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눈치’ 볼 때, 중국은 이란에 레이더를 보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을 겨냥한 군사 옵션을 공공연히 거론하는 가운데, 중국은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2025년 말~2026년 초 중국제 YLC-8B 장거리 UHF 대역 카운터 스텔스 레이더 여러 기가 대형 수송기를 통해 이란에 인도됐고, 현재 이란 방공망에 통합 배치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서방이 눈치를 보며 이란과의 방산 거래를 줄이는 상황에서, 중국은 사실상 유일하게 이란에 첨단 대공·전자장비를 제공하는 국가로 자리 잡은 셈이다.

중국이 이란에 건네준 ‘YLC-8B’는 어떤 레이더인가
YLC-8B는 중국 CETC 계열 연구소가 개발한 UHF 대역 장거리 3차원 레이더로, “스텔스 잡는 레이더”를 자처한다. 일반적인 X·S밴드 사격통제 레이더보다 파장이 긴 UHF를 사용해, F-22·F-35처럼 짧은 파장 회피에 최적화된 스텔스 형상에 ‘공진’ 현상을 유도하는 개념이다. 공개 자료에선 항공기 기준 최대 500km, 탄도미사일은 700km까지 탐지 가능하다고 주장하며, 디지털 펄스 압축·이동 표적 탐지(MTD) 기술로 장거리에서도 표적의 거리·방위·고도를 동시에 산출할 수 있다고 소개된다. 이란은 이 레이더를 S-300, 자국산 방공체계와 연동해 조기경보·표적지시 능력을 크게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미국 입장에선 ‘위협’이자 동시에 ‘실험장’
미 정보당국은 중국의 YLC-8B 공급을 단순한 위협이 아니라, 중국 레이더 기술의 실전 성능을 검증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로도 보고 있다. 이미 베네수엘라에서는 중국제 JY-27A 대스텔스 레이더가 미군 F-22·F-35, EA-18G 침투 당시 사실상 작동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왔고, 전파방해·전자전 앞에서 구형 시스템이 무력화됐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YLC-8B는 그보다 진화된 체계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은 실전에서 스텔스기와 전자전기로 YLC-8B를 상대함으로써, 중국 레이더의 알고리즘·취약 주파수·전자전 내성을 역으로 파악할 수 있다고 계산한다. 이란 영공이 미·중 간 레이더 대 스텔스 기술 경쟁의 살아 있는 실험장이 되는 셈이다.

‘탐지’와 ‘격추’ 사이의 깊은 간극
전문가들은 YLC-8B가 스텔스기의 존재를 “어렴풋이 감지”하는 수준의 역할은 할 수 있어도, 곧바로 미사일로 격추 가능한 정밀 추적·교전 단계까지 이어지느냐는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한다. 저주파 UHF 레이더는 파장이 긴 만큼 각도 해상도가 떨어져, 좌표가 대략적인 “덩어리”로 잡히는 경우가 많고, 이를 X밴드 사격통제 레이더나 미사일 유도체계에 넘기는 과정에서 오차가 커질 수 있다. 반대로 미국 스텔스기는 저피탐 형상뿐 아니라 강력한 AESA 레이더·전자전 장비로 레이더 화면에 허위 표적을 만들거나, 신호처리 체계를 교란하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사례처럼, 레이더가 있었지만 “아무것도 보지 못한 채” 작전이 끝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중국에겐 기술 데뷔전, 이란에겐 ‘과잉 자신감’의 위험
중국으로서는 YLC-8B의 이란 배치가 자국 레이더 기술을 중동에 과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동시에, 성능이 과장됐다는 것이 드러날 경우 방산 신뢰도에 치명상을 입을 위험한 도박이기도 하다. 특히 미국·이스라엘이 향후 제한적 공습이나 전자전·정찰 작전을 통해 YLC-8B 운용 데이터를 수집하고, 교란·무력화 방안을 노출시킬 경우, 중국의 “대스텔스 레이더” 브랜드 전체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이란 입장에서는 YLC-8B에 대한 과신이 방공망의 실질적 허점을 가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레이더를 믿고 대응 태세를 느슨히 했다가, 실제 공격 시 탐지 실패·허상 과다 발생으로 대응 골든타임을 놓치는 최악의 상황도 상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일한 공급자’ 중국, 중동 판도까지 바꾸려 한다
서방의 제재와 미국의 강력한 경고 속에서도, 중국은 이란에 장거리 레이더·드론·전자전 체계를 계속 공급하며 중동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노리고 있다. 미국 정보기관은 중국이 HQ-9 계열 방공 시스템, BeiDou 위성항법 연동, 사이버 방어 지원까지 패키지로 제공해 이란 방공·미사일 체계를 사실상 “중국식”으로 전환시키려 한다고 판단한다. 이는 이란이 단순히 러시아에 기대던 과거와 달리, 중국과의 군사협력을 또 다른 축으로 삼으며 미·이스라엘과의 잠재적 충돌 비용을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동시에, 중동 하늘 위에서 미·이스라엘 스텔스기와 중국 레이더가 정면으로 맞부딪히는 새로운 군사 실험이 시작됐다는 뜻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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