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전쟁과 관련해 치밀한 ‘정치적 퇴로’를 마련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자신은 정치적 타격을 최소화하면서 빠져나갈 수 있도록 대비하는 동시에, 2028년 대선 잠재 경쟁자인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의 입지를 약화시키려는 이중 포석이라는 것이다.
뉴 리퍼블릭의 분석가 알렉스 셰퍼드는 밴스의 겉으로 드러나는 신중한 태도는 의도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를 살 만큼 노골적으로 반대하지는 않으면서도, 자신과 가까운 기자들에게 비공식적으로 정보를 흘리거나 비공개 브리핑을 통해 물밑에서는 전쟁에 반대한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공개 석상에서 밴스는 항상 발뺌이 가능할 만큼의 여지를 남기는 발언을 한다. 그는 이번 이란 전쟁이 이라크전이나 아프가니스탄전과는 다르다고 주장하며 “중동에서 끝이 보이지 않는 전쟁을 수년간 이어간다는 생각 자체가 말이 안 된다. 그럴 가능성은 전혀 없다”라고 단언한다. 전사자 운구식에 참석하고 군사 작전을 지지하는 성명도 내고 있지만, 전체적인 발언 수위는 비교적 미적지근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비공개 자리에서의 발언은 전혀 다르다는 보도도 나온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밴스는 비공개 회의에서 군사 공격에 개인적으로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면서도, 동시에 제한적 공격은 오히려 실수였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미국이 이란을 공격하려 했다면 훨씬 더 크고 빠르게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상반된 메시지는 우연이 아니다. 밴스는 나중에 정치적 부담 없이 정리할 수 있는 입지를 의도적으로 선택했다는 것이다. 강력한 군사 행동을 주장하는 듯 보이면서도 실제로는 전쟁 자체에 거리를 두는 우회로를 택한 셈이다. 상황이 악화될 경우 자신이 반대한 것은 전쟁이 아니라 불충분한 확전일 뿐이었다고 주장할 수 있도록 포석을 깔아 둔 것이다.
전황이 악화 조짐을 보이자 밴스의 메시지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을 인용해 밴스가 최근 이 전쟁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며, 성공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고, 내부적으로는 반대 입장을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익명의 관계자를 통해 전달된 이런 메시지는 결국 현재 전쟁 상황에 대해 밴스에게는 책임이 없다는 이미지를 심으려는 것이다.
셰퍼드는 이러한 움직임의 배경에 2028년 대선을 겨냥한 정치적 계산이 있다고 지적한다. 인기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전쟁에 일찌감치 거리를 두는 것이 장기적으로 유리하다는 판단이라는 것이다. 동시에 트럼프와 함께 강경 노선을 유지해 온 경쟁자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에게 정치적 부담을 떠넘기는 효과도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만약 이란 전쟁이 또 하나의 중동 수렁으로 이어질 경우, 강경 노선을 대표해 온 루비오가 더 큰 정치적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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