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이 리치먼드]
우리가 매 순간 조율이 안 된 바이올린처럼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이란 전쟁과 개전 첫 주의 공습만 보더라도 그렇다. 아무것도 모르는 트럼프 대통령과, 그보다 더 무능한 ‘전쟁부’ 장관은 이 전쟁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 왜 시작했는지 묻는 질문에 화를 낸다. 그러나 정작 그들 스스로도 전쟁의 목적과 방향을 명확히 설명하지 못하는 듯 하다.
처음 내세운 명분은 분명했다. 이란이 미국 본토까지 도달할 수 있는 핵탄두와 탄도미사일을 개발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정권 교체’라는 말이 등장했다. 사실상 폭력적인 ‘정권 전복’을 의미하지만, 그렇게 표현하면 부담스러우니 완곡한 표현으로 포장한 것으로 보인다.
이어 나온 설명은 이랬다. “이란은 잔혹하고 억압적인 국가이며, 세계 최대의 테러 지원국 가운데 하나”라는 주장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등장한 논리는 “이란 국민에게 해방을 가져다주기 위해서”라는 것이었다.
이처럼 명분이 계속 바뀌고 있다.
계속 바뀌는 명분을 지켜보고 있으면 다음에는 어떤 설명이 등장할지 궁금해질 정도다. 심지어 “이스라엘이 알파벳 순서에서 Iran이 자신보다 앞에 있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 이란이 다시 Persia로 이름을 바꿀 때까지 폭격을 도와달라고 했다”는 식의 이야기가 나와도 이상할 게 없을 지경이다.
이들에게 다른 계획은 없고, “일단 폭격부터 하자, 멋있잖아”와 같은 단 하나의 계획만 있었던 게 아닐까. 마치 만화 캐릭터 ‘비비스와 버트헤드’가 미국 정보기관을 좌지우지하는 것과 같다. 또한 이란 국민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보이지 않는다. 단순히 폭격을 반복한 뒤, 폐허만 남겨둔 채 떠나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세계의 호감을 쌓겠다니, 참으로 놀랍다.
물론 이 참사를 일으킨 진짜 속내 가운데 상당히 앞자리에 놓일 만한 이유는 에프스타인 관련 문건에서 관심을 돌리려는 시도일 것이다. 그래서 이번 작전의 공식 명칭이 ‘에픽 퓨리 작전’이라지만, 나는 이를 “엡스타인 은폐 작전”이라 부르기로 했다.
그러면 ‘실제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사실 이는 아무도 모른다. 트럼프의 머릿속에 그 순간 떠오르는 생각이 그때그때 ‘핵심 명분’이 되어, 시간이 지나면 또 다른 명분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이란이 핵무기 한 개를 만들 만큼 고농축 우라늄을 확보하기까지 “앞으로 2주면 된다”는 말은 지난 40년 가까이 반복돼 온 레퍼토리다.
다시 트럼프로 돌아가 보자. 그는 현실과 동떨어진 판단을 내리는 지도자로 비춰지고 있으며, 정부에 비교적 우호적인 언론 환경 속에서 큰 저항 없이 외교·군사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위치에 서 있다.
분명히 할 점은, 이번 이란 공습이 주말 새벽 시간대에 기습적으로 진행된 점은 헌법 위반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필자가 이 글을 작성하는 동안에도 새로운 명분이 등장했다. 이란이 미군을 선제타격하려 했기 때문에 미국이 먼저 공격할 수밖에 없었다는 주장이다. 이 주장은 시간을 좀 더 두고 보면, 아마 곧 부정될 것이라고 본다.
그가 이란을 무너뜨리고 싶다면 차라리 스스로 이란 대통령이 되어 몇 달만 통치하는 편이 폭탄보다 훨씬 효과적일 것이다.
또 하나 지적되는 점은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 발언이다. 그는 2024년 대선 과정에서 스스로를 “전쟁을 시작하지 않는 대통령”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논란이 커지자 “장기전을 하지 않는 대통령”이라고 표현을 바꾸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뉴욕타임스는 “미군 증파하며 ‘이란과 장기전’을 예상하는 트럼프”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내며, 상황이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이번 전쟁이 제프리 에프스타인 관련 논란에서 관심을 돌리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도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또한 이 전쟁이 미국 정치에 큰 파장을 미치며 중간선거 판도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필자가 글을 작성하는 동안 10분의 시간이 지났는데, 그 사이 미 국방부가 이란의 선제타격을 우려했다는 주장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일요일, 세이브 아메리카 무브먼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휘하는 이번 작전만큼 도덕성과 정당성이 부족한 군사 행동은 역사상 거의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이어 두 지도부를 향해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냈다. 성명에서는 “이들은 자격 미달 중에서도 자격 미달”이라며 “어릿광대와 호전적 인사, 거짓말쟁이들로 채워진 권력 집단”이라고 주장했다. 또 “패배자와 중범죄자, 소아성애자 비호 세력, 파시스트, 괴짜, 종교 광신도, 그리고 극단적인 위선을 보이는 인물들이 뒤섞인 팀이 젊은 미국인들의 목숨을 걸고 위험한 게임을 벌이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와 함께 이번 군사 행동이 새로운 안보 우려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란이 미국의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 본토를 겨냥한 공격을 시도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육·해·공을 가리지 않는 다양한 형태의 테러 위협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동시에 국내 안보 대응 체계가 이러한 위험에 충분히 대비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도대체 우선순위가 무엇인가.
필자는 이란 전쟁이 왜, 그리고 언제 시작됐는지에 대한 또 하나의 가능성을 제기하며 마무리하려고 한다. 바로 돈이다.
월요일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베팅 플랫폼 ‘폴리마켓’에서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시점을 맞히는 베팅이 이뤄졌고, 총 5억2900만 달러(약 7,100억 원) 규모의 자금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정답으로 확인된 날짜는 2월 28일이었다. 이 날짜에 베팅한 신규 계정 6개는 각각 100만 달러(약 13억 원) 이상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하나 주목되는 점은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폴리마켓 자문위원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와 함께 일부에서는 이란 정권 교체를 강하게 요구해 온 국가들이 기부나 불투명한 거래를 통해 트럼프 일가 주변 인물들에게 경제적 이익을 제공해 왔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만약 백악관을 사적 이익을 위한 도구처럼 사용한다면, 그가 자신과 주변 인물을 더 부자로 만들기 위해 전쟁을 일으킨다고 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다. 오히려 그에게는 전형적인 행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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