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콘크리트 마켓」이 넷플릭스 공개 후 역주행 조짐을 보이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4일 넷플릭스에 공개된 이 작품은 공개 사흘 만에 ‘오늘 대한민국의 TOP 10 영화’ 1위에 올라 빠르게 순위를 끌어올렸다. 극장 개봉 당시 약 3만 명의 관객을 모으는 데 그치며 사실상 흥행에 실패했던 작품이라는 점에서 OTT에서의 반등이 더욱 눈길을 끈다.
특히 이 영화는 「콘크리트 유토피아」, 넷플릭스 영화 「황야」와 세계관을 공유하는 이른바 ‘콘크리트 유니버스’의 또 다른 이야기라는 점에서 공개 당시부터 영화 팬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대지진 이후 붕괴된 세상을 배경으로 인간의 생존과 욕망을 다루는 동일한 설정을 공유하지만, 각각 다른 인물과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콘크리트 마켓」의 배경은 대지진 이후 폐허가 된 세상이다. 유일하게 무너지지 않은 아파트 단지 주변에 ‘황궁마켓’이라는 시장이 형성되고, 생존자들은 통조림을 화폐 삼아 물건을 사고팔며 살아간다. 그곳의 권력은 전직 제약회사 영업사원 출신의 박상용(정만식)이 쥐고 있다. 그는 시장의 물자를 독점하며 질서를 세우고, 젊은 조직들을 이용해 권력 구조를 만들어낸다.
이 세계에 균열을 가져오는 인물이 바로 십대 소녀 최희로(이재인)다. 황궁마켓에 몰래 들어온 그는 통조림을 훔치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시장 내부의 권력 구조를 교묘하게 흔들기 시작한다. 희로는 과거 친구의 죽음과 얽힌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시장의 지배자인 박상용에게 접근하며 복수를 계획한다.
이 과정에서 등장하는 인물이 김태진(홍경)이다. 태진은 황궁마켓에서 활동하는 조직의 리더로, 처음에는 희로와 대립하지만 점차 그녀의 계획에 휘말리며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두 사람의 관계 변화와 생존 전략이 맞물리며 극은 재난물과 범죄 스릴러가 결합된 형태로 전개된다.
작품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젊은 배우들의 에너지다. 이재인은 의문의 소녀 희로 역을 맡아 냉정한 전략가이자 복수를 꿈꾸는 인물을 입체적으로 표현했고, 홍경은 거칠지만 인간적인 면모를 지닌 태진을 통해 청춘의 혼란과 생존 본능을 동시에 보여준다. 여기에 정만식, 유수빈, 김국희, 최정운 등이 합류해 황궁마켓을 둘러싼 권력 구조와 인간 군상을 풍부하게 그려낸다.
특히 영화 속 황궁마켓은 통조림이 화폐로 사용되고 층마다 다른 계급 구조가 형성되는 독특한 설정으로 눈길을 끈다. 제한된 자원을 중심으로 권력이 만들어지고, 그 안에서 인간의 욕망과 선택이 충돌하는 모습은 재난 이후의 사회를 또 다른 방식으로 보여준다.
다만 극장 개봉 당시에는 이러한 세계관이 충분히 펼쳐지지 못했다는 평가도 뒤따랐다. 「콘크리트 마켓」은 원래 7부작 드라마 시리즈로 제작된 작품이다. 이후 주요 장면을 편집해 약 122분 분량의 영화로 먼저 공개되면서 이야기의 흐름이 다소 압축됐다는 지적이 있었다. 실제로 일부 관객들은 “설정은 흥미롭지만 서사가 부족한 느낌”이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특한 설정과 젊은 배우들의 연기력은 꾸준히 호평을 받았다. 온라인 관람평에서도 “배우들의 연기가 몰입도를 높인다”, “생각보다 긴장감 있게 봤다”, “신선한 설정이 인상적이다” 같은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결국 극장에서는 빛을 보지 못했던 작품이 OTT 플랫폼을 통해 다시 주목받는 셈이다. 최근 넷플릭스에서는 극장에서 흥행하지 못했던 영화들이 뒤늦게 순위권에 오르며 재평가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다양한 장르를 부담 없이 소비할 수 있는 OTT 환경이 관객들의 선택 폭을 넓혀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개봉 당시에는 조용히 사라졌지만 넷플릭스 공개와 동시에 다시 관심을 받고 있는 「콘크리트 마켓」. ‘콘크리트 유니버스’의 또 다른 퍼즐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그리고 OTT에서 어떤 반응을 이어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나우무비 에디터 김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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