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월 2일, 이란과의 군사 충돌과 관련해 첫 대국민 생중계 연설을 진행하던 도중 백악관의 금색 커튼을 자랑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약 1만 명에 가까운 청중이 모인 자리에서 미 육군 장병 3명에게 명예훈장을 수여하는 행사와 대국민 연설을 함께 진행했다.
그는 평소처럼 준비된 연설문에서 벗어나 즉흥 발언을 이어갔다. 특히 자신의 뒤편에 드리워진 금색 커튼을 언급하며, 해당 커튼이 향후 백악관에 건설될 예정인 연회장 공사 구역을 가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커튼을 자신이 직접 선택한 것이라고 강조하며 여러 차례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몸을 돌려 뒤쪽을 힐끗 바라보며 “저 예쁜 커튼 보이십니까?”라고 말했다.
이어 “저 커튼이 내려가면 지금은 아주 깊은 구덩이만 보이겠지만, 약 1년 반 뒤에는 아주 아름다운 건물이 들어서게 될 것”이라며 “바로 그곳이 새 건물의 입구가 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실 저 커튼이 워낙 근사해서 그대로 두고 문 설치 비용은 아낄 생각”이라며 “저것보다 더 아름다울 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또 “저 커튼은 제 첫 번째 임기 때 제가 직접 고른 것”이라며 “나는 원래 금색을 좋아한다. 우리는 이걸로 상당한 비용을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의 연설이 생중계로 방송되자 소셜미디어에서는 곧바로 반응이 쏟아졌다. 일부 이용자들은 “방금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이냐”는 반응을 보이며 당혹감을 나타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은 이 장면을 두고, “트럼프가 이란과의 전쟁을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어놓고 상당한 시간을 커튼과 자신의 연회장 이야기에 쏟았습니다. 저게 ‘분노의 커튼(drapes of wrath)’이겠죠???”라며 풍자 섞인 농담을 내놓았다.
진보 매체 ‘마더 존스’ 편집장 데이비드 콘은 “이란 전쟁 관련 발언에서 트럼프는 작전에서 전사한 미군들을 기리는 시간보다 커튼과 자신의 연회장 이야기에 더 많은 시간을 썼다”고 지적했다.
MS NOW 프로듀서 카일 그리핀이 트럼프의 두서없는 발언을 문제 삼자, 피터스 J 베크룸바는 “부엌에서 커피를 내리고 있었는데, 뉴스에 트럼프의 생방송 연설이 나오고 있었어요. 제가 제대로 들은 게 맞나요? 우리가 지금 이란을 폭격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는 아름다운 문이니 커튼이니, 금색을 좋아한다느니 하는 얘기를 하고 있다니요? 제발 제가 잘못 들은 거라고 말해 주세요”라고 거들었다.
변호사 켄 화이트는 “조 바이든은 커튼 따위에 신경 쓸 만큼 졸려서 멍하니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고 비꼬았다.
전 시카고 트리뷴 편집자 마크 제이콥은 “트럼프는 중동에서 전쟁을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하다가 곧 흥미를 잃은 듯 커튼과 자신의 연회장 이야기로 화제를 돌렸다”며 “그는 정신적으로 직무를 수행할 능력이 없으며,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보 성향 매체 ‘더 뉴 리퍼블릭’의 오시타 느와네부는 이러한 상황의 괴리를 지적했다. 그는 “불과 1분 전까지만 해도 트럼프는 이란과의 전쟁이 ‘필요한 만큼 오래’ 계속될 것이라며 ‘나는 싫증 내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지금은 자신이 골랐다는 커튼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뉴욕 매거진의 연예·TV 매체 ‘벌처’의 조 애달리언은 “미국인들이 전쟁에서 목숨을 잃고 있는데, 그는 여전히 커튼 이야기를 늘어놓고 있다. 언론은 이런 장면은 모른 척한 채, 트럼프를 강인한 최고사령관으로 포장할 것이다. 그는 횡설수설하는 바보일 뿐인데, 전화를 잘 받아 준다는 이유로 다들 눈감아 주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AnyOneButTrump’라는 이용자는 “그는 지금 정말로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