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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서 지금 ‘사무실 전쟁’ 벌어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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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 기사의 포인트
도쿄 오피스 시장에서 2025년에 ‘공급 과잉’이 올 것이라는 예측은 완전히 빗나갔다. 도심 5구(치요다·주오·미나토·신주쿠·시부야)에서는 생성형 AI와 DX 관련 기업들의 확장과 출근 회복이 겹치며 오피스 수요가 급증했고, 공실률은 수급 긴장의 기준인 5% 아래로 떨어졌다. 여기에 2024년의 건설업 규제와 자재비 상승으로 공사 지연이 이어지며 공급이 좁혀졌다. 결과적으로그 결과 A급 빌딩을 중심으로 임대료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고, 대기업들이 대형 면적을 선계약하면서 중견기업들은 새로운 사무실을 찾기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번 분석은 도쿄 오피스 시장의 구조 변화와 기업들이 선택해야 할 전략을 살펴본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부동산 업계에는 하나의 ‘정설’이 있었다.

2023년부터 2025년 사이 도쿄 23구, 특히 치요다·주오·미나토·신주쿠·시부야의 도심 5구에 대형 오피스 빌딩이 잇따라 완공되면서 공급 과잉이 발생해, 공실률이 오르고 임대료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그래서 많은 기업의 총무나 부동산 담당자들은 “지금은 급히 이전할 필요가 없다. 2025년을 기다리면 임차인이 유리한 시장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2026년 현재 도쿄 오피스 시장을 지배하는 건 공급 과잉이 아니라 심각한 ‘면적 부족’이다. 중개사 산키상사에 따르면 도심 5구의 공실률은 2025년 후반부터 급격히 하락해 시장 긴장 기준선인 5% 아래로 떨어졌다. 신규 수요는 역대급으로 늘었고 A급 오피스 임대료는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그렇다면 왜 전문가들조차 이런 흐름을 놓쳤을까. 팬데믹 이후 등장한 세 가지 구조적 변화를 과소평가했기 때문이다.

●목차

예상을 뒤엎은 ‘3가지 구조적 변화’

(1) 출근 회복이 초래한 면적 유지의 역설

가장 큰 오판은 코로나 시기에 확산된 ‘오피스 불필요론’이 예상만큼 자리 잡지 않았다는 점이다. 2020~2021년 많은 기업이 재택근무를 도입하며 오피스 축소에 나섰고, 좌석 수를 줄이거나 프리 어드레스(자율 좌석제)를 도입하는 사례도 늘었다.

하지만 기업들이 곧 마주한 문제는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 단절이었다. 하이브리드 근무가 정착하면서 많은 회사가 ‘직원이 동시에 출근하는 요일’을 정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피크 시간 수용 인원을 고려하면 오피스 면적을 크게 줄이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더 중요한 변화는 오피스의 역할 자체가 바뀌었다는 점이다. 회의실, 협업 공간, 라운지 등 대면 교류 공간이 늘면서 1인당 사용 면적이 오히려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난 것이다.

부동산 애널리스트 이토 켄고는 이렇게 말한다.

“재택근무 때문에 오피스가 필요 없어지기는커녕, 직원들이 ‘찾아오고 싶은 공간’을 만들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그 결과 오피스 면적 축소는 예상보다 크게 진행되지 않았다.”

(2) 생성형 AI와 DX로 촉발된 ‘테크 기업의 대형 수요’

또 하나의 요인은 2024년 이후 본격화한 생성형 AI 붐이다. AI 개발사, DX 컨설팅사, 데이터 분석 기업들이 채용을 대대적으로 늘리며 도심 오피스 수요를 밀어올렸다.

특히 A급 빌딩의 대형 플로어를 통째로 임차하는 사례가 눈에 띈다. 이들 기업에 오피스는 단순한 비용이 아니다. 경쟁력 있는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핵심 투자다.

한 채용업체 임원은 이렇게 전한다.

