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의 공천 방침을 두고 당내 갈등이 심화되면서 지역감정 논란까지 불거져 나왔다.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추진하는 세대교체와 당 혁신 기조에 반발하는 중진 의원들이 위원장의 호남 출신 배경을 거론하며 공천 개입을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공천 절차의 문제를 넘어 지역주의 논쟁으로까지 번지고 있어 보수 진영 내 심각한 분열을 드러내고 있다. 당의 통합과 쇄신을 내세웠던 공천 정책이 오히려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역효과를 낳고 있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주호영 국회부의장은 이정현 위원장을 향해 호남 출신으로서 대구 정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중진 의원들을 배제하려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주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위원장이 대구를 가볍게 보고 있으며 40년 만에 돌아온 신인을 낙하산 인사처럼 밀어붙이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공천 과정에서 지역 민심과 현실을 무시하고 있다는 지적으로, 단순한 인사 갈등을 넘어 지역 대표성 문제로 격상되었다. 주 의원은 부산에서는 지역 정서를 고려해 컷오프를 철회했으면서 대구만 일방적으로 처리하는 것에 대해 이중 기준을 들었다.
이러한 반발은 공천에 탈락한 충청북도 김영환 지사의 주장과도 맥락을 함께한다. 김 지사는 충북 선거를 지역 정서를 모르는 전라도 출신 공관위원장이 주도한다며 비판했고, 공천 과정이 밀실에서 이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직 의원 김수민을 후보로 등록시키는 것이 불공정한 야바위 정치라고 주장하며 이정현 위원장과의 ‘밀실야합’을 거론했다. 이러한 주장들이 나오면서 공천관리위원회가 객관적인 절차와 공정성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의혹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정현 위원장은 자신의 호남 출신 배경을 인정하면서도 지역감정을 방패 삼아 혁신을 막으려는 시도라고 반박했다. 위원장은 호남에서 41년간 보수를 지켜왔으면서도 따뜻한 관심을 받지 못했다며, 출신 지역에 관계없이 당의 쇄신과 세대교체를 추진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위원장은 평생 공직에서 충분한 경험과 명예를 누린 중진 의원들이 이제는 후배 세대에게 길을 내주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주장은 개인의 자리 욕심과 국가와 당의 미래를 대비시키는 도덕적 호소로 볼 수 있다.
현재 국민의힘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갈등은 공천 절차의 투명성과 지역 정치의 자율성 사이의 근본적인 갈등을 드러내고 있다. 세대교체를 위한 당의 쇄신이 필요하다는 입장과 지역의 자주성과 민의를 무시할 수 없다는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공천관리위원회가 객관적인 기준과 절차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면 각 지역의 우려는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수 진영이 지역감정이라는 전통적인 갈등 구도로 내분을 겪고 있는 것 자체가 정당의 단합과 리더십에 대한 의문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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