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은행, 이란 돈 한 번만 받아도 제재”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15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중국 은행 두 곳에 서한을 보내, 이란 관련 자금이 해당 계좌를 통해 흘러가는 것이 확인되면 세컨더리 보이콧(2차 제재)을 단행하겠다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2차 제재는 미국의 제재 대상과 거래한 제3국 은행·기업·개인까지 제재하는 조치로, 적용될 경우 해당 중국 은행은 달러 결제·미 금융시장 접근·SWIFT 네트워크 이용이 사실상 차단된다. 미국은 중국 은행들이 이란산 원유 결제 대금, 동결 자금 운용 등을 도우며 이란 경제의 숨통을 틔워주고 있다고 보고, 이 연결고리를 끊겠다는 명확한 신호를 보낸 셈이다.

“군사작전은 ‘장대한 분노’, 돈줄은 ‘경제적 분노’”
베선트 장관이 새 제재 패키지에 ‘경제적 분노(Economic Fury)’라는 작전명을 붙인 건, 대이란 군사작전 ‘장대한 분노(Epic Fury)’와 짝을 이루는 압박 전략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역봉쇄, 기뢰 제거, 중동 미군 증강 같은 군사 조치와 함께, 이란을 도와주는 제3국 금융기관·에너지 거래까지 한꺼번에 겨누는 병행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이를 두고 “포탄 대신 달러와 제재를 쏘는 2막”이라고 표현하며, 휴전 기간에도 이란에 대한 압박은 전혀 완화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러시아·이란산 원유 ‘임시 면제’도 끝낸다
미국은 전쟁 초 유가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제재 대상인 러시아·이란산 원유 일부 구매를 허용하는 ‘일반 면허(General License)’를 발급해 왔다. 그러나 베선트 장관은 “러시아산 석유에 대한 일반 면허를 갱신하지 않을 것이고, 이란산 석유에 대한 일반 면허도 갱신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러시아에 대한 면제는 이미 11일부로 만료됐고, 이란산에 대한 면제도 19일 종료될 예정이라, 이후에는 이들 원유를 사들이는 국가·기업이 다시 제재 리스크를 부담하게 된다. 이는 호르무즈 통행료·원유 수출로 전쟁 자금을 축적해 온 이란의 석유 수입을 정면으로 겨냥한 조치다.

“동결 자금만 1,000억 달러”…숨 쉴 구멍 더 막힌 이란
알자지라와 주요 경제 매체들은 미국·유럽·일부 아시아 국가에 동결된 이란 자금이 최대 1,000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한다. 미국은 이 자금의 이동·해제를 엄격히 통제해, 이란이 전쟁 수행·무기 도입·민생 지원에 쓸 외화를 최소화하고 있다. 여기에 이란·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 완화조차 중단되면, 이란이 호르무즈 통행료·원유 판매로 확보하던 전쟁 자금 흐름이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런 경제적 압박과 군사 봉쇄를 결합해, 앞으로 재개될 2차 종전 협상에서 핵 포기·미사일 제한 등 더 강도 높은 양보를 받아내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
“이란과 거래하면, 중국이라도 예외 없다”
이번 조치의 상징성은, 최대 교역국이자 전략 경쟁자인 중국 금융기관을 정면으로 겨냥했다는 데 있다. 미국은 이미 이란·러시아·북한 제재 위반으로 중국·홍콩 은행들을 여러 차례 처벌했지만, 이번엔 “이란 자금이 흘러들어가는 계좌가 확인되면 즉시 2차 제재”라는 식의 선제 경고를 공식화했다. 다음 달 예정된 트럼프–시진핑 정상회담을 앞두고 나온 이 메시지는, 중국이 이란·러시아 제재망의 ‘우회로’ 역할을 계속할 경우 미·중 금융 갈등이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미국 경제·안보 전문가들은 “중국 은행이 이란과의 거래를 얼마나 줄이느냐가, 향후 미·중 관계의 새 뇌관이 될 수 있다”고 진단한다.
![미·이란 전쟁] 이란 “전쟁 중단 조건 제시”…장기 소모전 대비 - 글로벌이코노믹](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6/04/CP-2025-0103/image-ee1e2257-ab59-4cbf-aa9a-57e01d3d7d25.jpeg)
군 특수부대는 하늘·바다에서, 재무부는 은행 계좌에서 압박
군사적으로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 역봉쇄, 이란 해군함 격침, 기뢰 제거 작전에 특수부대·해군 전력을 투입해 이란의 해상 통제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동시에 재무부·국무부는 ‘경제적 분노’ 작전을 통해 이란의 해외 계좌·원유 수출·동결 자금·중국·러시아와의 거래를 촘촘히 겨누며, 사실상 이란 경제 전체를 질식시키는 쪽으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국이 이처럼 군사작전과 금융제재를 한 몸처럼 굴리는 이유는, 전쟁을 끝내는 협상장에서 “폭탄과 돈줄” 두 가지 모두를 지렛대로 쓰겠다는 계산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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