AI 인재 확보 경쟁은 상상 이상으로 치열하다. 우수한 엔지니어일수록 근무 환경을 중시하기에 기업들은 도심의 고품질 오피스를 확보하려 한다

여기에 외국계 기업들의 일본 거점 확장도 수요를 더했다. 글로벌 차원의 AI 투자가 늘면서 일본에도 개발·영업 거점을 세우는 사례가 잇따랐고, 도쿄 오피스 시장으로 새로운 수요가 흘러들어왔다.

(3) ‘2024년 문제’가 불러온 공급 병목

수요가 예상보다 크게 늘어난 반면, 공급 측면에서는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이른바 건설업계의 ‘2024년 문제’다.

초과근로 규제가 강화되면서 현장 노동시간이 줄어 공사 기간이 길어졌고, 여기에 자재비 상승과 인력 부족까지 겹쳤다. 그 결과 예정된 빌딩의 준공 일정이 잇따라 지연됐다.

이토 애널리스트는 이렇게 설명한다.

“원래는 2023~2025년에 공급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공사 지연으로 공급 시점이 분산되면서 수요와 맞물려 오히려 공급 부족이 커졌다.”

결국 시장은 ‘공급 과잉’이 아니라 정반대 상황으로 움직이게 됐다.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임대료 상승’

현재의 오피스 부족은 단기 현상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여러 부동산 조사기관은 향후 몇 년간 임대료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수요가 몰리는 곳은 역과 직접 연결된 신축 빌딩, 친환경 성능을 갖춘 A급 오피스 같은 고급 물건이다.

이들 건물에서는 공실이 나오기도 전에 임차인이 결정되는 ‘사전 계약’ 사례도 늘고 있다.

한 중개업체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지금 임대료가 비싸다고 느끼는 기업일수록 내년에는 더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신축 빌딩 임대료는 계속 오르고 있다.”

건물 소유주 역시 비용 상승 압박을 받고 있다.

전기료·관리비·인건비가 모두 오르면서 임대료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과거처럼 몇 달간 임대료를 받지 않는 ‘렌트 프리’ 조건도 점점 사라지고 있다.

이 환경에서 가장 취약한 쪽은 중견·중소기업이다. 대기업들이 유리한 조건의 대형 면적을 선점하면서 시장에 풀리는 물건이 급감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연쇄적 선점’ 현상이다. 대기업이 이전하면 그 자리에서 나올 공간이 생기지만, 이 공간 역시 공개되기 전에 다른 기업이 미리 계약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결국 기업들은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입지를 포기할 것인가, 임대료 상승을 감수할 것인가, 오피스 전략 자체를 다시 설계할 것인가

어느 쪽도 쉬운 결정이 아니다.

오피스는 ‘비용’이 아니라 ‘전략 자산’

이러한 변화는 기업의 오피스 전략 자체를 바꾸고 있다. 과거 오피스는 단순한 고정비용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제는 인재 확보·조직문화·생산성과 직결되는 전략 자산으로 재평가되고 있다.

이토는 이렇게 말한다.

“우수 인재일수록 근무 환경의 질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제 오피스는 단순한 작업 공간이 아니라 기업 브랜드를 보여주는 장소다.”

실제로 일부 기업은 노후 빌딩을 매입해 맞춤형으로 리노베이션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단순한 임대료 비교를 넘어 오피스를 기업가치 투자로 보는 시각이 확산되는 것이다.

2026년 도쿄 오피스 시장에서 기업이 선택해야 할 전략은 분명하다. “임대료가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자”는 전략은 더 이상 현실적이지 않다.

대신 필요한 것은 2~3년 앞을 내다본 선제적 확보, 장기 계약 적극 활용, 리노베이션을 통한 가치 개선같은 공격적 전략이다.

이 ‘빌딩 부족 시대’를 어떻게 대응하느냐는 단순한 부동산 문제가 아니라 기업의 인재 경쟁력과 성장 전략을 좌우하는 경영 과제가 되고 있다.

(글=BUSINESS JOURNAL 편집부, 협력=이토 켄고 / 부동산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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