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10발, 1년 치 주문으로 중국을 추월하다
미 공군 2026 회계연도 예산안에는 저비용 순항미사일 3,010발 조달 계획이 포함돼 있다. 이는 기존 JASSM 계열이 수십 년에 걸쳐 총 5,500여 발 조달되는 규모의 절반 이상을 단 1년 만에 맞추겠다는 수치다. 미 국방부 추정으로 중국이 보유한 지상발사 순항미사일은 대략 400발 수준, 일부 기종의 연간 생산량은 10발 안팎으로 알려져 있어, 미국은 1년 생산 목표만으로 중국 전체 재고의 7배 이상을 찍겠다는 셈법을 세운 셈이다.

FAMM와 Barracuda, “싸게·빨리·단순하게” 만든 미사일
이 물량의 중심에 있는 것이 FAMM(Family of Affordable Mass Missiles) 프로젝트다. 목표는 사거리 약 900km급, 아음속 비행, 발당 단가 약 15만~22만 달러 수준의 저비용 순항미사일을 대량 생산하는 것인데, 이는 기존 정밀 순항미사일의 10분의 1 안팎 가격이다. 이 가운데 Anduril사가 개발 중인 ‘Barracuda’는 상용 부품(COTS)을 최대한 활용하고, 부품 수를 절반으로 줄이며, 공구 10개 이하로 조립 가능한 구조를 채택해 생산 공정을 획기적으로 단순화했다. 그 결과 생산 시간은 기존 경쟁 체계의 50% 수준, 필요 생산 도구는 95% 감소, 평균 가격은 약 30% 절감이라는 수치를 내세우고 있다.

설계 1년 만에 3천 발? 상용 공급망을 끌어온 발상 전환
FAMM의 가장 파격적인 지점은 속도다. 2025년 초만 해도 구체 설계도 없던 체계가, 2026년에는 3,000발 넘는 조달 계획에 올라갔다. 이는 군수 전용 공급망과 수작업 위주 생산에 의존해온 기존 방산 모델에서 벗어나, 민간 전자·기계 부품, 자동화 조립 라인, 디지털 설계를 끌어온 결과다. Anduril은 오하이오주에 대규모 탄약 공장을 짓고, Barracuda를 포함한 FAMM 계열 미사일을 ‘생산 라인 제품’처럼 다루겠다는 구상을 밝힌 상태다.

수송기에서 쏘는 미사일, 플랫폼 제약도 깨졌다
FAMM 계열 미사일은 팰릿화(palletized) 발사 방식을 전제로 설계된다. 기존 순항미사일처럼 전투기·폭격기의 파일런에 하나씩 매다는 방식이 아니라, C‑130·C‑17 같은 수송기 화물칸에 팔레트 형태로 적재해 일괄 발사하는 개념이다. 이렇게 되면 고가 전투기·폭격기에만 의존하지 않고, 평시에 화물기처럼 쓰던 플랫폼을 필요시 ‘순항미사일 트럭’으로 전환할 수 있어, 비용·통합 난이도·운용 유연성에서 큰 차이가 생긴다.

미국 대 중국: 비싼 소수 vs 싼 다수의 역전
중국은 이미 중거리 탄도미사일·순항미사일 전력을 동아시아 최상위 수준으로 키웠지만, 생산 방식은 여전히 군수 전용 공장·특수 부품에 많이 묶여 있다. 미국 국방부는 중국 일부 순항미사일의 연간 생산량을 10여 발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이는 장기·대규모 전쟁에서 재고를 빠르게 보충하기 어려운 구조를 뜻한다. 반대로 미국은 고성능 JASSM·LRASM·Tomahawk 같은 ‘비싼 칼’을 유지하면서, FAMM·LUCAS(샤헤드형 저가 자폭드론) 같은 ‘싸고 많은 칼’을 동시에 키워 물량 면에서도 우위를 잡겠다는 전략으로 선회하는 중이다.
![미국은 미사일이 부족하다? 현대전 바꾼 '가성비의 역습'[딥다이브]|동아일보](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6/04/CP-2025-0103/image-a8aaa040-ba57-47d9-8a2e-1672d04e17ba.png)
한국에 주는 숙제: K-미사일도 ‘대량 생산 설계’가 필요하다
북한은 이미 단거리 탄도미사일·방사포·무인기를 ‘물량’으로 쏟아내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고, 러시아에도 포탄·미사일을 대량 공급하며 실전 경험을 쌓고 있다. 한국의 현무‑3, 천궁, L‑SAM 등은 성능 면에서 세계적 수준이지만, 대규모 포화 공격 속에서 “몇 발까지, 얼마나 빨리 다시 채울 수 있느냐”라는 질문에는 아직 답이 부족하다. 한편 한국은 반도체·자동차·조선에서 입증된 대량 생산·품질 관리 능력을 가진 제조강국이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