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연방대법원의 엘리나 케이건 대법관이 캘리포니아주가 시행 중인 학생 성 정체성 관련 비밀 보장 정책에 반대해 온 종교적 신념의 학부모들에게 항소를 허가한 월요일자 ‘그림자 심리(shadow docket)’ 결정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을 냈다. 그는 반대의견에서 보수 성향 대법관들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케이건 대법관은 이 반대의견에서, 다수 의견을 구성한 대법관들이 진보 진영의 법적 권리를 약화시키기 위해, 정작 자신들이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깎아내렸던 법리를 끌어다 썼다고 지적했다.
케이건 대법관은 “다수 의견은 기존 구제조치를 유지한다고 하면서도, 주 정부 정책이 ‘부모를 배제해’ 자녀의 정신 건강과 관련된 결정 과정에 부모를 참여시키지 않는다고 설명하고 있다”고 적었다.
이어 그는 “그러나 다수 의견이 사용하는 표현만 봐도 그 논리가 얼마나 위태로운지 드러난다”며 “재판부는 부모의 권리를 인정한다고 하면서도, 그 권리의 법적 근거가 되는 핵심 개념은 끝내 명시하지 못하고 있다. 그 개념이 바로 ‘실질적 적법 절차(substantive due process)’”라고 비판했다.
케이건은 또 “최근 헌법 논쟁에 조금이라도 익숙한 사람이라면 그 이유를 쉽게 알 수 있다”며 “실질적 적법 절차라는 개념은 최근 이 재판부, 특히 오늘 다수 의견에 선 대법관들로부터 지속적으로 배척돼 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적법 절차 조항 자체는 어떤 형태의 부모 권리도 명시적으로 규정하지 않는다”며 “이 조항은 단지 주 정부가 ‘법에 따른 적법 절차’ 없이 개인의 ‘자유’를 박탈하는 것을 금지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수 의견에 선 대법관들은 ‘자유’라는 포괄적인 개념을 통해 구체적인 권리를 헌법에 도출해낼 수 있다는 해석에 대해, 때로는 노골적인 적대감까지 드러내며 회의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고 꼬집었다. 그는 그 대표적 사례로 낙태권을 보장했던 ‘로 대 웨이드(Roe v. Wade)’ 판결을 뒤집은 ‘돕스 대 잭슨 여성 건강기구(Dobbs v. Jackson Women’s Health Organization)’ 판결을 들었다.
케이건 대법관의 비판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이번 사건에서 다수 의견에 선 일부 대법관들이 과거에는 ‘실질적 적법 절차’라는 개념 자체를 정면으로 부정하거나 강하게 비판해 왔다며, 그 구체적인 사례들을 조목조목 짚어 나갔다.
케이건 대법관은 “어느 한 대법관은 실질적 적법 절차를 ‘특히 위험한’ 법적 허구라고 규정하며, 이 개념이 판사들로 하여금 ‘개인적 견해만을 근거로 헌법이라는 영역을 제멋대로 돌아다니게 만든다’고 주장했다”고 적었다. 이는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의 발언을 인용한 것이다.
또 “다른 한 대법관은, 국민이 스스로 판단해야 할 문제에 대해 ‘적법 절차의 실질적 요소’를 앞세워 정책을 좌우해 온 사법부의 오·남용을 지적했다”고 썼는데, 이는 닐 고서치 대법관의 과거 발언이다.
이어 “세 번째 대법관은 실질적 적법 절차에 근거해 50년간 유지돼 온 권리를 폐기하는 결정을 옹호하면서, ‘헌법은 선출되지 않은 이 재판부 9명에게 헌법을 일방적으로 다시 쓸 권한을 부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브렛 캐버노 대법관의 발언을 인용한 것이다.
이에 대해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은 별도의 동의 의견을 통해 반박에 나섰다. 그는 이번 재판부가 실질적 적법 절차라는 개념을 전면 부정하고 있다는 식의 비판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배럿 대법관은 “돕스 판결은 실질적 적법 절차라는 법리 자체를 부정한 것이 아니며, 그 법리가 보호해 온 다른 비(非)명시적 권리들까지 의문에 부친 것도 아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돕스 판결이 나왔다고 해서, 기존의 모든 실질적 적법 절차 판례가 글럭스버그 판례와 충돌한다고 볼 수는 없다”며 “더 나아가 선례 존중 원칙이 그러한 판례들을 뒤집어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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