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르무즈 밖 인도양까지 번진 대이란 해상차단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 인근을 넘어 인도양 공해상에서까지 이란산 원유를 실은 유조선을 연달아 차단하면서, 대이란 해상봉쇄가 새로운 단계로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미 국방부 발표에 따르면 미군은 최근 인도태평양사령부 관할 인도양 해역에서 제재 대상 유조선 ‘머제스틱X’에 대해 해상 차단 작전을 수행해 승선·검색을 실시했고, 이는 며칠 전 같은 해역에서 이란산 원유를 싣고 중국으로 향하던 ‘티파니호’를 나포한 데 이은 조치다. 두 선박 모두 이란산 원유 밀수·제재 회피에 연루돼 미 재무부 제재 목록에 오른 선박들로 알려져 있다.

“공해를 방패 삼을 수 없다”…전 세계 바다로 넓히는 제재 집행
미 국방부는 공식 발표에서 ‘나포’라는 단어는 피했지만, “불법 네트워크를 차단하고 이란에 물적 지원을 제공하는 선박을 어디에서든 가로막겠다”며 사실상 전 세계적 해상 단속 방침을 분명히 했다.
공해상에서의 나포·승선 검사는 국제법상 법적·외교적 논란을 동반할 수 있지만, 미군은 “제재 대상 세력은 공해를 방패로 삼을 수 없다”는 논리를 내세우며 이란 석유 수출망을 군사·법 집행 수단을 동원해 압박하는 모양새다. 실제로 이번 작전에는 헬기를 이용한 특수부대원의 고속 승선 영상까지 공개돼, 제재 집행 의지를 대외·대내적으로 과시하는 효과도 노리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2기, ‘휴전 연장+봉쇄 강화’라는 이중전략
이 같은 해상봉쇄 확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휴전을 ‘기한 없이 연장’하는 대신, 제재와 군사적 압박 수위는 낮추지 않겠다는 전략 선택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표면적으로는 포탄이 오가는 직접 교전은 멈추되, 이란의 핵·미사일 개발과 역내 무장세력 지원을 겨냥한 경제·해상봉쇄는 오히려 강화함으로써 “총성 없는 전쟁”을 지속하는 구도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봉쇄를 번갈아가며 에너지 시장과 서방을 압박하자, 이에 맞서 호르무즈 인근뿐 아니라 인도양·인도태평양까지 봉쇄 범위를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

협상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목줄 조이기’…하지만 역효과 우려도
워싱턴 일각에서는 이 같은 봉쇄 강화가 “이란이 협상장에 나오기 위한 선결조건으로 요구하는 해상봉쇄 해제 요구를 역으로 협상 카드화하려는 시도”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즉, 해상차단을 넓히고 강도를 높여 놓은 뒤, 향후 협상에서 봉쇄 완화·제재 완화 vs 핵·미사일·역내 개입 축소를 맞교환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CNN 등 일부 매체와 전문가들은 인도양·공해까지 확대된 해상차단이 “이란의 체제 위협 인식을 더 자극해 오히려 입장을 더 강경하게 만들 가능성”을 경고한다. 휴전이 유지되는 동안에도 이란 입장에서는 자국 원유 수출로가 봉쇄되는 만큼, 타협보다는 버티기와 역내 대리세력 활용에 더 집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스톡커] '호르무즈 해협 볼모' 유가 겁박에 속 타는 美 | 서울경제](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6/04/CP-2025-0103/image-f72212c6-79d9-4ce4-8144-949b6d6165f9.jpeg)
공해상 작전이 호르무즈보다 ‘군사적으로는 안전한’ 이유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보다 인도양·공해상에서의 나포 작전에 더 적극적인 이유는 군사적 위험 관리와도 관련이 있다. 호르무즈 해협과 인근 해역은 이란 해군·혁명수비대 해군, 연안 미사일·드론 기지, 기뢰 위협 등이 밀집해 있어, 유조선 나포 같은 고위험 작전을 수행할 경우 곧바로 교전으로 비화될 소지가 크다.
반면 인도양 공해상은 주변 선박 밀도가 낮고, 이란의 직접 군사력 투사 수단도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어서 미군 특수부대·헬기·구축함이 전술적으로 우위를 유지한 채 작전을 수행하기 쉽다. 미군 입장에서는 이란의 자원·외화 수입을 겨냥한 압박 수단을 유지하면서도, 호르무즈에서의 우발적 충돌 가능성은 낮추려는 절충으로 볼 수 있다.

해상봉쇄가 전쟁을 끝내는 카드가 될까
결국 핵심 쟁점은 이 전략이 전쟁 종식과 협상 재개에 기여할지, 아니면 갈등을 더 장기화할지다. 미국은 해상봉쇄를 통해 이란의 석유 수출망과 제재 회피 네트워크를 직접 겨냥함으로써, “경제적 숨통을 죄면 언젠가는 협상장에 나올 것”이라는 압박 전략을 택했다.
반면 이란은 “해상봉쇄 해제가 없이는 협상 재개도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양측 요구조건의 간극은 오히려 더 벌어지는 모양새다. 지금까지 드러난 흐름만 놓고 보면, 트럼프 행정부의 해상봉쇄 확대는 단기적으로는 이란과 그 고객국(중국 등)에 상당한 부담을 주겠지만, 동시에 이란 내부 강경파와 역내 동맹세력의 결집을 부추겨 “압박→반발→또 다른 충돌”의 굴레를 심화시킬 위험도 함께 안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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