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란 공격과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구를 둘러싸고 국내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첨예한 대립을 벌이고 있다. 1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참여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 660개 단체와 진보당, 조국혁신당 등이 연합해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침략 사태에 관한 각계 공동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이 선언에는 개인 1715명도 서명했으며, 전북 지역 시민사회단체 36개 단체도 같은 날 도청 앞에서 동시에 성명을 발표하는 등 파병 거부 목소리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진보 진영은 이번 분쟁을 명백한 국제법 위반으로 규정하고 한국의 참여를 헌법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윤복남 회장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행동이 국제형사법, 국제인권법, 국제인도법을 준수하지 않은 국제법 위반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내놨다. 전쟁없는세상의 최정민 활동가도 외부의 군사 개입이 오히려 독재 정권을 결집시키고 민주화를 위해 거리에 나섰던 이란 시민들의 목소리를 지워버린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헌법 전문에 명시된 ‘항구적 세계평화에 기여’라는 조항을 근거로 어떤 형태의 침략전쟁에도 가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파병 거부를 주장하는 세력은 민간인 피해의 심각성도 강조하고 있다. 전북 시민사회단체들은 미군 폭격으로 이란 초등학생 175명이 숨지는 등 민간인 학살이 이어지고 있다며 한국군의 동참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정부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청해부대 작전 구역 확대 방안에 대해서도 국회 동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적 발상이라고 일축했다. 청해부대는 국민 보호가 임무인 해양경비 부대인데 이를 전투 병력으로 전환하는 것은 법적 근거가 없다는 주장이다.
반면 극우 진영에서는 정부의 파병을 촉구하고 나섰다. 극우 성향 유튜버 전한길씨 측은 18일 오후 파병 촉구 회견을 열 예정이라고 밝혔으며, 에너지 안보와 해상 교통로 보호의 중요성을 환기하고 한미동맹 차원의 공동 대응 필요성을 강조하겠다고 주장했다. 이는 진보 진영과 극우 진영 사이의 기본적인 입장 차이를 보여주는 것으로, 국가 안보와 국제 관계에 대한 상이한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4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국 등 우방국에 군함 파견을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러한 국제적 압력 속에서 한국 정부의 결단이 주목받고 있으며, 파병 문제는 한미동맹, 중동 정세, 국내 정치까지 얽혀있는 복합적인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군산 미군기지의 패트리엇 포대 등 주한미군 전략자산이 이란 침공에 동원되는 현 상황을 어떻게 판단할지 국내외의 주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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