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나다 60조 원 잠수함 사업과 TKMS의 계산 변화
캐나다의 차세대 잠수함 사업(CPSP)은 최대 60조 원 규모로 추산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이 사업에서 사실상 한국 한화오션의 장보고‑III 배치‑II와 맞붙는 서방 경쟁자는 독일 TKMS 정도로 압축돼 왔다. TKMS는 수주에 대비해 자국 내 조선 인프라를 넓히기 위해 독일 킬(Kiel)의 해군 조선소 GNYK 인수를 추진해 왔지만, 최근 이 전략을 사실상 접는 쪽으로 방향을 튼 모습이다. 생산 능력 확충을 위해 준비하던 퍼즐 조각 하나를 스스로 내려놓은 셈이라, 캐나다 사업 경쟁 구도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TKMS가 노렸던 카드, 킬의 GNYK를 품에 안는 사업 통합
GNYK는 원래 잠수함 명가 HDW에서 분리된 조선소로, 대형 드라이도크와 크레인, 숙련 인력을 갖춘 해군 전문 인프라다. HDW가 TKMS에 편입되면서 한때 같은 킬 지역에서 시설을 공유해왔고, TKMS 잠수함 프로그램에 일부 도크·인력을 빌려주는 협력도 해 왔다. TKMS는 최근 몇 년간 수주가 늘어나면서 기존 조선소만으로는 물량 소화에 부담을 느끼고 있었고, 그래서 바로 옆에 있는 GNYK를 흡수해 ‘원팀’으로 쓰려 했다. 캐나다를 비롯한 글로벌 잠수함·군함 입찰에 선제 대응하려면, 안정적인 건조 공간과 인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이었다.
![캐나다 잠수함 60조 사업, 판이 바뀌는 순간 [박수찬의 軍] | 세계일보](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6/05/CP-2025-0398/image-667e140f-5b9c-42ea-a94d-e9ea602b3d2a.jpeg)
그런데 라인메탈이 등장, “돈만 많다고 되는 게 아니다”라는 TKMS
상황이 바뀐 건 독일 방산 대기업 라인메탈이 새로 만든 해군 사업부를 앞세워 GNYK 인수전에 뛰어들면서다. 라인메탈은 이미 다른 독일 군함 업체를 인수해 해군 분야 입지를 넓히고 있던 터라, GNYK까지 품으면 육·해 군수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 플레이어’가 될 수 있다. 자금력만 놓고 보면 TKMS보다 라인메탈 쪽이 훨씬 넉넉하다. TKMS CEO는 “GNYK 인수는 필수가 아니라 선택 사항”이라며 한 발 물러서는 듯한 메시지를 냈고, “돈만으로 조선소를 살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견제하면서도 인수 경쟁에서 굳이 정면 충돌하지 않겠다는 뉘앙스를 드러냈다.

생산능력 확충 없이 가겠다는 TKMS, 캐나다 사업에겐 악재
TKMS가 GNYK 인수 포기를 기정사실화하는 건, 결과적으로 캐나다 같은 대형 프로젝트를 동시에 여러 건 수주할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의미로 읽힌다. 캐나다 입장에서는 새 잠수함을 제때 받을 수 있느냐, 즉 납기·건조 속도가 핵심 평가 요소 중 하나다. 이미 다른 유럽·나토 물량으로 도크가 꽉 찬 TKMS가 추가 인프라 확충 없이 60조 원 규모 사업까지 맡을 경우, 건조 지연 위험은 커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한화오션은 한국 내 조선소와 인력을 이미 확보한 상태에서, 캐나다 프로젝트까지 실어 나를 수 있다는 점을 적극 부각시킬 수 있다. 결국 TKMS의 인수 포기는, 캐나다 사업에서 “생산 능력·납기” 항목에서 한국 측 상대적 우위를 더 강화해 주는 요소가 된다.

독일 조선·방산 판도 자체도 흔들리는 신호
GNYK가 원래 HDW에서 분리됐고, 지금은 프랑스계 그룹 산하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인수전은 단순히 한 조선소의 매각이 아니라 독일 해군 조선 생태계를 어떻게 재편할지의 문제기도 하다. TKMS가 GNYK까지 먹으면 독일 내 잠수함·군함 설계·건조 역량이 한 회사에 집중되고, 라인메탈이 가져가면 ‘설계–무장–조선’이 다른 구조로 재배치된다. TKMS가 물러나면 독일 정부와 해군이 라인메탈 쪽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커지고, 중장기적으로 TKMS는 상대적으로 좁아진 생산 기반 안에서 고부가 잠수함에 더 집중하는 회사로 남게 될 수 있다. 이 변화는 향후 한국과의 잠수함 수출 경쟁에서도 “누가 더 유연하게 증설·개조·현지 생산까지 해 줄 수 있느냐”라는 질문으로 돌아오게 된다.
![독일제보다 낫다?”…캐나다 60조 잠수함전 뒤흔든 KSS-III [밀리터리+]](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6/05/CP-2025-0398/image-e685b7c1-33af-4c64-ab70-6a0da2d93af7.jpeg)
한화오션에겐 기회, 캐나다에겐 ‘덜 위험한 선택지’로 비칠 수 있다
한화오션은 이미 장보고‑III 배치‑II까지 이어지는 국산 재래식 잠수함 라인을 성공적으로 건조 중이고, 한국 해군 물량과 함께 폴란드·인도네시아·캐나다 같은 해외 프로젝트를 동시에 염두에 두고 있다. 여유 도크, 숙련된 인력, 한국식 수명주기 지원 패키지를 내세우기 좋은 환경이다. 반대로 TKMS는 GNYK 인수 포기로 인해 “생산능력 확충 카드”를 스스로 접으면서, 캐나다 입장에서는 일정·물량 리스크를 더 따져봐야 하는 후보가 됐다. 결국 “한국과 60조 원 잠수함을 두고 유일하게 경쟁하던 나라”가, 핵심 인프라 인수전에서 스스로 한 발 물러난 건, 캐나다 CPSP 구도에서 한국 쪽 저울추를 조금 더 무겁게 만들어 주는 장면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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