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이 1년 예산 7,000억을 꽂은 ‘스크램제트 극초음속 미사일’
일본 방위성이 올해에만 약 732억 엔, 우리 돈으로 6,700억 원 수준의 예산을 스크램제트(Scramjet) 엔진 기반 극초음속 순항미사일(HCM) 시제품 제작과 실증 실험에 투입하기로 한 건, 숫자 자체가 이미 메시지다. 단순 연구가 아니라 “실제 시제품을 만들어 수년 내 실전 배치 가능한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이 HCM은 마하 5 이상 속도로 대기권 내를 활공·비행하면서 궤도 변경까지 가능해, 기존 요격체계로 잡기 어려운 ‘창’ 역할을 하게 된다. 일본 입장에선 중국·북한의 미사일 기지, 함대, 심지어 대만 유사시 후방 지원 거점까지 사정권에 넣는 카드가 되는 셈이라 동북아 전력 판도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준다.

토마호크·개량 12식·HVGP, 이미 깔린 장거리 타격 삼각편대
극초음속 HCM은 일본의 장거리 타격체계 강화 ‘풀 패키지’ 중 한 조각일 뿐이다. 일본은 당장 전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미국산 토마호크(Block IV/V) 400발을 도입하기로 했고, 동시에 12식 지대함 미사일을 ‘개량형’이라고 부르지만, 사실상 외형·항전·사거리를 다 갈아엎은 장거리 스텔스 대함/대지 미사일로 재설계하고 있다. 여기에 이미 실전 배치 정황이 잡힌 ‘도서방위용 고속활공탄(HVGP)’이 있다. 마하 5급 속도로 활공·낙하하는 이 무기는 현재 사거리 약 900km로 고정 지상 표적 타격 능력을 갖췄고, 일본은 이를 3,000km급으로 늘리고, 항모·함정 같은 이동 표적을 때리는 Block II를 개발 중이다. 토마호크(순항), 개량 12식(스텔스 대함), HVGP/HCM(극초음속)까지 합치면, 일본의 ‘창’은 이미 다층 구조로 올라가는 중이다.

명분은 “반격 능력”이지만, 사정권은 주변국 깊숙이
일본 정부가 이 모든 걸 정당화하는 키워드는 ‘반격 능력(Counterstrike Capability)’이다. 겉으로는 중국·북한의 탄도·순항미사일, 항모전단 위협에 대응해 “쏘면 맞받아칠 능력”을 갖추겠다는 논리다. 하지만 사거리 3,000km급 극초음속 활공탄과 스크램제트 순항미사일은, 사실상 일본 주변 대부분 국가의 군사 기지·지휘본부를 선제 혹은 즉응 타격할 수 있는 전략 자산에 가깝다. 탐지·요격이 어려운 극초음속 무기는 방어망을 뚫고 들어갈 확률이 높아, 상대 입장에서는 “맞으면 지휘부가 통째로 날아갈 수 있다”는 심리적 압박까지 준다. 결국 ‘반격’이라는 포장과 달리, 실질적으로는 일본이 제2차대전 이후 처음으로 “타국 본토를 깊숙이 칠 수 있는” 공격 능력을 손에 넣겠다는 의미다.

한국 초음속 공대함 사업 중단과의 대비, 체감 격차가 커진다
반대로 한국은 최근 핵심 프로젝트였던 초음속 공대함 미사일 개발이 중단됐다는 소식까지 나오면서, 주변국과의 중·장거리 타격 전력 격차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일본은 한 종류 시제품에만 7,000억 원 가까운 예산을 꽂으며 다음 세대 ‘창’을 벼리고 있는 반면, 한국은 예산·우선순위 문제로 중간 단계 자산에서 발이 묶인 모양새다. 도산안창호급 SLBM, 현무 계열 탄도·순항미사일, KF‑21 기반 공대지 유도탄 구상 등이 있지만, 극초음속 활공·스크램제트급 무기에서 확실하게 “우리도 있다”라고 내놓을 만한 실체는 아직 제한적이다. 이 간극이 길어질수록 일본의 질적 우위가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

“일본 다시 전범국 되냐”는 감정과 별개로, 냉정하게 봐야 할 부분
한국 입장에선 식민 지배와 전범 역사 때문에, 일본이 이런 공격적 자산을 빠른 속도로 쌓는 걸 불편하게 보는 게 자연스럽다. 특히 유사시 한일 관계가 악화되면 그 ‘창’이 결국 우리를 향할 수 있다는 감정적 불안도 크다. 하지만 감정보다 중요한 건 냉정한 전력 평가다. 일본이 토마호크–개량 12식–HVGP/HCM으로 “탐지·요격이 어려운 장거리 타격망”을 현실화한다면, 한국은 최소한 두 가지를 동시에 준비해야 한다. 하나는 우리도 일정 수준 이상의 극초음속·고속 활공 타격 능력을 확보해 ‘맞대응 카드’를 갖는 것, 다른 하나는 L‑SAM, L‑SAM II, 극초음속 요격체계 같은 상층 방어망을 강화해 일본·중국·북한의 새 무기들을 떨어뜨릴 방패를 만드는 것이다.

주변국이 전장의 문법을 바꾸는 동안, 우리의 우선순위는?
미국·중국·러시아는 이미 극초음속 무기를 실전 배치하거나 시험 중이고, 일본까지 이 대열에 본격적으로 올라타려 한다. 전장의 문법 자체가 “누가 더 빨리, 더 요격하기 어렵게, 더 멀리 때리느냐”로 바뀌는 상황에서, 한국이 여전히 예산을 명목상 균형 맞추기 수준으로만 나누면, 5~10년 뒤 체감 전력 격차는 생각보다 훨씬 크게 벌어질 수 있다. 당장 모든 걸 다 할 수는 없지만, 어떤 분야(극초음속 타격, 방어, 전자전, 우주 센서 등)에 ‘집중 투자’할지에 대한 전략적 재설정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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