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건국 250주년 기념행사를 둘러싸고 두 개의 조직이 주도권을 놓고 경쟁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후원하는 단체가 거액 기부자에게 대통령과의 접촉 기회를 제공한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부패 논란이 커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 측이 지원하는 ‘프리덤 250(Freedom 250)’이 100만달러(약 13억4,000만원) 이상을 기부한 후원자에게 대통령 접근 기회를 제공한다는 의혹과 함께, 세금으로 조성된 예산과 민간 자금을 뒤섞어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의회는 약 10년 전 초당적으로 ‘아메리카250(America250)’이라는 공식 기념위원회를 설치해 건국 250주년 행사를 준비해 왔다. 이 위원회는 전통적인 기념 프로그램을 맡아 왔지만, 백악관이 출범시킨 공공·민간 합작 기구인 ‘프리덤 250’이 화려한 행사 기획을 앞세워 주목을 받으면서 사실상 배제돼 왔다고 보도했다.
애덤 시프 상원의원(민주·캘리포니아)은 “트럼프 행정부의 최신 프로젝트인 프리덤 250은 대통령이나 정부 행사에 대한 접근권이 사실상 최고 입찰자에게 판매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심각한 의문을 낳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행정부가 대통령 측근들이 운영하는 책임성이 부족한 민간 조직 안에서 세금과 다른 자금을 뒤섞어 사용하고 있다면 이는 부패를 초래할 수 있는 구조”라며 “의회가 진상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프리덤 250이 추진하는 행사들은 국가적 기념행사라기보다 트럼프 대통령 개인의 정치적 우선순위를 반영한다. 대표적인 사업이 ‘프리덤 트럭(Freedom Trucks)’이다. 보수 성향 교육 콘텐츠를 탑재한 대형 트레일러 트럭 6대가 공화당 지지 성향 주를 순회하며 행사를 여는 프로그램으로, 여기에만 연방 예산 1,000만달러(약 134억원)가 투입된다.
또 ‘프리덤 플레인(Freedom Plane)’이라는 항공기를 통해 역사 문서를 싣고 미국 전역을 순회하는 행사도 추진되고 있다. 이 밖에 워싱턴 내셔널몰에서의 국가 기도회, 인디카 자동차 경주, 트럼프 대통령 생일에 맞춰 백악관 인근에서 열릴 예정인 UFC 경기 등 다양한 이벤트가 계획돼 있다.
재무부는 당초 아메리카250에 배정됐던 프리덤 트럭 사업 예산 1,000만달러(약 134억원)를 프리덤 250로 이체하면서, 의회가 책정한 예산이 사실상 트럼프 측 프로젝트로 넘어갔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소비자 권익 단체 ‘퍼블릭 시티즌(Public Citizen)’은 뉴욕타임스 보도를 근거로, 프리덤 250 기부자들이 100만달러(약 13억4,000만원) 이상을 내면 대통령과 접촉 기회를 얻는다는 의혹에 대해 의회 조사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프리덤 250 대변인 레이철 레이스너는 연방 자금 사용과 관련한 질문은 내무부로 돌렸다. 그는 성명에서 “대통령은 후원자들의 지지에 감사하고 있지만, 결코 돈으로 살 수 있는 인물이 아니다”라며 “건국 250주년이라는 역사적 순간을 정치적 공격이나 논쟁에 흔들리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보수 성향 교육단체 프래거유(PragerU)는 프리덤 트럭 프로그램의 전시 콘텐츠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 프래거유는 백악관 참모들과 우파 성향의 힐스데일대와 협력해 트럭에 실릴 영상과 교육 콘텐츠를 제작할 계획이다.
프래거유의 마리사 스트라이트 최고경영자는 해당 전시가 역사를“균형 잡힌 시각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미국 역사에서 벌어진 부정적인 일뿐 아니라 긍정적인 일에 대해서도 모두 가르치고 이야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리법 전문가 리처드 페인터는 현재 상황이 1976년 미국 건국 200주년 기념행사를 준비했던 제럴드 포드 행정부와 크게 대비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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