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 수출을 슬쩍 인정한 러시아 장관의 한마디
올해 초 사우디 리야드에서 열린 산업·방산 전시회에서, 안톤 알리하노프 러시아 산업통상부 장관은 “Su‑57 수출형(Su‑57E)을 중동의 일부 국가와 이미 계약했다”고 공식 언급했다. 구체적인 국가 이름은 끝까지 언급하지 않았지만, 미 군사 매체와 러시아 군사 블로거들은 노후 기체 비중이 높고, 서방과 단절된 이란을 유력 후보로 지목하고 있다. 인도·알제리 등도 Su‑57 관심국으로 거론되지만, ‘중동’이라는 범주와 최근 이란의 러시아 의존도를 감안하면 이란 쪽으로 무게가 실린다.
수호이‑35에 이어 Su‑57까지? 이란 공군의 초고속 ‘러시아화’
러시아는 이미 2020년대 초반 이란과 Su‑35 48대 규모의 계약을 협의한 정황이 해커 그룹 ‘블랙 미러’가 유출한 로스텍 내부 문건에서 드러난 바 있다. 이후 이란 공군 기지에 Su‑35가 순차 인도되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졌고, 이란은 노후 F‑4, MiG‑29 등을 대체하는 데 이 러시아 기체를 투입하고 있다. 여기에 Su‑57E까지 소량(10여 대)라도 더해지면, 이란 공군은 단숨에 3세대·4세대 혼합 전력에서 4++세대+5세대 혼합 전력으로 점프하게 된다. 미국·이스라엘 입장에서 “어제까지 무시하던 공군”이 내일은 F‑35와 맞붙어야 할 상대가 되는 그림이다.

왜 미국 눈치를 보면서도, 러시아는 이란에 스텔스기를 주려 하나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로 고립됐고, 이란은 그 사이에서 러시아에 대규모 자폭드론·탄약을 공급하는 사실상 ‘전쟁 파트너’ 역할을 했다. Su‑57 수출은 이 공생관계에 대한 보상이자, 동시에 중동에서 서방 영향력을 흔들 카드다. 러시아는 Su‑57E를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실전 검증된 세계 최고 스텔스기”라고 선전하지만, 실제 전투 데이터와 실전 성과는 제한적이고, 서방 정보기관들은 “실전 배치 숫자와 실제 운용 능력은 여전히 물음표”라고 평가한다. 그럼에도 러시아 입장에선, 자신들의 최신 기술을 이란에 넘기고 그 대가로 장기적 군사·경제 지원을 확보하는 게 제재 하에서 나쁜 거래는 아니다.

HQ‑9·Su‑35로 다시 짜는 이란의 다층 방공망
이란은 작년 미·이스라엘 연합 공습으로 방공망과 미사일 발사대의 60~80%를 잃은 뒤, 중국·러시아와 손잡고 다층 방공망 재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중국제 HQ‑9 장거리 지대공미사일 도입은 기존 러시아제 S‑200·S‑300 기반 시스템으로는 막지 못한 스텔스·순항미사일 위협을 조금이나마 보완하기 위한 선택이다. 여기에 Su‑35 다수와 Su‑57 소수가 더해지면, 이란은 “지상 레이더+지대공 미사일+스텔스기/고성능 제공전투기”를 결합한 방공·제공 체계의 틀을 갖추게 된다. 이 구조는 이스라엘·미국의 공습 비용을 분명 높인다.

문제는 ‘총알 받이’가 되기 십상이라는 점이다
그렇다고 해서 Su‑57이 중동 하늘에서 마음껏 활개 칠 수 있느냐 하면, 그건 또 다른 문제다. 이란 공군 기지들은 이미 미국·이스라엘의 정밀 타격 목록 최상단에 올라 있으며, 전쟁 발발 시 가장 먼저 순항미사일·스텔스 폭격기의 세례를 받을 목표다. 서방 군사 전문가는 “Su‑57이 이란에 들어오더라도, 제대로 운용해 보기 전에 활주로와 격납고째 파괴될 위험이 크다”고 지적한다. 현실적으로 이란은 Su‑57을 전방 배치해 적극적으로 공중전에 쓰기보다는, 방공망 틈새를 메우는 ‘심장부 방어’용·정치적 과시용 카드로 운용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스라엘, 그리고 F‑35와 Su‑57이 마주 보는 날
만약 Su‑57이 실제로 이란에 인도되고, 미·이스라엘 공군이 이란 본토를 다시 타격하는 시나리오가 전개된다면, 중동 상공에서 처음으로 F‑35와 Su‑57이 서로를 탐지·추적하는 상황이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우크라이나 전장과 다양한 실험에서 드러난 바, Su‑57의 스텔스·센서·무장 통합 능력은 F‑35/F‑22에 비해 아직 뒤쳐진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결국 이 대결은 “5세대 vs 5세대 전투기”의 정면 승부라기보다, 미국의 압도적인 ISR·전자전·장거리 정밀타격 체계와 이란·러시아의 제한된 스텔스 전력이 맞붙는, 비대칭 승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란이 얻을 수 있는 것과, 잃을 수 있는 것
이란이 Su‑57을 손에 넣으면, 최소한 주변 국가들을 상대로는 “우리도 5세대 전투기를 가진 나라”라는 정치·심리적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동시에 미국·이스라엘·걸프 국가들의 추가 제재와 군사 압박은 더 강해질 것이다. 무엇보다 이 고가의 전투기가 전쟁 초반에 지상에서 파괴되거나, 제대로 된 공중전 기록도 남기지 못한 채 사라질 경우, Su‑57 자체의 신뢰도와 러시아 방산의 체면에도 치명적인 타격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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