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항모 다음 순서, 현장에 들어오는 영국
호르무즈 해협 항행 안전 임무에서 프랑스가 샤를 드골 항공모함 전단을 앞세워 존재감을 드러낸 데 이어, 그 뒤를 잇는 유럽 해군이 바로 영국이다. 영국은 이란 전쟁 이후 혼란스러운 호르무즈 해역에서 상선 보호와 기뢰 위협 제거를 위해 독자 전력을 추가 파견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프랑스가 ‘항모 전단’이라는 무거운 카드로 올라왔다면, 영국은 기뢰전·정찰 중심의 ‘첨단 패키지’로 참여하는 구도다.

영·프가 공동 주최한 40개국 회의에서 나온 파병 선언
존 힐리 영국 국방장관은 영국·프랑스가 공동 주최한 40개국 국방장관 화상회의에서 호르무즈 항행 안전 문제를 집중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영국은 호르무즈 해협 호위 임무에 첨단 기뢰탐지 장비와 공중 정찰전력을 보내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프랑스 항모 전단이 홍해·아덴만–바브엘만데브 인근으로 내려오고, 영국이 호르무즈 쪽에서 기뢰 제거·호위를 맡는 ‘분업 구조’가 그려지는 셈이다. 표면적으로는 상선 항행 자유 보장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이란에게 장기 봉쇄를 포기하라는 압박이다.
![기고]美 호르무즈 봉쇄는 '중국이 표적'…왜? - 노컷뉴스](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6/05/CP-2025-0398/image-0eb5dddd-ca80-4073-8924-80099621f210.jpeg)
‘크라켄’ 드론 보트와 타이푼, 영국식 패키지 전력
영국이 내보내는 핵심 자산은 크라켄 계열 드론 보트를 운용하는 자동 기뢰탐지 시스템이다. 무인 수상정이 수역을 샅샅이 훑으며 기뢰나 수중 위협을 탐지하고, 이를 바탕으로 안전 항로를 개척하는 구조다. 여기에 타이푼 전투기가 공중에서 정찰과 상황 감시, 필요할 경우 억제 비행까지 담당한다. 이미 발표된 구축함 HMS 드래곤에 더해, 해군 지원함 RFA 라임베이가 기뢰탐지 드론의 모선 역할을 하며 수송·정비·지휘 플랫폼으로 쓰일 예정이다.

방어·독립·신뢰성, 영국이 내세운 세 가지 키워드
힐리 장관은 이번 호르무즈 임무를 “동맹과 함께하지만 방어적이고, 특정 분쟁 편을 들지 않는 독립적이며, 상선 보호에 초점을 맞춘 신뢰할 수 있는 임무”라고 강조했다. 이는 이란·중동 여론을 의식해 “대이란 선제타격”이 아니라 “기뢰 제거와 항행 안전”이라는 방어적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의도다. 동시에 미국이 주도하는 연합 구도 속에서도 “영국이 독자적 책임과 역할을 가진 해군 강국”임을 보여주려는 메시지도 담겨 있다.

예산까지 따로 편성한, 단발 이벤트가 아닌 장기 작전
영국 재무부는 이번 파견을 위해 약 1억 1,500만 파운드, 우리 돈 2,300억 원가량의 예산을 승인했다. 단순한 상징 파견이라면 굳이 별도 예산을 크게 잡을 필요가 없지만, 이렇게 돈을 따로 편성했다는 건 수개월 이상 지속 운용을 전제로 한다는 의미다. 드론·전투기·함정을 로테이션으로 돌리며 호르무즈 해역 감시·호위를 이어 가겠다는 의지를 예산으로 보여준 셈이다.

프랑스 항모는 홍해·아덴만, 영국은 호르무즈 쪽에서 압박
프랑스는 샤를 드골 항공모함 전단을 지중해에서 홍해·아덴만–바브엘만데브 해협 인근으로 이동시켰다. 이 라인은 수에즈–홍해–인도양을 잇는 또 다른 전략 해상로다. 여기에 영국 전력이 호르무즈 해협과 오만만 쪽을 맡으면, 페르시아만 입구와 인도양 북부가 사실상 나토 핵심 해군의 영향권에 놓인다. 상선 입장에서 보면 “양쪽 입구를 프랑스·영국이 커버해 준다”는 의미이고, 이란 입장에서는 어느 쪽으로 나와도 서방 해군과 마주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

이란의 경고와 ‘관리된 긴장’의 가능성
이란은 영국·프랑스, 그리고 “어느 나라의 군함이든” 호르무즈로 들어오면 즉각적이고 단호한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현실적으로 영국·프랑스가 이란과 직접 대규모 해전이나 공중전을 벌일 가능성은 낮고, 서로 충돌 명분을 피하면서도 압박은 유지하는 ‘관리된 긴장’ 구도로 갈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프랑스 항모 전단 뒤를 이어, 영국까지 무인 기뢰전·전투기·구축함 패키지를 들고 들어오면서, 호르무즈 해협은 당분간 “전 세계 해군이 다 모이는 가장 뜨거운 바다”라는 말이 과장이 아닌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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