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모는 떠 있는데, 포문이 안 열리는 이유
미 항모전단이 중동 해역에 집결해 있음에도, 예상과 달리 미국이 대규모 공습 버튼을 누르지 않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긴장 관리와 확전 방지로 설명되지만, 더 깊게 보면 “외부에서 폭격해 무너뜨리는 것보다, 내부가 스스로 붕괴하도록 기다린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란은 이란전 이후 경제·사회·군사적으로 한계에 가까운 피로 상태에 있고, 미국 입장에서는 굳이 직접 전면전에 들어가 국민의 반미 감정을 결집시켜 줄 필요가 없다. 항모는 바다 위에서 압박만 유지한 채, 내부 균열이 더 커지기를 기다리는 일종의 ‘전략적 침묵’ 카드인 셈이다.
“고기 대신 가축 뼈를 산다”는 생활, 경제적 뇌사의 징후
지금 이란에서 진짜 치명적인 건 미사일 열세가 아니라 민생 파탄이다. 고인플레이션과 리알화 폭락으로 한때 중산층이던 계층까지 식탁을 걱정하는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고기를 사지 못해 정육점에서 버려지는 가축 뼈를 사다 국물로 끼니를 때우는 장면이 일상화됐다는 보도가 나오는 건, 국가 경제 시스템이 사실상 ‘뇌사’ 단계에 왔다는 상징이다. 이 경제난은 단순 불만을 넘어 정권 정당성의 기반이었던 중산층 민심을 통째로 뒤흔들고 있다. 미국이 “외부의 폭격보다 내부의 굶주림이 더 위험하다”고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거리 시위에서 도시 게릴라로, ‘검은 청년단’의 진화
이런 토양 위에서 떠오른 변수가 지하 저항조직, 이른바 ‘검은 청년단(자바안의 마할라)’이다. 과거처럼 광장에 모여 구호를 외치고 해산하는 방식이 아니라, 이들은 완전히 도시 게릴라식으로 전술을 바꿨다. 암흑 시간대에만 움직이며 감시카메라·정보원을 피해 다니고, 에너지·교통·행정 시설에 대한 기습 파괴와 방화, 조직적 폐업·파업을 통해 행정력을 조금씩 마비시키는 식이다. 혁명수비대는 여전히 TV 앞에서는 “대미 승리”를 외치지만, 실제 바닥에서는 청년 게릴라들 때문에 치안·행정 통제가 구멍나고 있는 셈이다. 외부의 항모보다 정작 발밑의 젊은 층이 더 큰 위협이 된 구조다.
![美, 이란 공격] 하메네이 사망 후 이란 내 쿠데타 위험 고조](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6/05/CP-2025-0398/image-7e19f04b-0602-4b59-8614-1912bcd39177.jpeg)
미국이 노리는 ‘외부 공습 없는 내부 붕괴’ 시나리오
미국과 이스라엘이 그리는 최적의 그림은, 전면 폭격으로 이란을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다. 그런 식의 공격은 오히려 이란 국민의 민족주의를 자극해 하메네이 정권을 결집시킬 위험이 크다. 대신 항모·폭격기·미사일 전력을 주변에 배치해 “언제든 칠 수 있다”는 압박만 유지하면서, 내부에서는 경제난과 저항조직이 부글부글 끓게 놔두는 고사 전략을 택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체제가 스스로 주저앉는 순간, 미국은 “핵·미사일 통제권 확보”와 “자국민·해외 자산 보호”를 명분으로 선택적·제한적 개입을 할 수 있는 포석도 마련해 둔 셈이다. 피를 많이 흘리는 지상전이 아니라, 최소 비용·최대 영향력 개입 가능성을 계속 열어두는 전략이다.
‘내부 쿠데타’ 가능성을 키우는 삼중 압박
굶주린 민심, 어둠 속 청년 게릴라, 바다 위 미 항모라는 삼중 압박 속에서, 이란 신정체제는 어느 때보다 불안정하다. 경제가 버티지 못하면 정권 내부 엘리트들 사이에서 “이대로 가다간 다 같이 끝난다”는 위기감이 쌓인다. 이런 구조에서는 군·정보기관·혁명수비대 내 일부 파워엘리트가 ‘체제의 일부를 희생해 나머지를 살리는’ 방식의 내부 쿠데타나 권력 재편을 시도할 유인이 커진다. 미국은 그런 움직임을 인위적으로 일으키려 하기보다는, 이미 진행 중인 균열이 어느 방향으로 터지는지 관찰하며, 자신에게 유리한 세력과 손을 잡을 타이밍을 재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강경 발언”과 실제 체력의 괴리
하메네이와 혁명수비대가 대외적으로 내뱉는 호전적 발언은, 겉으로는 자신감으로 포장되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오히려 체제 불안의 역설적인 증거이기도 하다. 내부 불만이 위험 수위를 넘으면, 지도부는 외부 적개심을 부각해 ‘둘 이상 싸울 여력도 있다’는 이미지를 보여주려 한다. 그러나 실제 국민은 고물가·실업·부패·부패경찰·강경한 도덕 경찰 때문에 일상을 견디기 힘든 상태다. 이런 괴리가 클수록, 대외선전과는 반대로 체제는 안쪽에서부터 썩어 들어가고, 작은 충격 하나에도 크게 흔들릴 수 있는 구조가 된다.
“한 번의 전쟁”이 만든 장기 후유증
미·이란 전쟁은 아직 전면전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이미 이란 내부에는 전시경제에 가까운 피로를 남겼다. 해상 봉쇄와 제재로 수출이 막히고, 군사적 충돌로 방위비 지출은 늘어나면서 민생·복지 예산은 갈가리 잘렸다. 그 결과가 바로 “중산층이 가축 뼈를 사는 나라”라는 극단적인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한 번의 전쟁이 당장 체제를 무너뜨리지는 못했지만, 그 후유증이 경제를 마비시키고 민심을 바닥으로 끌어내려 내부 쿠데타와 체제 붕괴 리스크를 폭발적으로 키운 셈이다.

이란 입장에서 남은 선택지는 무엇인가
이란 정권이 이 상태를 타개하려면, 제재 완화를 위한 외교 대전환 혹은 내부 개혁·권력 조정 같은 큰 결단이 필요하다. 그러나 강경파·혁명수비대·종교지도자 간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스스로 그런 개혁을 밀어붙이기는 쉽지 않다. 그 사이 미국과 주변국은 군사적 압박과 경제 제재, 심리전을 병행하며 “직접 손대지 않고 무너지길 기다리는” 시간을 벌고 있다. 지금 이란이 겪는 위기는 단순히 외부와의 힘겨루기가 아니라, 외부 충격이 촉발한 내부 체제 피로가 한계점에 다다른 결과라는 점에서, 앞으로 몇 년이 이 정권의 생존을 가르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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