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출 몇 천억” 사이, 일본은 ‘움직이는 활주로’를 꺼냈다
일본은 2026년 2월 미야자키현 뉴타바루 기지에서 F-35B 전력화 기념식을 열고, 첫 8대를 항공자위대 제1전술비행대 편제로 공식 배치했다. 태평양전쟁 이후 “전수방위”를 내세우며 공격형 전력에 선을 그어오던 일본이, 수직이착륙 스텔스 전투기를 들여오면서 사실상 항공모함 운용국 지위로 돌아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뉴타바루는 규슈 남부에 위치해 센카쿠 열도 등 남서 제도에 가장 빨리 전력을 투사할 수 있는 요충지로, 일본은 이곳을 F-35B 조종사 양성과 항모용 전력 운용의 핵심 허브로 삼고 있다.

147대 F-35 함대…미국 빼고는 ‘독보적 스텔스 공군’
일본은 F-35B 42대뿐 아니라 F-35A 105대를 도입해, 총 147대의 F-35를 보유할 계획을 이미 방위백서와 예산안에서 공식화했다. 계획대로라면 미국을 제외하고 세계에서 가장 많은 F-35를 가진 국가가 되며, 중국·러시아를 제외한 아시아에서는 단연 최대 스텔스 항공 전력을 확보하게 된다. 센카쿠·동중국해·한반도 유사시, 이 전력은 일본 본토뿐 아니라 바다 위 항모에서까지 출격해 주변 공역의 제공권을 선점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뉴타바루에 모인 8대는 그 방대한 스텔스 전력 체계의 “선발대”일 뿐이다.

이즈모·카가의 변신, 경항모 두 척이 만드는 새 구도
일본이 F-35B에 집착하는 이유는 이즈모급 호위함 두 척을 실질적인 경항모로 쓰기 위해서다. 이즈모와 카가는 이미 비행갑판 내열 처리, 스키점프 형태의 함수 개조 등 F-35B 운용을 위한 개장을 마치거나 진행 중이며, 해상자위대는 두 함정에서 각기 최대 10~14대의 F-35B를 운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방위성 계획대로라면 42대의 F-35B로 두 개의 항모 비행단을 꾸려, 한 척은 상시 작전 투입, 한 척은 정비·훈련에 돌리는 ‘2척 체제’가 완성된다. 이는 일본이 자국 영공 방어를 넘어, 분쟁 해역에서 항공력을 먼저 띄워 “공중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활주로가 끊겨도 뜨는 전투기, 주변국엔 까다로운 방정식
F-35B는 짧은 활주로에서도 이착륙이 가능한 STOVL(단거리 이륙·수직착륙) 기종으로, 지상 기지 활주로가 파괴되거나 제약을 받는 상황에서도 운용할 수 있다. 이즈모·카가와 결합하면, 일본은 고정식 공군기지에 묶이지 않는 ‘이동식 활주로’를 손에 넣는 셈이다. 중국·북한·러시아 입장에서는 표적이 되는 비행장 몇 곳을 타격하는 것으로 일본 공군력을 제압하기가 훨씬 어려워진다. 미국 전문가들은 “일본 항모전단의 F-35B는 미 해군·해병대 F-35와 데이터링크로 묶여, 인도·태평양 전역에서 하나의 거대한 센서·타격망으로 움직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중국 항모’만 보던 판, 일본 항모까지 합류했다
중국은 이미 랴오닝·산둥·푸젠 3척의 항모를 굴리며 서태평양 진출을 노골화하고 있고, 이에 대응해 미국도 대형 항모전단을 서태평양에 순환 배치 중이다. 여기에 일본의 F-35B 경항모 두 척이 더해지면, 동중국해–남중국해–필리핀해를 잇는 해역에서 항모 간 ‘보이는 경쟁’이 구조적으로 고착된다. 세종연구소 등은 “일본의 항모 전력화는 미국의 중국 견제 전략과 궤를 같이하지만, 동시에 일본이 독자적 군사역량과 자율성을 키우는 수단이기도 하다”고 분석한다. 즉, 미·일 동맹 틀 안에서 움직이지만, 일본 자체의 전략 공간도 함께 넓어지는 셈이다.

“전수방위”에서 “반격 능력·항모 운용”까지…일본의 군사 정상화 가속
일본은 이미 방위비를 GDP 대비 2% 수준까지 끌어올리고, 원거리 타격을 가능케 하는 ‘반격 능력’ 확보를 공식화했다. 이지스 시스템 탑재 전투함, 영·이탈리아와의 차세대 전투기(GCAP) 공동개발, 그리고 F-35B+경항모 조합은 모두 “과거의 전수방위에서 벗어난 군사 정상국가화”의 단계로 평가된다. 동맹국인 미국 입장에선 중국을 견제할 든든한 파트너가 늘어난 셈이지만, 한국 입장에선 군사역량 면에서 직간접적인 라이벌이 한 명 더 강해지는 효과도 있다. 일본의 항모·핵심 해군력 강화는, 한국이 단순히 수출 실적만으로 방산을 평가할 수 없는 이유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한국이 봐야 할 건 ‘금액’이 아니라 ‘작전 반경’이다
한국은 K-방산으로 연 수조 원 수출 성과를 올리며 지상 전력과 일부 해군·포병 분야에서 강점을 보여 왔다. 그러나 일본은 같은 기간, 눈에 띄지 않게 항모 개조·F-35B 도입·원거리 작전 능력 확보에 집중해 “어디까지 나가서 싸울 수 있느냐”를 키워 왔다. 인도·태평양 전략 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 한국이 놓치지 말아야 할 건 단순한 무기 수출액보다, 해군·공군이 실제로 통제할 수 있는 바다와 하늘의 범위다. 일본의 항모+F-35B 전력화는, 한국에게도 핵잠·대형 수상함·원거리 항공력 등 전략 플랫폼을 둘러싼 장기 로드맵을 다시 짜야 한다는 신호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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