전시켰다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일본이 강점을 보여온 애니메이션형 게임 분야에서도 중국 기업들이 품질과 운영, 수익성 측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더 중요한 특징은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 시장은 여러 거점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며, 북미와 유럽, 동남아시아 등 다양한 지역을 동시에 공략하는 전략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텐센트는 ‘게임사’가 아니다

중국 게임 산업의 경쟁력을 가장 잘 보여주는 기업은 텐센트다. 텐센트는 단순한 게임 개발사가 아니라 거대한 플랫폼 기업이다.

텐센트는 ‘포트나이트’를 개발한 에픽게임즈(Epic Games), ‘클래시 로얄’로 유명한 슈퍼셀(Supercell) 등 세계적인 게임 스튜디오에 투자하거나 인수하며 글로벌 개발 네트워크를 구축해 왔다. 그러나 텐센트의 경쟁력은 단순한 자본력에 그치지 않는다.

가장 큰 강점은 메신저 서비스 ‘위챗(WeChat)’을 통해 축적한 방대한 사용자 데이터다. 이용자의 플레이 방식과 과금 성향, 접속 시간 등을 분석해 게임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발 전략을 세운다. 게임 개발을 ‘감각’의 영역이 아니라 ‘확률’의 영역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전략 컨설턴트 다카노 테루는 “텐센트는 단순한 게임 회사라기보다 데이터 기업에 가깝다”며 “개발 스튜디오를 네트워크로 묶는 것뿐 아니라 사용자 행동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활용해 흥행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는 기존 일본 게임 기업들이 갖지 못했던 새로운 경쟁 축”이라고 말했다.

‘생성형 AI’라는 새로운 분수령

중국 게임사들과 일본 기업 간 격차를 더욱 벌리는 요인으로 생성형 인공지능(AI) 활용이 꼽힌다. 중국 기업들은 캐릭터 제작과 배경 생성, 시나리오 보조 등 다양한 분야에 AI를 적극 도입하며 개발 속도와 비용 효율을 크게 끌어올렸다. 특히 라이브 서비스형 게임에서는 이벤트 업데이트의 빈도와 완성도가 수익과 직결되는 만큼, 이런 차이는 치명적일 수 있다.

반면 일본에서는 AI 도입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여전히 높은 편이다. 2026년 초 사이게임즈가 ‘Cygames AI Studio’ 설립을 발표했을 때도 SNS에서는 “AI가 창작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회사는 게임 내 일러스트에 생성형 AI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설명하는 등 논란을 진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세가와 캡콤 역시 관련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지만 실제 활용에는 비교적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전략 컨설턴트 다카노 테루는 “일본은 창작자의 권리와 문화를 중시하는 경향 때문에 기술 도입에 대한 사회적 합의 형성이 늦어졌다”며 “그 결과 개발 현장의 생산성에서 큰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AI는 창의성을 빼앗는 존재가 아니라 창작을 확장하는 도구로 재정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자력주의’가 낳은 구조적인 한계

일본 게임 산업이 안고 있는 또 다른 문제로는 기업 문화에 깊게 자리 잡은 ‘자력주의’가 지목된다. 소니와 닌텐도는 자사 하드웨어와 지식재산권(IP)을 중심으로 높은 수익 구조를 구축해 왔다. 그러나 이런 성공 경험이 외부와의 협력이나 자본 전략의 유연성을 제한하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중국 기업들은 인수·합병(M&A)과 지분 투자를 통해 외부 자원을 적극적으로 흡수하며 빠른 확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 텐센트가 세계 각지의 게임 스튜디오를 연결하는 ‘연방형’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과 달리, 일본 기업 가운데 상당수는 여전히 단독 중심의 운영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한때 스마트폰 게임으로 세계 시장에서 큰 성과를 냈던 일부 일본 기업들은 최근 성장 둔화를 겪고 있다. 국내 시장 의존도가 높고, 특정 히트작에 의존하는 사업 구조가 외부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다카노는 “일본 기업은 여전히 높은 수준의 IP를 보유하고 있다”면서도 “이를 글로벌 시장에서 최대한 활용할 체계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본 전략과 데이터 활용, AI 도입이라는 세 영역에서 뒤처짐이 누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크리에이티브 강국’ 일본의 미래

그렇다면 일본에 승산은 남아 있는가. 전문가들은 가능성은 존재하지만 과거의 방식만으로는 이를 실현하기 어렵다고 본다.

일본은 여전히 캐릭터 설계와 세계관 구축, 서사 구조 등 창작 분야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다. 다만 이러한 강점을 글로벌 시장에서 극대화하려면 기술과 자본 중심의 전략을 함께 받아들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생성형 AI 활용, 해외 파트너와의 협력, 데이터 기반 개발 체계 등을 결합해야만 중국 기업들과 대등한 경쟁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다카노는 “지금의 쟁점은 일본다움을 지킬 것인가가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진화시킬 것인가”라며 “기술을 거부할 것이 아니라 문화를 기술과 융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같은 발상 전환을 이루느냐가 향후 10년 게임 산업의 승패를 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텐센트에 이어 미호요(miHoYo)와 같은 신흥 스튜디오들이 성장하면서 중국 게임 산업은 새로운 성장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들은 일본의 성공 모델을 분석한 뒤 자본과 기술을 결합해 이를 발전시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반면 일본은 과거의 성공 경험과 기술 도입에 대한 신중한 태도에 묶여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변화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크리에이티브 강국’이라는 브랜드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생성형 AI라는 새로운 경쟁 축의 등장으로 그 격차는 시간과 함께 기하급수적으로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36조 원 규모의 자본과 방대한 데이터, 그리고 AI를 무기로 한 경쟁자들과 맞서야 하는 상황에서 일본 게임 산업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더 이상 시간이 없다.

(글=BUSINESS JOURNAL 편집부, 협력=타카노 테루/전략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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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저널(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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