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구 280만 소국, 왜 호르무즈까지 나가겠다고 했나
리투아니아는 나토 회원국 가운데 가장 먼저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공식 결정한 나라다. 대통령·총리·국회의장·국방장관·합참의장이 모인 국가방위위원회가 최대 40명의 군인·민간 인력 파견안을 승인했고, 의회도 여당 과반 구조라 통과가 유력하다. 상비군 2만 명 남짓, 장갑차 300여 대, 함정·항공기 10기 규모밖에 안 되는 소규모 군대가, 이란의 보복 위협을 감수하면서까지 중동까지 나가겠다는 건 단순한 ‘동맹 의리’가 아니다. 호르무즈에서 미국을 돕는 대신, 자국 안보를 지켜 줄 더 큰 보상을 노리는 계산된 선택이다.

“우리는 기뢰 제거 전문가다” 군사적 장점을 카드로 꺼낸 이유
리투아니아는 발트해에서 러시아 해군과 기뢰 위협에 대비해, 기뢰제거함을 여러 척 운용해 온 나토 내 드문 국가다. 국방장관이 “우리는 기뢰 제거에서 독보적”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 지점을 노린 발언이다. 미국이 호르무즈에서 필요로 하는 능력이 바로 기뢰 제거·해상 통로 확보이기 때문에, 리투아니아는 자신들이 가진 ‘틈새 군사 능력’을 글로벌 무대에서 꺼내 들었다. 작은 나라가 대형 전장에서 존재감을 보여줄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유럽 큰 형들 빠진 자리, “우리가 대신 들어간다”
이란이 호르무즈를 봉쇄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동맹국들에 파병을 요구했지만, 프랑스·영국·독일·이탈리아·스페인은 “우리 전쟁 아니다”라며 거리를 뒀다. 그러자 트럼프는 “종이 호랑이 나토에서 탈퇴할 수 있다”고 압박했고, 주독 미군 5,000명을 포함해 유럽 주둔 미군 축소·철수 방침까지 흘렸다. 이런 상황에서 리투아니아가 “우리가 호르무즈에서 미국을 돕겠다”고 나선 건, 유럽의 공백을 메우며 미국 눈에 확실히 띄겠다는 의도다. 바로 이 지점이 ‘호르무즈 파병 ↔ 미군 주둔 확대’라는 맞교환 구상이 나오는 이유다.

목표는 결국 ‘주둔 미군 5,000명’, 발트 3국의 공포가 만든 선택
리투아니아는 러시아 영외 영토 칼리닌그라드, 친러 국가 벨라루스와 국경을 맞대고 있고, 러시아 본토와의 직선 거리는 100km 안팎이다. 발트 3국 중 하나가 러시아 침공을 받을 경우, 자국 전력만으로는 버틸 수 없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안다. 그래서 이미 주둔 중인 미군 1,000명을 내년 말까지 5,000명으로 늘려 달라고 공개 요청한 상태다. 대통령이 “우리는 더 많은 동맹군을 맞을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한 것도, 사실상 “주독 미군 빼면 우리에게 보내 달라”는 신호에 가깝다. 호르무즈 파병은 이런 요청에 힘을 싣기 위한 ‘선제적인 성의 표시’다.

미국에 후방기지·군사 인프라까지 내주겠다는 이유
리투아니아는 호르무즈 파병뿐 아니라 “미국에 후방 지원을 제공하고 군사 인프라 사용을 허가할 준비가 돼 있다”고 못 박았다. 이는 단순 상징 파병으로 끝내지 않고, 미군이 발트해·동유럽에서 쓸 수 있는 기지·훈련장·보급시설까지 적극 제공하겠다는 의미다. 미국 입장에서는 주독 미군 일부를 동유럽 전선으로 옮길 명분이 생기고, 리투아니아 입장에서는 “미군이 떠나기 어려운 전략 거점”으로 자국을 만들 수 있다. 작은 나라일수록, 자기 땅에 미군을 단단히 묶어 두는 것이 곧 생존 전략이라는 계산이 깔려 있다.

친서방 올인한 리투아니아, 이번에도 ‘전면 베팅’
리투아니아는 소련 붕괴 후 발트 3국 가운데 가장 먼저 독립을 선언했고, 2004년 EU·나토 가입으로 완전히 서방 진영으로 넘어왔다. 이후 칼리닌그라드로 이어지는 러시아 물류를 제재 명목으로 막아 러시아를 자극했고, 수도에 대만 대표부를 열어 중국의 경제 보복까지 감수했다. 러시아·중국 모두와 맞서면서도 미국·나토를 전적으로 믿고 가는 노선을 선택한 것이다. 이번 호르무즈 파병도 그 연장선이다. “미국 편에 끝까지 서는 나라”라는 이미지를 분명히 하고, 그 대가로 발트해 최전선에서 미국의 안전보장과 미군 병력 증강을 얻어내겠다는, 작은 나라의 냉정한 생존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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