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따라 만든 미 자폭드론, 온전한 상태로 이라크에 떨어지다
미국과 이스라엘, 이란이 뒤엉킨 중동 전장에서 이번엔 미국제 자폭드론이 역설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이란의 샤헤드-136을 역설계해 만든 미국의 저가형 자폭드론 ‘루카스(LUCAS)’ 한 기가 이라크 서부 농경지에 거의 새것 같은 상태로 추락해, 현지 민병대와 주민들의 손에 들어간 것이다. 탄두는 터지지 않았고 기체·내부 회로도 크게 손상되지 않아, 마치 “완제품 샘플”처럼 고스란히 남았다는 점이 특히 눈길을 끈다.

이란 샤헤드를 베낀 루카스, 어떻게 ‘역으로’ 노획됐나
루카스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중동 전장을 보며 주목한 이란제 샤헤드-136 자폭드론을 분해·분석해 만든 일회용 공격드론이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란 공습 작전 ‘에픽 퓨리(Epic Fury)’ 과정에서 루카스를 투입했다고 밝히며, “이란 샤헤드를 본뜬 저비용 드론으로 미국식 보복을 하고 있다”고 홍보했다. 문제의 기체는 요르단 인근 기지에서 발진했다가 예정된 궤도를 벗어나 이라크 영토에 추락한 것으로 알려졌고, 현지 민간인들이 촬영한 영상과 사진을 통해 외형·구조가 처음 공개됐다.
![3兆짜리 '암살자'·가성비 자폭드론 총동원 [美, 이란 공습]](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6/04/CP-2025-0103/image-08d9e2ed-3d4a-4d46-a549-e5c88cf59d5e.jpeg)
3만 달러대, 상용 부품 투성이…복제 위험도 함께 커졌다
루카스의 특징은 “첨단”이 아니라 “극단적 단순함”이다. 미 언론과 군사 블로그에 따르면, 기체 가격은 약 3만~3만5천 달러 선으로 추정되며, 내부에는 통신 모듈·GPS·전원 장치 등 범용 상용 부품(COTS)이 대량 사용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입장에선 토마호크처럼 수십억 원을 호가하는 미사일 대신 저렴한 드론을 대량 투입해 물량전·소모전을 수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대로 이라크 민병대나 이란 기술진이 온전한 샘플을 손에 넣은 이상, 인터넷·민수 시장에서 같은 부품을 구해 비슷한 형태의 복제품을 만드는 것도 기술적으로는 어렵지 않다는 점에서 “복제의 고속도로”가 열린 셈이다.
![미국도 똑같이 베꼈다…이란 '샤헤드-136' 역설계한 '루카스 드론' [밀리터리+]](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6/04/CP-2025-0103/image-dc7d1f2e-42a2-40c5-8273-94dc6911dbf0.jpeg)
그럼에도 미군이 ‘기밀 유출’에 크게 동요하지 않는 이유
그렇다고 해서 미국이 심각한 군사기밀 유출 사태로 보고 있는 것은 아니다. 군사 전문가들은 루카스를 “애초에 잃어도 되는 무기”, 즉 계산된 손실을 전제로 설계된 저가 소모성 체계로 분류한다. 고급 암호화·고성능 센서·독점 소프트웨어 같은 핵심 기술은 이 급의 드론에 넣지 않았고, 통신·항법 체계도 이미 민수용으로 널리 알려진 방식이어서, 역설계로 얻을 수 있는 군사적 이득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설령 모방품이 나와도 미국의 다른 전략 플랫폼이나 네트워크 중심전 능력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 미 국방부 내부의 판단이다.

“우리도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 중동 전장에 부메랑이 될 수도
문제는 기술보다 전술과 확산 속도다. 이란 샤헤드-136은 이미 러시아의 게란-2, 예멘 후티 반군 무인기 등으로 번져 현대전의 저비용·고피해 패턴을 상징하는 무기가 됐다. 여기에 미국이 자체 개량형인 루카스를 실전에 투입하고, 그 샘플이 이라크 민병대 손에까지 들어가면, “샤헤드-미국식 루카스-민병대판 복제품”으로 이어지는 다중 확산이 벌어질 수 있다. 중동 각지의 무장세력·비국가 행위자들이 루카스를 참고한 저가 자폭드론을 자체 제작해 공항·에너지 시설·도시 인프라를 노린다면, 결국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쪽은 주변 민간 사회와 취약한 국가들일 수 있다.

저비용 무인전 시대, ‘하이테크’보다 더 무서운 건 가성비 전쟁
동아일보·경향신문 등은 이번 중동전이 “저비용 무인전 시대”의 실체를 보여줬다고 평가한다. 이란은 수천만 원대 샤헤드를 수백·수천 기 단위로 쏟아붓고, 미국은 수억 원대 방공 미사일 대신 수천만 원대 루카스로 응수하는, 일종의 가성비 맞불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이 구도에서 개별 드론 한 기의 기술 유출보다 중요한 것은, 어느 쪽이 더 빨리·더 싸게·더 영리하게 무인체계를 설계·운용하느냐 하는 문제다. 이라크에 떨어진 루카스 잔해는 그래서 “기밀 유출 사건”이라기보다, 저가 드론이 어떻게 전장과 주변국 안보 환경을 재구성하는지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으로 읽을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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