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 연방기자회견장 나서다 붉은 액체 세례
이란 팔레비 왕조의 마지막 왕세자 레자 팔레비(65)가 독일 베를린 방문 중 한 남성이 던진 붉은 액체를 뒤집어쓰는 사건이 발생했다. 독일 dpa통신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팔레비는 23일(현지시간) 베를린에 있는 독일 연방정부 기자회견장 건물을 나서던 중 괴한이 던진 액체를 맞았고, 이후 측근들이 해당 액체가 토마토소스였다고 확인했다.
목덜미와 어깨를 중심으로 소스가 튀었지만, 팔레비는 놀란 기색을 거의 드러내지 않고 건물 밖에서 대기 중이던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든 뒤 차량에 올라 현장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용의자는 현장 체포…동기는 조사 중
붉은 액체를 던진 남성은 곧바로 현장에서 제압돼 독일 경찰에 체포됐다. 베를린 경찰은 용의자의 신원과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 중이라며, 정치적 동기·개인적 반감·퍼포먼스성 행동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특정 단체나 조직이 이번 행동을 사전에 계획했다는 정황은 공개되지 않았으며, 독일 언론들도 “테러나 중대 범죄로 보기에는 이른 단계”라는 신중한 톤을 유지하고 있다.

망명 왕세자, 이란 정권 교체·군사 압박 지지해 온 인물
팔레비는 1979년 이란 이슬람혁명으로 축출된 팔레비 왕조의 마지막 왕세자로, 현재 미국에 망명 중이다. 그는 여러 차례 인터뷰와 연설을 통해 “현 신정체제는 반드시 교체돼야 한다”며, 정권이 붕괴할 경우 귀국해 과도 정부 또는 새 체제 구성에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혀 왔다.
특히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격과 군사적 압박에 대해 공개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히며, 이란 내 민주화 운동과 망명 야권 세력을 국제사회가 더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왕정복고론과 공화주의 사이…이란 야권 내에서도 ‘논쟁적 인물’
망명 야권 내부에서도 팔레비를 둘러싼 평가는 엇갈린다. 군주제 복원을 선호하는 보수·왕당파 성향 인사들은 팔레비를 이란의 ‘정통 상징’으로 지지하지만, 공화주의·세속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세력은 왕정복고 자체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란 디아스포라 커뮤니티에서는 그를 “국제사회에 이란 문제를 알리는 얼굴”로 인정하면서도, 실제 정권 교체 이후 권력을 쥐는 정치 지도자가 돼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는 분석이 많다. 이번 독일 사건 역시 팔레비 개인에 대한 반감, 왕정복고에 대한 거부감, 혹은 이란 전쟁·제재에 대한 항의가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베를린에서 휴전 비판…유럽 향해 “이란과의 거래 중단하라” 촉구
팔레비는 이번 베를린 방문 기간 동안 독일 정부 고위 당국자와 공식 회동을 가지지는 못했지만, 기자회견과 공개 발언을 통해 유럽 국가들을 향해 강한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최근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논의되는 휴전·협상 움직임에 대해 “이란 정권의 근본적 변화 없이 체제를 연장해 주는 결과를 낳을 뿐”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또 독일을 포함한 유럽 국가들이 이란 정부와의 경제·외교 교류를 줄이고,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는 이란 국민과 시민사회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美·이란 전쟁이 소환한 '마지막 왕세자'…정권교체 카드 될까 [더 비저너리-레자 팔레비] - 헤럴드경제](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6/04/CP-2025-0103/image-b235bbb5-7902-49a7-b558-98e3aa414bef.jpeg)
“국격 모욕” vs “상징적 저항 퍼포먼스”…해석 엇갈려
이번 토마토소스 투척 사건을 놓고, 이란 정권 교체·왕정복고 문제를 둘러싼 상징적 충돌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일부 매체와 소셜미디어에서는 “국가의 상징적 인물을 향한 모욕 행위”라며, 이란 왕정 지지층의 분노와 서방 내 이란 디아스포라의 안전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반대로 팔레비와 그의 입장을 비판해 온 일부 활동가들은 “전쟁·제재·군사 압박을 지지해 온 엘리트를 향한 상징적 항의”라며, 폭력적 신체 위해가 아니라 ‘보여주기식 저항 퍼포먼스’였다는 시각을 내놓고 있다. 다만 독일 당국은 정치적 맥락과 무관하게, 신체에 대한 불법적 공격 시도라는 점에서 형사 사건으로 다루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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