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kg 더 무거운 총, 보병의 근육을 먼저 갈아 넣다
M4A1은 광학장비·레이저·소염기까지 얹어도 3.5~4kg 선에서 관리되던 소총이었다. 반면 SIG M7은 기본형만 3.8kg, 소음기·조준경·레이저·가득 찬 탄창까지 달면 실전 중량이 5kg을 훌쩍 넘는다. 숫자로는 1kg 차이지만, 25~30kg 장비를 멘 채 산악·도심을 하루 종일 뛰어다녀야 하는 보병에겐 “손에 매달고 다니는 아령 하나를 더 얹은 것”과 같다. 실제로 한 미군 대위는 훈련 중 소대가 10분 만에 탄약을 거의 소진하고, 15분이 지나자 제압사격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고 토로했다. 무게와 반동이 탄약 소모 속도까지 바꾸고 있는 셈이다.

방탄복·벽·문… 그리고 그 뒤에 있는 사람까지 관통하는 탄
6.8x51mm(.277 퓨리) 탄은 미 육군이 NGSW 프로그램에서 요구한 대로, 600m 이내에서 레벨 IV급 방탄판을 관통할 정도의 에너지와 탄속을 갖도록 설계됐다. 덕분에 7.62x51mm 이상급의 장거리 관통력·살상력을 지니게 되었지만, 문제는 이 ‘최강 스펙’이 도시·실내 전투에 그대로 적용됐을 때다. 사격 후탄이 적 병사를 뚫고, 뒤의 석고벽·목재문·가벼운 가구를 연속 관통해 인질·민간인·아군까지 맞출 수 있다는 우려가 미군 내부 평가와 법집행기관 분석에서 반복해서 제기됐다. 방공호·엄폐물까지 뚫으라고 만든 탄이, 시가전에선 너무 많이 뚫는 탄이 된 것이다.

총열을 깎고 무게를 줄인 ‘단축형’ M7, 그러나 반동과 화염은 더 거칠다
이런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미 육군과 SIG는 10.5인치·11인치대 단축형 총열을 가진 CQB 버전, 이른바 XM8/M7 카빈형을 내놓고 특수부대·선도부대에서 시험 운용 중이다. 총열이 짧아지면 전장은 줄고 무게중심이 몸 쪽으로 당겨져, 문틀·복도 같은 좁은 공간에서 총을 돌리기가 확실히 쉬워진다. 다만 짧은 총열에 고압탄을 쓰면 반동과 총구 화염, 소음이 더 직접적으로 사수에게 꽂힌다. 실내 CQB에서 연속 사격 시 귀·눈·신경에 가는 부담이 커지고, 제어가 어려운 고반동은 “한 발 한 발 조심해서 쏘게 만드는 소총”이 될 위험이 크다는 게 현장 피드백이다.

장거리 ‘저격 카빈’을 모든 보병에게 쥐여 줘도 되는가
M7의 철학은 “소총으로도 600m 밖 적을 쉽게 잡고, 방탄복을 무력화하자”에 가깝다. 이 컨셉은 기갑·장거리 교전이 많은 특정 전장에선 분명 매력적이다. 하지만 실제 교전의 상당수는 300m 이내, 좁은 골목·건물·마을에서 벌어진다. 이런 환경에서 모든 보병이 고반동·고관통 탄을 쓰는 ‘소형 전투소총’을 들고 들어가는 게 과연 합리적이냐는 논쟁이 미군 내부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소수 지정사수가 쓸 무기를, 분대 전체에게 표준으로 준 꼴”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탄이 커지면, 장탄수와 화력 지속성도 줄어든다
6.8x51mm 탄은 5.56mm보다 훨씬 크고 무겁다. 탄 하나가 더 무거운 만큼, 같은 무게를 들고 다닐 때 휴대할 수 있는 탄 수는 약 30% 가까이 줄어든다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 훈련에서 한 소대는 10분짜리 교전 시나리오에서 탄을 거의 비워 버렸고, 소대장·무전병·의무병이 들고 있던 예비탄까지 긁어 모아야 겨우 화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증언이 나온다. 적을 “한 발에 더 잘 죽이는 총”을 만드는 동안, 그 총으로 얼마나 오래 싸울 수 있는지는 뒤로 밀려난 셈이다.

너무 강한 총이 된 M7, 다른 나라에겐 ‘경고 표지판’
M7과 6.8mm 탄 체계는 앞으로 몇 년 더 보완·개량을 거쳐야 진짜 평가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미 분명해진 건, 보병 소총에 “방탄복 관통·장거리 살상력·반동 제어·경량화·고장 내구성”을 한꺼번에 올려 달라는 요구가 얼마나 무리수였는지다. 지금 미 육군이 하고 있는 단축형·경량화 실험은, 처음부터 균형 있게 설계된 명품 소총을 다듬는 과정이라기보다, 너무 욕심을 부려 만들어 버린 괴물 무기를 현실에 맞게 길들이려는 사후 수습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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