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억 달러 스캔들, 최고 실세가 피의자가 됐다
2026년 1월, 이스라엘 채널14와 중동 매체들은 쿠드스군 사령관 이스마일 카니가 혁명수비대(IRGC) 자금 약 7억 달러를 빼돌렸다는 의혹을 집중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카니와 사업 파트너 카말 알딘 나비자데가 러시아·중앙아시아를 통한 밀수 석유 거래·무기거래에서 나온 자금을 사적으로 유출해 해외 부동산·비밀 계좌로 빼돌렸다는 것이다. 이 보도가 나간 뒤 IRGC 정보조직이 카니를 소환 조사했고, 카니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 면담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는 보도까지 이어지며, “군부 핵심부가 서로를 겨누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왜 혼자만 살아남나” 이어지는 암살, 그리고 배신 의혹
카니를 둘러싼 의혹은 돈 문제에서 끝나지 않는다. 전쟁 발발 후 이란·레바논·가자 곳곳에서 친이란 세력 지도자들이 잇따라 암살·폭격을 당했지만, 정작 현장 책임자이거나 함께 있어야 할 시간에 카니만 빠져 있었다는 소문이 중동권 매체·SNS에서 퍼졌다. 이스라엘과 일부 아랍 매체는 “카니가 좌표를 넘겨준 내부 첩자일 수 있다”, “하메네이(혹은 그의 후계자)를 노린 공습에서 혼자 살아남은 건 우연치고 너무 많다”는 식의 의혹을 부추기고 있다. 이란 정권은 공식 부인은커녕 카니의 공개 행보를 줄이며 사실상 ‘잠행’ 상태로 두고 있어, 그가 가택연금·내부 구금·심지어 처형됐다는 설까지 난무하는 상황이다.

쿠드스군은 ‘국가 안의 국가’, 쉽게 잡혀갈 조직이 아니다
쿠드스군은 이란 외부 작전을 총괄하는 IRGC의 정예 조직으로, 시리아·이라크·레바논·예멘에 걸친 시아파 무장세력을 교육·무장·지휘해 온 핵심 도구다. 수만 명에 이르는 정예 병력과 별도 예산, 독자적인 정보망을 갖춘 이 조직은, 이란 내에서도 “국가 안의 국가”로 불릴 만큼 자율성이 강하다. 이런 조직의 최고 지휘관을 공개적으로 체포·숙청하려 든다면, 단순한 부패 수사에 그치기 어렵고, IRGC 내부 권력투쟁·군사적 충돌로 번질 위험이 크다. 실제로 카니 관련 의혹이 불거진 뒤, 혁명수비대·바사지 치안조직 사이에서 동요·지휘 혼선·재정 불안 등이 감지된다는 서방 정보 분석도 나왔다.

누가 이 정보를 흘리는가: 심리전과 실제 균열이 겹쳐 있다
카니의 7억 달러 비리·스파이 의혹은 이스라엘 채널14, 아랍권 일부 매체, 친서방 싱크탱크·단체(UANI 등)를 통해 반복적으로 증폭되고 있다. 그 구조는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권을 흔들 때 쓰였던 ‘부패 폭로–최측근 이탈–엘리트 내부 분열’을 노리는 정보전과 매우 비슷하다. 핵심은 “정권의 제일가는 칼이, 사실은 가장 부패하고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심어, 최고지도자와 군부 핵심 사이를 이간질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걸 ‘서방의 심리전’ 탓으로만 돌리기도 어렵다. 이란 내부의 구조적 부패·제재 회피를 둘러싼 밀거래·권력층의 축재가 실제로 존재하고, 그 약점을 서방 정보기관이 집요하게 파고든다는 점이 더 본질적이다.
![글로벌이코노믹 사설] 美·이란 전쟁 장기화에 대비할 때다 - 글로벌이코노믹](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6/04/CP-2025-0103/image-317747d9-5076-47d9-a0af-43ab56411ae8.jpeg)
미국·이스라엘이 노리는 것은 ‘정면충돌’이 아니라 ‘안에서 터지는 전쟁’
최근 공개된 일부 전략 평가에 따르면, 미·이스라엘이 이란 정권을 흔들기 위해 가장 먼저 노려야 할 대상은 외부 전선이 아니라 내부 통제의 축인 IRGC·바사지·정보기관이다. 이 조직들의 결속을 깨려면,
- 부패·비리 폭로로 도덕적 정당성을 무너뜨리고,
- 누가 누구 편인지 모를 정도로 파벌·불신을 키우며,
- 위기 때 서로 책임을 떠미는 상황을 만드는 것
이 필수라는 분석이 제시된다. 현재 카니 사건을 둘러싼 정보전은 바로 이 지점을 겨냥하고 있다. 하메네이가 칼을 들면 군부 내분·쿠데타 리스크가 커지고, 칼을 들지 못하면 “무능하고 잡아내지 못한 지도자”라는 인식이 확산되는, 어느 쪽이든 정권에 타격이 되는 딜레마다.

“미국이 쳐들어온다”보다 먼저 터지는 건, 지도부의 서로 물어뜯기
지금 이란 정권은 외부의 폭격·제재뿐 아니라, 내부에서 올라오는 의문과 분노에 둘러싸여 있다. 고위 지휘관들이 수억 달러씩 빼돌린다는 폭로는, 제재와 인플레로 고통받는 이란 시민·하급 병사들에게 치명적인 환멸을 안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쳐들어온다”는 소식은, 외부 적에 맞서 단결하기보다는 “누가 먼저 나를 팔고 도망갈 것인가”를 걱정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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