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꼬꼬무 218회: 아버지 살해 사건, 그날의 진실
따뜻한 차 한 잔을 앞에 두고, 오늘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는 조금 무겁습니다.
얼마 전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218회에서 다뤄진, 30억대 자산가였던 아버지와 그의 아들 손기창 씨에 얽힌 사건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거든요.
단순한 패륜 범죄로 치부하기엔 너무나 기이하고 복합적인 이 사건을, 차분히 들여다보고 싶어요.
사건의 시작, 예상치 못한 흔적들
2019년 1월, 충남 서천의 한적한 시골집에서 60대 남성 손 씨가 숨진 채 발견되었습니다. 현장에 남겨진 흔적들은 일반적인 사건과는 사뭇 달랐다고 해요.
시신은 청테이프로 결박된 상태였고, 얼굴에는 고추냉이가 뿌려진 흔적이 있었습니다. 단순 폭행을 넘어선 고문 정황이었죠.
더욱 기이한 것은, 시신 주변에 혈흔 대신 케첩과 마요네즈가 뿌려져 있었다는 점입니다. 냄새를 감추기 위한 의도적인 행동으로 분석되었지만, 그 자체로도 충격적인 장면이었어요.
경찰은 처음부터 단순 강도가 아닌, 계획된 범죄 가능성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습니다.
피해자가 부동산으로 큰 성공을 거둔 자산가라는 점, 그리고 유일한 가족인 아들 손기창 씨가 연락 두절 상태였다는 점은 수사를 금전 관계와 가족 중심으로 이끌었습니다.
드러나는 진실, 아들의 그림자
수사망이 좁혀오면서, 피해자의 통화 기록에서 매일 연락하던 한 여성의 존재가 드러났습니다. 바로 피해자의 연인이었죠.
사건 당일, 그녀는 “아들이 온다고 해서 먼저 집을 나왔다”는 말을 남겼고, 덧붙여 “혹시 아들이 그런 건 아니죠?”라는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 한마디가 사건의 핵심으로 이어졌어요.
곧이어 경찰은 집 안 작은방에서 아들이 보낸 편지를 발견했습니다. 교도소에서 작성된 편지였는데, “천만 원만 빌려주시면 안 될까요.
그 돈이 없으면 저는 정말 어떻게 될지도 몰라요”라는 절박한 내용이 담겨 있었죠. 이는 아들의 경제적 궁핍과 불안정한 심리 상태를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였습니다.
손기창 씨는 과거에도 폭력적인 성향을 보였습니다. 아버지에게 분노를 느껴 방화를 저질렀고, 집행유예 기간 중 재범으로 실형을 선고받기도 했어요.
출소 이후에도 정상적인 삶으로 복귀하지 못한 채, 불안정한 상태가 이어졌다고 합니다.
범행의 실마리, 그리고 또 다른 비극
사건의 실마리는 결국 금융 기록에서 풀렸습니다. 피해자가 사망한 이후, 그의 카드가 전국 금은방에서 사용된 정황이 포착된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용자는 바로 아들, 손기창 씨였습니다.
그는 비교적 빠르게 범행을 인정했습니다. 아버지를 싫어했고, 자신을 귀찮아한다고 느꼈으며, 심지어 친아버지가 아니라고 믿고 있었다는 진술이었죠. 그래서 죽이고 재산을 가져가려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사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체포 당시 손기창 씨의 가방에서는 추가 범행을 위한 흉기가 발견되었습니다.
그는 “사람을 또 죽이러 가던 중이었다”라고 말했죠. 이어 드러난 또 다른 범죄.
그는 인천에서 전혀 모르는 80대 노부부를 살해한 상태였습니다.
카드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남성을 살해하고, 현장에 있던 치매 환자인 아내와 반려견까지 모두 죽였습니다. 이후 카드 7장과 현금을 빼앗아 도주했죠.
‘킬러’를 꿈꾼 남자, 그리고 조종자
범행의 잔혹성도 문제였지만, 더 충격적인 것은 그의 인식이었습니다. “세계 최고의 킬러가 되고 싶었다”, “더 많이 죽이지 못한 게 아쉽다”는 그의 말은 섬뜩함을 자아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말, “저는 시키는 대로 했을 뿐입니다.” 그는 자신이 누군가에게 조종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가 지목한 인물은 불법 마사지 업소에서 일했던 신영균 씨였습니다. 출소 후 그곳에서 일하게 되면서 관계가 시작되었고, 신영균 씨는 지속적으로 그의 사고를 흔들었다고 합니다.
“그 사람은 네 아버지가 아니다”, “네 친아버지를 죽인 원수다”, “복수해야 한다”는 말들이 반복되면서, 손기창 씨는 점점 현실 판단력을 잃어갔다고 진술했습니다.
실제로 사건 당일 CCTV에는 두 명의 남성이 함께 움직이는 모습이 포착되었고, 택시 기사 역시 두 사람이 동행한 것을 증언했습니다.
결국 경찰은 신영균 씨를 특정해 체포했습니다. 그의 집에서는 범행 도구들이 발견되었고, 두 사람이 사건에 함께 가담했음이 확인되었습니다.
끝나지 않은 진실, 아버지의 마지막 유언
범행 당일, 두 사람은 함께 피해자의 집으로 향했고, 아버지는 아들이 온다는 말에 문을 열어둔 상태였습니다.
손기창 씨가 먼저 들어가 결박과 폭행을 시작했고, 이후 신영균 씨가 들어와 고문을 이어갔습니다. 카드와 통장 비밀번호를 알아내기 위한 목적이었죠. 그리고 결국 손기창 씨가 직접 아버지를 살해했습니다.
이후 두 사람은 현장을 정리하고 시신 훼손까지 고려했지만 실행하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케첩과 마요네즈를 뿌려 냄새를 덮고, 현금과 카드만 챙겨 빠져나왔습니다.
수사 과정에서 확보된 두 사람의 대화 내용에는 범행을 사전에 계획하고 공모한 정황이 명확하게 담겨 있었습니다.
재판에서 손기창 씨는 심신미약을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계획성과 반복된 범행, 그리고 반성 없는 태도를 근거로 이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신영균 씨 역시 단순 방조가 아닌 공동정범으로 판단되었습니다.결과적으로 1심과 항소심을 거쳐 손기창 씨는 무기징역, 신영균 씨는 징역 40년이 확정되었습니다.
이 사건이 더 씁쓸하게 남는 이유는, 마지막에 드러난 사실 때문입니다. 손기창 씨는 끝까지 “친아버지가 아니다”라고 주장했고 유전자 검사까지 요구했습니다.
경찰은 실제로 검사를 진행했지만, 결과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대신 피해자의 집에서 발견된 유언장이 그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자신이 사망한 경우 모든 재산을 아들에게 남긴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결국 그는 원수를 죽인 것이 아니라, 끝까지 자신을 받아들이고 있었던 아버지를 죽인 셈이었습니다.
이 사건은 단순한 패륜 범죄가 아닙니다. 타인의 왜곡된 말과 개인의 불안정한 심리가 결합했을 때 어떤 결과가 만들어지는지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전문가들이 “절대 만나서는 안 될 두 사람이 만났다”고 평가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해요. 이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무엇을 돌아봐야 할까요?










댓글0