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요구하면서 한국과 일본이 예상치 못한 외교적 난제를 맞닥뜨렸다.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잭 쿠퍼 선임연구원은 최근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팟캐스트에 출연해 한국과 일본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파병 요구를 완전히 거부하기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양국은 미국과의 동맹 관계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직접적인 거부는 정치외교적으로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는 동맹국으로서의 책임과 국내 정치적 부담 사이에서 양국이 처한 딜레마를 명확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일본이 직접 전투 병력을 파견하는 방식보다는 제한적 지원 방식으로 미국의 요구에 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하고 있다. 특히 일본의 경우 기뢰 제거용 소해정 파견 같은 직접적인 군사 개입은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인도양에서의 연료 재급유 지원이나 후방 지원 활동 같은 간접 지원은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쿠퍼 연구원은 이러한 간접 지원 방식이 양국이 미국과의 동맹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국내 정치적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현명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주한미군과 주일미군 전력이 중동으로 이동하는 상황 자체가 한국과 일본에게 새로운 안보 우려를 야기하고 있다. 동아시아 지역의 전략적 공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아시아 중시 전략이 중동 사태로 인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과 일본이 추가 지원을 결정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국내에서의 반발 여론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양국 정부의 정책 결정은 매우 신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CSIS의 크리스티 고벨라 선임 고문은 이란 사태가 백악관에서 열리는 미일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로 부상했다고 분석하며, 이번 논의가 일본의 충성도를 시험하는 성격을 띠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본은 정치적 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미국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는 미국의 차세대 미사일 방어체계인 골든돔에 참여하거나, 중동 전쟁으로 소진된 미국의 무기 재고 보충을 위한 미사일 생산 협력 같은 대안들이 검토되고 있다. 이러한 방식들은 직접적인 군사 파병보다는 기술 협력과 산업 협력을 통해 실질적 지원을 제공하는 형태다.
궁극적으로 한국과 일본은 군사 파병 대신 다양한 형태의 지원 카드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게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양국이 처한 상황은 동맹국으로서의 책임과 국내 정치 현실 사이의 균형을 맞춰야 하는 복잡한 외교 현안을 반영하고 있다. 경제 협력, 기술 지원, 후방 지원 등 다층적인 지원 방식을 통해 미국과의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국내 정치적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양국의 전략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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