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보당국이 북한을 향한 우려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 18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장실이 배포한 2026 연례 위협 평가 보고서에서 북한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축적한 현대전 경험이 한반도 안보에 직결된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북한이 2024년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1만1000명 이상의 병력을 파견해 고강도 현대전의 실전 경험을 쌓았다고 지적했으며, 이러한 경험이 얼마나 체계적으로 한반도 작전에 적용되느냐가 향후 위협 수준을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의 무기 체계 고도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더욱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미국 정보당국은 북한이 미 본토 전역을 사정권에 두는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에 이미 성공했으며, 중국·러시아·이란·파키스탄과 함께 미 본토 공격이 가능한 핵 및 재래식 탄두 탑재 미사일을 계속 개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미사일 방어 체계를 압박하기 위해 고성능 미사일에 저렴한 소모용 시스템을 결합하는 복합 전략을 추진할 가능성이 거의 확실시된다는 분석은 북한의 위협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차원을 달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더욱 주목할 점은 북한의 불법 자금 확보 능력이 전례 없는 수준에 도달했다는 사실이다. 북한의 대러 무기 판매 수익과 가상자산 절취를 포함한 사이버 범죄 활동으로 벌어들인 외화 수입이 2018년 제재 이후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장은 연방 상원 정보위원회에서 북한이 2025년 한 해에만 가상자산 20억달러, 즉 약 3조원을 탈취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구체적으로 밝혔다. 이러한 자금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 지속과 고도화에 직접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의 사이버 침투 전략도 한미동맹의 핵심 자산을 위협하고 있다. 북한 정보기술 인력들이 위장 신원으로 해외 IT 기업에 취업해 제재와 보안을 우회하고 있으며, 이러한 인적 침투와 사이버 활동이 미국과 한국의 방산·금융·핵심 인프라에 대한 중장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미 정보당국은 경고했다. 이는 단순한 해킹을 넘어 국가 핵심 시설의 취약성을 노출시킬 수 있는 전략적 위협이라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
다만 미 정보당국은 현 단계에서 북한이 한·미 동맹 전력에 의해 억제된 상태로 남을 것으로 평가했으며, 중국의 대만 침공 계획도 현재로선 없다고 판단했다. 보고서는 중국 지도부가 2027년 대만 침공을 실행할 계획이 없으며 통일 달성을 위한 고정된 시간표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으나, 건국 100주년인 2049년까지 대만과의 통일이 필수적이라는 중국의 공개적 주장을 감안할 때 향후 상황은 변할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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