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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빅테크가 인도에 약 90.9조 원 규모의 데이터센터 투자를 발표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서는 NTT데이터가 약 13.64조 원을 투입해 주요 도시에 거점을 확장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데이터 로컬리제이션 정책과 AI 서비스의 저지연 수요가 호재로 작용하고, 재생에너지 확보와 지정학적 리스크 회피 노력이 일본 기업들에게 새로운 인프라 우위 전략을 제공하고 있다.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IT 공룡들이 잇따라 발표한 ‘인도 조 단위 투자’는 전 세계의 관심을 끌었다. 인구 14억 명을 보유한 인도가 향후 ‘세계 최대 AI 연산 허브’로 떠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 데이터센터(DC) 투자 붐의 또 다른 수혜자는 의외로 일본 기업들이다. GAFA가 대규모 투자를 발표할 때마다 실제 건설과 운영의 상당 부분이 일본 통신·IT 기업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한 건설 호황이 아니라, 디지털 패권 경쟁에서 일본 기업들이 선택한 새로운 인프라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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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GAFA는 ‘직접 구축’ 전을 바꿨나
보통 빅테크 기업들은 자체 설계와 자체 운영 방식을 고집한다. 서버 구성, 냉각 시스템, 전력 계약 등 모든 요소를 자체적으로 최적화해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일반적인 방식이다.
그러나 인도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우선 허가 절차가 매우 복잡하다. 주마다 규제가 달라 토지 확보와 환경 인허가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 또한 전력 공급이 불안정해 대규모 전력 확보에는 장기 계약과 정치적 신뢰가 필요하다. 여기에 토지 소유권 문제나 인프라 연결 지연 등 신흥국 특유의 리스크도 크다.
외국계 클라우드 기업의 일본 법인 임원은 이렇게 설명한다.
“AI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에서 시장 진입을 3년씩 기다릴 수는 없다. 이미 구축된 시설과 운영 경험을 갖춘 사업자의 데이터센터를 통째로 임대하는 편이 시간과 리스크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NTT데이터와 KDDI 같은 일본 기업들이 떠오르고 있다.
NTT데이터의 13.6조 원 투자의 의미
NTT 그룹은 2012년 인도 DC 대형업체인 네트매직을 인수한 뒤 뭄바이·첸나이·델리·벵갈루루 등 주요 도시로 사업을 확장해 왔다. 누적 투자액은 약 1.5조 엔(약 13.64조 원) 규모에 이른다.
현재 NTT데이터는 글로벌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상위권에 자리하고 있으며, 일본 기업으로서는 이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강점은 단순한 공간 임대가 아니다. 대형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과 냉각 능력이 필요하다. NTT는 재생에너지 확보와 장기 전력 계약을 결합한 ESG형 인프라를 구축해 왔다. 탈탄소를 중시하는 구글·아마존 같은 고객들에게 이는 중요한 경쟁력이다.
디지털 인프라 정책에 정통한 국제 경제 전문가는 이렇게 분석했다.
“데이터센터는 단순 부동산이 아니라 국가 경제안보의 핵심 인프라다. 재생에너지 비율, 전력 안정성, 사이버 보안이 확보되어야만 진정한 ‘전략자산’이 된다. NTT의 강점은 통신·전력·운영을 통합하는 종합 인프라 역량으로, 순수 클라우드 기업이 쉽게 대체할 수 없는 부분이다.”
데이터 로컬리제이션이 만든 장벽
인도 정부는 데이터 주권을 강하게 의식하고 있다. 결제정보나 의료데이터 등 민감 정보의 국내 저장을 의무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정비 중이다. 이른바 ‘데이터 로컬리제이션’ 정책이다.
이 정책은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들에게 큰 제약이 된다. 기존처럼 데이터를 싱가포르나 유럽 데이터센터에 분산 저장하는 방식으로는 대응하기 어렵다.
또한 생성형 AI 확산으로 저지연 데이터 처리의 중요성이 커졌다. 인도 내에 계산 인프라를 두지 않으면 서비스 품질 유지가 어려워진다.
결국 법적 규제와 물리적 요구 모두에서 인도 내 데이터센터는 불가피한 선택이다.
지정학과 ‘디지털 식민화’ 회피
오늘날 철도나 항만이 전략 인프라였던 것처럼, 데이터센터와 해저 케이블은 디지털 시대의 핵심 인프라다. 이를 누가 운영하느냐는 곧 안보 문제로 연결된다.
미중 갈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인도는 중국 통신장비 배제 정책을 추진하면서도 미국 의존도를 지나치게 높이는 것은 피하려 한다.
이 과정에서 정치적으로 비교적 중립적이고 기술 신뢰도가 높은 일본 기업이 ‘제3의 선택지’로 부상하고 있다.
국제안보 전문가 하타다 유이치는 이렇게 평가한다.
“인도는 디지털 주권을 유지하면서 외국 자본을 활용하려는 균형 전략을 택하고 있다. 일본 기업은 군사적 색채가 약하고 장기 투자 성향이 강하다. 인도 정부 입장에서는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다.”
리스크: 전력과 인재
물론 위험 요소도 있다. 첫째는 전력 공급이다. AI용 데이터센터는 기존 시설보다 훨씬 많은 전력을 소비한다. 인도 전력망은 여전히 석탄 의존도가 높고 정전 위험도 남아 있다. 재생에너지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둘째는 인재 확보다. 데이터센터 운영에는 전기·기계·IT를 아우르는 전문 인력이 필요하지만 숙련 인력은 제한적이다. GAFA가 높은 급여로 인재를 흡수할 경우 일본 기업은 인력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하타다 분석가는 이렇게 지적한다.
“데이터센터 사업은 부동산 사업이 아니라 운영 산업이다. 가동률 99.999%를 유지할 수 있는 조직과 인력이 경쟁력의 핵심이다. 일본 기업은 품질 관리에 강점을 지녔지만, 현지화에 실패하면 우위를 유지하기 어렵다.”
일본 기업이 찾아낸 ‘공생형 전략’
이번 인도 데이터센터 투자에서 드러난 것은 일본 기업들이 GAFA와 정면 경쟁하기보다는 그들이 활동할 무대를 제공하는 전략을 택했다는 점이다.
검색 엔진이나 운영체제 같은 소프트웨어 경쟁에서는 승산이 적다. 대신 전력, 냉각, 건물, 통신망 같은 인프라를 장악하는 전략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는 제조업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일본 기업들이 찾아낸 새로운 생존 모델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10조 엔(약 90.9조 원)규모 투자 뉴스 뒤에서 일본 기업들은 인도 시장에서 ‘플랫폼을 지탱하는 기반 사업자’, 즉 디지털 인프라의 ‘지주’ 역할을 차근히 구축하고 있다.
21세기 패권 경쟁은 알고리즘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그것을 움직이는 물리적 인프라의 소유와 통제 여부가 관건이다. 인도의 데이터센터 건설 붐은 바로 그 최전선이다.
(글=BUSINESS JOURNAL 편집부, 협력=하타다 유이치/정치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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